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4:13-32 /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
부활절 아침입니다. 예수님께서 사망 권세를 이기고 부활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놀라운 분이라는 것도 믿고, 그의 죽음이 특별하고 위대하다는 것을 믿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은 쉽게 믿지 못합니다. 어떻게 사람이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느냐고 합니다. 인간의 이성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일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을 부인하는 것은 성경을 부인하는 것이고,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능력을 믿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예수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기독교는 모두 허구입니다.
성경은 복음이신 예수님을 어떻게 소개하고 있습니까? 로마서 1:3-4입니다. “그의 아들에 관하여 말하면 육신으로는 다윗의 혈통에서 나셨고 성결의 영으로는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사 능력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셨으니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시니라” 예수님은 부활하심으로 하나님의 아들로 선포되신 것입니다. 만약 예수님이 희생과 사랑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신 것으로 끝이 났다면, 위대한 성인은 될 수 있어도 우리의 구세주는 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등장합니다. 한 사람의 이름은 글로바라고 했고, 다른 한 사람의 이름은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22-23절입니다. “또한 우리 중에 어떤 여자들이 우리로 놀라게 하였으니 이는 그들이 새벽에 무덤에 갔다가 그의 시체는 보지 못하고 와서 그가 살아나셨다 하는 천사들의 나타남을 보았다 함이라” 이들은 새벽에 무덤을 찾았던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여인들로부터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24절입니다. “또 우리와 함께 한 자 중에 두어 사람이 무덤에 가 과연 여자들이 말한 바와 같음을 보았으나 예수는 보지 못하였느니라 하거늘” 여기서 말하는 ‘우리와 함께 한 자 중에 두어 사람’이 누구겠습니까? 여인들의 말을 듣고 무덤에 달려갔던 베드로와 요한입니다. 베드로와 요한에게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런 정황을 종합할 때, 이 두 사람은 예수님의 열두제자는 아니었지만, 열두제자와 가까이 지내던 또 다른 제자였습니다.
그런데 이 두 사람은 왜 예수님의 부활 소식을 듣고 엠마오로 가고 있었습니까? 이 두 사람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었다면 어디로 가야 했습니까? 마태복음 28:10입니다.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무서워하지 말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리로 가라 하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 하시니라” 갈릴리로 갔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만난 여인을 통해 ‘갈릴리에서 보자’는 메시지를 전달받았기 때문입니다. 엠마오는 예루살렘에서 10km 정도 떨어진 근교입니다. 당시 로마는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쳐 갔다고 소문을 냈습니다. 자신들의 소행으로 몰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두 제자는 슬픔과 두려움 속에서 유월절 명절을 마치고 돌아가는 행렬에 끼어 엠마오로 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가려진 눈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심정은 어떠했겠습니까? 이스라엘을 속량할 자로 알았는데, 속절없이 십자가에서 죽으시자 실망스러웠습니다. 믿고 따르던 분이 사라지자 슬펐고,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혼란스러웠습니다. 한편으로는 예수님께 버림받았다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들이 엠마오로 가는 길에 무슨 대화를 나누었습니까? 14-15절입니다. “이 모든 된 일을 서로 이야기하더라 그들이 서로 이야기하며 문의할 때에 예수께서 가까이 이르러 그들과 동행하시나” 이 모든 된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근래 며칠 동안 일어난 일입니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서로 문의했다고 했습니다. 모르는 사람끼리 문의해보았자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들은 입으로는 예수님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그들의 발은 예수님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때 부활하신 예수님은 그들 가까이 와서 동행하셨습니다. 갈릴리에서 기다리고만 계시지 않았습니다. 실망과 의심으로 주님으로부터 멀어지는 이들을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찾아오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도 이런 순간들이 있지 않습니까? 여전히 입술로는 하나님을 찬양하고, 신앙에 대하여 말하고, 교회도 출석하지만, 그 발은 의심의 길을 걷는 것입니다. 정말 성경의 하나님이 계시는 것일까, 그 하나님이 내 삶을 주관하시는가, 내 마음과 기도를 아실까, 이런 속삭임들이 들려올 때가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그 순간에도 예수님은 우리와 동행하고 계십니다. 의심의 길을 계속 걷도록 내버려 두지 않으신다는 것입니다.
17절입니다. “그들의 눈이 가리어져서 그인 줄 알아보지 못하거늘” 그러나 두 제자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닌 제자인데 어떻게 알아보지 못했다는 것입니까? 누가는 눈이 가리어졌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마가는 이 장면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마가복음 16:12입니다. “그 후에 그들 중 두 사람이 걸어서 시골로 갈 때에 예수께서 다른 모양으로 그들에게 나타나시니” 예수님이 다른 모양으로 나타났다고 했습니다. 누구의 말이 맞는 것입니까? 둘 다 맞습니다. 누가는 슬픔과 의심에 사로잡히게 되면 우리와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의심과 두려움은 우리의 영적 시력을 어둡게 합니다. 그러나 마가는 예수님은 우리의 삶에 계속하여 다른 모양으로 찾아오신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눈이 가리어지지 않도록 의심과 염려, 두려움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또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예수님은 다른 모양으로 우리의 삶에 계속 찾아오신다는 것입니다. 때로는 배우자를 통해, 자녀를 통해, 목사를 통해, 지체들을 통해 예수님은 우리에게 찾아오십니다. 우리가 의심의 길을 걸을 때, 다시 믿음의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다른 모양으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주님입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우리의 마음에 의심이 찾아들 때, 주님께서 우리를 찾아와 주실 줄 믿습니다. 우리와 늘 동행하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밝아진 눈
자신들과 동행하시는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했던 이 두 제자가 언제 예수님을 알아보았습니까? 27절입니다. “이에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 시작하여 모든 성경에 쓴 바 자기에 관한 것을 자세히 설명하시니라” 성경에 쓰여있는 예수님에 대한 말씀을 설명하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이미 예수님을 따라 다닐 때 들었던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그때는 다 이해할 수 없었던 말씀을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의 관점에서 다시 듣게 된 것입니다. 32절입니다. “그들이 서로 말하되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시고 우리에게 성경을 풀어주실 때에 우리 속에서 마음이 뜨겁지 아니하더냐 하고”라고 했습니다. 말씀에 대한 시각이 열리자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의심으로 인해 냉랭했던 마음을 뜨겁게 했던 것은 말씀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속적으로 듣고, 읽고, 묵상하는 것이 사탄이 우리에게 쏘는 의심의 화살을 물리치고, 우리의 마음을 주님을 향한 확신과 사랑으로 뜨겁게 하는 길입니다.
