열왕기상 2:1-9 / 다윗의 유언
유언은 죽음이 임박했을 때 남기는 말입니다. 그 유언에는 그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엇을 아쉬워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의 유언은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였습니다. 마지막까지 국가의 안위를 걱정했습니다. 청각장애를 앓았던 베토벤은 “천국에서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겠지”라고 했답니다. 세계적인 대문호 톨스토이는 멋진 유언을 남겼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평생을 함께하며 13자녀를 낳고, 자신의 글을 다듬어주던 아내와 싸우고 가출해서 한 역사에서 외로이 죽으며 “아내 소피아는 내 무덤에 오지 못하게 하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큰 돈을 번 사람이 남긴 유언은 “햄은 얇게 썰어야 한다”였다고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유언을 남기고 싶으십니까? 유언에는 그 사람의 삶이 묻어 있습니다. 자녀들에게 좋은 유언을 남기는 길은 바른 삶을 사는 것입니다. 오늘 읽은 말씀은 다윗이 솔로몬에게 남긴 유언입니다. 모든 왕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었던 다윗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였던 다윗은 어떤 유언을 남겼을까요? 다윗이 남긴 유언은 솔로몬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윗의 삶을 따라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되기 원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남긴 유언입니다. 또한 우리가 우리 자녀들에게 남겨야 할 유언입니다. 우리도 이러한 유언을 남길 수 있도록 유언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대장부가 되라
다윗이 유언으로 남긴 첫 번째 부분은 ‘힘써 대장부가 되라’였습니다. 2절입니다. “내가 이제 세상 모든 사람이 가는 길로 가게 되었노니 너는 힘써 대장부가 되고” 대장부라는 것은 호탕한 사람, 외향적이고 배포가 큰 사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강하고 담대한 사람입니다. 솔로몬은 다윗의 10번째 아들이었습니다. 형들이 많았습니다. 또한 솔로몬의 어머니가 누구였습니까? 밧세바입니다. 다윗이 범죄했던 여인이었습니다. 밧세바의 아들이 왕이 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서열상으로나, 대중들의 인식으로나 왕이 될 수 없는 위치였습니다. 하나님의 섭리와 은혜가 아니고도 왕이 될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왕이 되었어도 솔로몬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역대상 22:5입니다. “다윗이 이르되 내 아들 솔로몬은 어리고 미숙하고 여호와를 위하여 건축할 성전은 극히 웅장하여 만국에 명성과 영광이 있게 하여야 할지라 그러므로 내가 이제 그것을 위하여 준비하리라 하고 다윗이 죽기 전에 많이 준비하였더라” 다윗은 산전수전 다 겪고 30세의 나이에 왕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평탄치 않은 길을 갔습니다. 20세의 나이에 왕이 되는 솔로몬은 다윗이 보기에 어리고 미숙한 부분이 많았을 것입니다. 더구나 솔로몬에게 주어진 역할은 성전 건축이라는 막중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무엇보다 힘써 대장부가 되라고 유언을 남긴 것입니다. 왕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강하고 담대하지 않으면 감당하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사람들이 지도자에게 불평하고 비판하기는 쉽습니다. 그러나 막상 자신이 그 위치에 오르게 되면 결코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당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도 많고, 미래를 대비하여 준비해야 할 일도 많습니다. 외롭고 힘든 자리입니다. 때로는 힘든 결정을 내려야 하고, 그 책임을 감수할 수 있는 담대함과 견고함이 필요합니다. 다윗이 그동안 왕관의 무게를 견딜 수 있었던 비결을 전수한 것입니다. 3절입니다. “네 하나님 여호와의 명령을 지켜 그 길로 행하여 그 법률과 계명과 율례와 증거를 모세의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키라 그리하면 네가 무엇을 하든지 어디로 가든지 형통할지라” 그것은 율법에 기록된 대로 지켜 행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판단과 감정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를 때 담대함이 커지는 것입니다. 다윗은 이 경험을 수없이 했습니다. 사울에게 쫓겨 다니며 죽을 고비를 수도 없이 넘기면서도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했습니다. 왕으로 수없는 위기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기록된 말씀 밖으로 나가지 않았을 때 형통한 길로 인도해주시는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율법을 범하여 밧세바로 범죄했을 때, 하나님께 엄청난 징계를 받았습니다. 다윗은 어떤 상황에도 견고히 하나님의 말씀을 의지하는 것만이 대장부같이 강하고 담대해지는 길임을 배웠던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세상은 우리 때보다 더 복잡하고 더 교묘하고 더 악할 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하여 담대히 세상을 이기는 믿음의 사람이 되라”는 말을 남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기 위해 그렇게 사십시오. 과거는 지난 일이고, 미래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입니다. 현재 내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미래가 있습니다. 현재 주신 말씀에 순종하지 않으면서 하나님의 뜻을 구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현재를 순종해야 그 앞날을 형통한 길로 인도하십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이런 산 경험을 통해 ‘대장부답게 강하고 담대하라’ 유언을 남길 수 있기를 축복합니다.
진실히 행할 것을 가르치라
다윗이 유언으로 남긴 두 번째 부분입니다. 4절입니다. “여호와께서 내 일에 대하여 말씀하시기를 만일 네 자손들이 그들의 길을 삼가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진실히 내 앞에서 행하면 이스라엘 왕위에 오를 사람이 네게서 끊어지지 아니하리라 하신 말씀을 확실히 이루게 하시리라” 자손들에게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하나님 앞에서 진실되게 행하도록 가르치라고 한 것입니다. 자녀교육에 있어서 다윗은 후회가 많았을 것입니다. 전쟁을 수행하느라 많은 시간을 밖에서 보냈습니다. 자녀들을 가르치는 것에는 소홀했습니다. 암논은 누이 다말을 범했고, 압살롬은 그 형 암논을 죽였습니다. 다윗은 자녀들의 일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았습니다. 다윗은 압살롬이 돌아오기를 기다렸지만, 결국 압살롬은 아버지 다윗을 반역하여 모반을 일으켰습니다. 인생의 말년에는 또 다른 아들 아도니야가 스스로 왕위에 오르는 일이 있었습니다.
다윗의 자녀들이 왜 이리 많은 문제를 일으켰습니까? 그 힌트를 열왕기상 1:6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는 압살롬 다음에 태어난 자요 용모가 심히 준수한 자라 그의 아버지가 네가 어찌하여 그리 하였느냐고 하는 말로 한 번도 그를 섭섭하게 한 일이 없었더라” 아버지인 다윗이 아들 아도니야에게 한 번도 섭섭하게 한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좋은 말이 아닙니다. ‘너 왜 그렇게 하냐, 그러면 안돼!’라며 한번도 막아선 일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아버지로서 견책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가 무엇이었습니까? 스스로 높아져서 늙은 아버지의 왕위를 찬탈한 것입니다. 지나친 체벌도 문제이지만,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고 키우는 것도 잘못입니다. 잠언 29:17입니다. “네 자식을 징계하라 그리하면 그가 너를 평안하게 하겠고 또 네 마음에 기쁨을 주리라” 어려서부터 지켜야 할 선이 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 바운더리 안에서는 자유가 있지만, 그것을 벗어나면 징계해야 합니다.
다윗이 인생을 돌아볼 때, 이 부분이 가장 아쉬웠을 것입니다. 아들 솔로몬에게는 자손들이 하나님을 바로 섬길 수 있도록 가르칠 것을 강조한 것입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중에서 가정에서는 불행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경우 그 자녀들은 잘못된 길로 갈 확률이 높습니다. 반대로 사회적으로는 성공하지 못해도 가정이 건강하고 행복하면 그래도 그 자녀들은 잘못된 길로 가지 않습니다. 자녀를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해서 하나님 앞에서 행할 수 있는 진실된 사람으로 키우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3. 악을 심판하고 선을 포상하라
다윗의 유언 중에 마지막 부분이 5절에서 9절까지 이어집니다. 여기에는 숙청해야 할 두 사람과 은혜를 베풀어야 할 사람에 대해 말하고 있습니다. 숙청대상 1호가 누구였습니까? 5절입니다. “스루야의 아들 요압이 내게 행한 일 곧 이스라엘 군대의 두 사령관 넬의 아들 아브넬과 예델의 아들 아마사에게 행한 일을 네가 알거니와 그가 그들을 죽여 태평 시대에 전쟁의 피를 흘리고 전쟁의 피를 자기의 허리에 띤 띠와 발에 신은 신에 묻혔으니” 요압입니다. 다윗과 평생을 함께 했던 군대장관이었습니다. 그런 요압을 왜 숙청하도록 했습니까? 아브넬과 아마사를 죽였기 때문입니다. 아브넬은 사울의 군대장관이었습니다. 다윗이 헤브론에서 유다의 왕으로 있을 때, 아브넬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이스라엘의 왕으로 세웠습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다윗에게로 기울자 아브넬이 다윗에게 와서 둘로 나뉜 나라가 통일되게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아브넬이 공을 세워서 나라가 통일되면 자신의 자리에 위협이 되었기에 요압이 아브넬을 살해했습니다.
다윗은 요압이 아마사를 죽인 것도 언급했습니다. 아마사가 누구입니까? 압살롬의 난에 함께 했던 군대장관이었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아마사를 죽이지 않고 자신의 군대장관으로 삼아 그들을 끌어안으려 했습니다. 그러자 또 자신의 자리에 위협을 느낀 요압이 아마사도 죽인 것입니다.
다윗은 동족과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보셋의 이스라엘도, 압살롬을 따랐던 사람들도 끌어안으려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일을 주도했던 아브넬이나 아마사를 포용하는 정책을 썼습니다. 이럴 때마다 요압은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요압의 개인적 안위 때문에 다윗의 큰 그림을 망치려 했던 것입니다. 요압은 군부 내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앞으로 솔로몬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을 알았기에 숙청하도록 한 것입니다.