마음이 뜨거워졌지만, 그때도 예수님을 알아보지는 못했습니다. 30-31절입니다. “그들과 함께 음식 잡수실 때에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 그들의 눈이 밝아져 그인 줄 알아보더니 예수는 그들에게 보이지 아니하시는지라”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그들에게 주시니’ 눈이 밝아졌습니다. 떡을 가지사 축사하시고 떼어 주시는 것은 예수님이 제자들과 함께 식사하실 때 종종 행하셨던 형태입니다. 예수님은 갈릴리에서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5천명을 먹이실 때도, 떡 7개와 물고기 두어마리로 4천명을 먹이실 때도,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실 때도 이렇게 하셨습니다. 특별히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념하라’고 명령하실 때도 이렇게 하셨습니다.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 자신을 하나님께 맡기시어 십자가에서 찢어 우리에게 주신 것을 상징하는 행동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도 성찬식을 행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함께 했던 흔적들을 기억나게 하신 것입니다. 그러자 눈이 밝아져 자신들과 이야기하신 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영적인 눈을 뜨게 되자 육신의 눈에 예수님은 사라졌습니다. 영적인 눈을 뜨게 되어 예수님을 보게 되면, 육신의 눈에 안 보이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영적 시야가 열려야 합니다. 이 세상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오늘도 부활하신 주님은 하나님 우편에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고 계십니다. 우리가 믿음의 자녀로 승리하길 응원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악을 심판하기 위해 다시 오실 것입니다. 세상의 다른 것이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하면 안 됩니다. 그 순간 우리의 눈은 어두워집니다. 요한복음 10:27입니다. “내 양은 내 음성을 들으며 나는 그들을 알며 그들은 나를 따르느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의 말씀으로 뜨거워진 가슴을 가지고 살아가는 성도 되시길 축복합니다.
돌아선 발걸음
마음이 뜨거워지고 눈이 밝아진 두 제자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습니까? 33절입니다. “곧 그 때로 일어나 예루살렘에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 및 그들과 함께 한 자들이 모여 있어” 이미 날이 저물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곧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음날 돌아가도 됩니다. 그러나 두 제자는 곧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즉시 삶의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예루살렘은 여전히 위험한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여전히 자신들처럼 혼란에 빠져 있는 다른 제자들은 있지 않을까, 그들에게 속히 자신들이 만난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뜨거워진 가슴과 밝아진 눈으로 가만있으면 안 됩니다. 믿음은 담대하게 합니다. 믿음은 행동하게 합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그 이후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18절입니다. “그 한 사람인 글로바라 하는 자가 대답하여 이르되 당신이 예루살렘에 체류하면서도 요즘 거기서 된 일을 혼자만 알지 못하느냐” 누가는 둘 중 한 사람의 이름이 ‘글로바’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글로바’라는 이름을 굳이 밝힌 이유가 무엇입니까? ‘글로바’라는 사람을 누가복음의 독자들이 잘 안다는 의미입니다. 누가는 바울과 함께 이방인 교회를 세웠던 사람입니다. 그러니 글로바는 이방인 교회에 잘 알려진 믿음의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는 단지 그날 예루살렘에 가서 부활하신 주님에 대하여 증언하고 만 것이 아닙니다. 그 이후 자신의 어리석음에도 자신에게 찾아오신 예수님, 자신에게 친절히 말씀을 설명하여 주셔서 무지로부터 벗어나 영적인 눈을 뜨게 해주신 예수님에 대하여 증언하는 삶을 살았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중물 성도님들!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의 이야기는 주님을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처음에는 혼돈과 슬픔속에 있었습니다. 지금도 부활은 사람들에게 시험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통해 영적인 눈을 뜨게 된 사람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보게 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우리 마음에 들어와 우리의 마음을 뜨겁게 하십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가도록 하십니다. 이렇게 주님과 동행하다가 우리도 죽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처럼 우리도 부활할 것입니다. 죽었던 나사로가 다시 산 것은 부활이 아니라 소생입니다. 또 다시 죽을 수밖에 없는 몸으로 소생한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은 신령한 몸으로 바뀌었습니다. 사망 권세를 이기시어 다시는 고통이나 슬픔이나 죽음이 없는 신령한 몸으로 부활하셨고, 우리도 이 부활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 이 기쁨과 감격을 누리며, 나누며 살아가는 성도님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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