숙청대상 2호는 ‘시므이’였습니다. 8절입니다. “바후림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시므이가 너와 함께 있나니 그는 내가 마하나임으로 갈 때에 악독한 말로 나를 저주하였느니라 그러나 그가 요단에 내려와서 나를 영접하므로 내가 여호와를 두고 맹세하여 이르기를 내가 칼로 너를 죽이지 아니하리라 하였노라” 시므이는 압살롬이 반역하여 도망갈 때, 다윗을 따라 다니며 저주했던 인물입니다. 그는 사울 왕의 친척이자 베냐민 지파에 영향력이 컸던 인물입니다. 사울 나라의 부활을 꿈꿨던 인물이었습니다. 다윗은 압살롬의 반역을 진압한 후에 시므이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이유는 베냐민 지파를 끌어안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시므이는 다윗의 시대에도 사울 시대를 꿈꾸며 살던 자였습니다. 솔로몬에게 큰 부담이 될 인물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의문이 들지 않습니까? 요압과 시므이가 그동안 나쁜 짓을 많이 했고, 솔로몬에게 위협이 될 만한 인물이라는 것은 알겠습니다. 그럼 다윗이 처리한 후 솔로몬에게 왕위를 넘겨주어야지 왜 이 어려운 숙제를 솔로몬에게 떠넘긴 것입니까? 그런데 이것이 신의 한수였다고 생각합니다. 다윗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하도록 했습니까? 6절입니다. “네 지혜대로 행하여 그의 백발이 평안히 스올에 내려가지 못하게 하라” 지혜대로 행하라고 했습니다. 9절입니다. “그러나 그를 무죄한 자로 여기지 말지어다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이므로 그에게 행할 일을 알지니 그의 백발이 피 가운데 스올에 내려가게 하라” 너는 지혜 있는 사람이니 어떻게 행해야 할지를 알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후의 내용을 보면 정말 적절한 때에 분명한 명분으로 지혜롭게 요압과 시므이를 처리하는 내용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치면서 솔로몬의 왕권이 인정받고 견고하게 됩니다. 솔로몬에게 있었던 여러 의문이 걷히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을 왕위에 세우신 것이 맞구나 확인하게 했던 것입니다.
만약 다윗이 자신의 손으로 문제를 다 해결하고 솔로몬에게 왕위를 물려주었다면, 또 다른 세력이 솔로몬을 흔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혜롭게 정적을 제압하는 것을 통해 솔로몬의 왕권은 굳건해졌고, 다른 사람도 시비를 걸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좋은 것을 주기를 원할 것입니다. 그러나 무엇이 정말 좋은 것인지 잘 생각해야 합니다. 자녀들이 고민하고 부딪혀 결정해야 문제들을 대신 해주려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 과제를 행하는 가운데 지혜가 자라고, 결단력을 배우게 되고, 이것이 인생의 큰 자산이 되는 것입니다.
반면, 은혜를 베풀 사람도 알려주었습니다. 7절입니다. “마땅히 길르앗 바르실래의 아들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그들이 네 상에서 먹는 자 중에 참여하게 하라 내가 네 형 압살롬의 낯을 피하여 도망할 때에 그들이 내게 나왔느니라” 그는 바르실래의 아들들입니다. 바르실래는 압살롬의 반역으로 다윗과 그 일행이 굶어 죽을 위기에 있을 때, 80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릎쓰고 다윗을 도왔던 사람입니다. 이미 바르실래는 죽었고, 그 아들들에게 은혜를 베풀라고 하였습니다. 다윗이 하지 못한 것을 하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다윗이 바르실래의 아들들에게 은총을 베풀고 있었는데, 너도 그 일을 계속하라고 한 것입니다. 은혜에 감사하는 일이 당대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후대까지 이어지도록 한 것입니다.
우리가 자녀를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다윗의 나라가 다윗 혼자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의 내가 있도록 도우신 분들에게 늘 감사를 잊지 않고 살아야 합니다. 이런 모습을 우리 자녀들이 보는 것입니다. ‘엄마 아빠가 내게 해준 것이 뭐가 있어’ 이런 태도로 살아가면, 우리 자녀들도 그것을 보고 배우게 됩니다. 감사할 줄 알고, 베푸는 모습으로 살면, 자녀들도 그것을 보고 배울 것입니다.
5월이 가정의 달입니다. 다윗의 유언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살아야 하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부모의 삶이 자녀들에게는 유언이요, 유산입니다. 이사야 26:3입니다. “주께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하고 평강하도록 지키시리니 이는 그가 주를 신뢰함이니이다” 주를 신뢰함으로 심지가 견고한 자를 하나님의 샬롬으로 지켜주십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심지가 견고한 대장부가 되고, 마음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여 진실된 사람이 되고,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하는 사람이 되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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