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모데전서 1:17-20 /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저는 어릴 때 장로교에서 자랐는데, 신앙교육을 받을 때마다 수없이 들은 말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구원받은 자의 궁극적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란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수상소감으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고 말하는 연예인이나 골 세레머니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축구선수를 보며 멋지다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수상소감을 말할 기회도 없었고, 세간의 주목을 받을 일도 없었던 저로서는 좀처럼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기회가 없었습니다.
만약 어떤 분야에서 성취를 이룬 사람만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면, 그것은 구원받은 모든 사람의 궁극적 목적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리는 방법은 다양하겠지만, 신학적으로 실천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배일 것입니다. 예배 Worship은 Worth(가치)와 Ship(지위)이 합쳐진 말입니다. 그분의 가치에 합당한 영광과 찬송을 드리는 것이 예배입니다. 시편 96:8입니다. “여호와의 이름에 합당한 영광을 그에게 돌릴지어다” 이 말은 하나님을 예배하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주 예배합니다. 내가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 영광이 되고 있습니까? 그것은 물론 하나님이 평가하실 것입니다. 저는 설교자로서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예배자인가 돌아볼 때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났을 때, 내가 하나님께 얼마나 집중했는가보다는 설교를 잘했는가에 신경 쓰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설교자는 그저 도구로써 최선을 다해 쓰임을 받을 뿐임을 알면서도 때로는 ‘은혜 받았다’는 말에 위안을 삼기도 하고, 아쉬움에 자책을 하기도 하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예배하는 순간에도 자기중심적인 죄의 속성이 어느 순간 마음의 중심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결국, 설교자로서 예배는 자기를 부인하는 매 순간의 싸움임을 실감합니다. 자기가 중심이 되지 않고 하나님이 중심이 되는 예배, 이것은 설교자만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찬양팀이나 기도자나 특송 하거나 예배드리는 우리 모든 예배자의 싸움일 것입니다. 하나님께 집중하고, 하나님이 이루신 일을 다시 한번 되새기며 감격하는, 하나님만이 전부임을 고백하는 예배가 되길 소망합니다.
1. 하나님 바로 알기
예배가 하나님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면, 하나님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로 알아야 그에 합당한 영광을 돌리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17절입니다. “영원하신 왕 곧 썩지 아니하고 보이지 아니하고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이 영원무궁하도록 있을지어다 아멘” 바울은 하나님을 영원하신 왕, 썩지 않고 보이지 아니하는 분, 홀로 하나이신 분으로 찬양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영원하신 왕이십니다. 영원히 존재하실 뿐아니라,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변함없는 분입니다. 변덕이 심한 우리와 같지 않으시고 영원토록 동일하신 하나님이라는 것이 얼마나 감사합니까?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 예수를 세상에 보내 죽게 하심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입증하셨습니다. 지금도 그 하나님의 사랑과 긍휼은 동일하게 우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바울은 하나님은 썩지 아니하고 보이지 아니하는 분으로 찬양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섬기는 신은 썩어 없어지고, 눈에 보이는 우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눈에 보이고 손에 잡혀서 내가 의지할 수 있고, 때로는 내가 좌지우지할 수 있는 신을 선호합니다. 하나님은 이런 거짓 신과는 달리 눈에 보이지 않는 영이십니다. 역사상 하나님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 안에 내재하시는 하나님입니다. 우리 안에 거하시며 일하시는 하나님입니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유일하신 하나님입니다. 하나님은 오직 한 분이시기에 하나님께만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돌려야 하는 것입니다. 신명기 6:4-5입니다.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 너는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를 사랑하라” 오직 유일하신 하나님에 대한 합당한 반응이 무엇입니까?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가지고 하나님을 사랑해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께만 집중하여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 우리의 즐거움이 되어야 합니다.
바울은 자신이 깨닫고 경험한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우리도 하나님을 알아가고 경험해가야 합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알 수 있는 길은 하나님이 자신을 계시하여 보여주셔야 합니다.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자신을 계시한 것이 성경,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로 알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성경입니다. 성경을 읽고 배우고 순종하는 것을 통해 하나님을 경험해야 하나님께 온전한 찬양과 영광을 돌릴 수 있습니다. 3월부터 성경공부와 북스터디 등 다양한 소그룹 모임이 시작됩니다. 적극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아는 만큼 바르게 예배할 수 있습니다. 오직 홀로 하나이신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리는 마중물 예배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2. 선한 싸움을 싸우라
바울은 찬양으로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린 후 아들 디모데에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18절입니다. “아들 디모데야 내가 네게 이 교훈으로써 명하노니 전에 너를 지도한 예언을 따라 그것으로 선한 싸움을 싸우며” 바울의 지도를 따라 선한 싸움을 싸우라고 했습니다. 선한 싸움을 싸우라는 말씀을 통해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첫째는, 우리에게 남겨진 싸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전쟁을 수행하는 군인처럼 싸울 것을 요구한 것입니다. 그럼 그 싸움의 대상은 누구입니까? 거짓과 죄의 권세와의 싸움입니다. 이미 이 싸움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죄의 권세를 결박하시고 승리하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남은 싸움이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남겨진 싸움은 이미 승리하신 싸움을 우리가 누리는 것이고, 힘써 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미 최고의 제품은 만들어져 있습니다. 남은 것은 이 제품을 잘 사용하고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도록 널리 알리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승리하여 우리를 죄의 심판에서 구원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자녀됨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를 누리고, 그 복됨을 전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싸움입니다.
둘째는, 이 싸움은 선한 싸움이라는 것입니다. 나쁜 싸움, 악한 싸움이 아니라 선한 싸움입니다. 우리가 싸워야 할 싸움은 개인적 욕망을 성취하기 위한 싸움이 아닙니다. 자기 영광을 위한 싸움이 아닙니다. 남을 넘어뜨려야 이길 수 있는 싸움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일을 누리고 전하는 것이 선한 싸움이요, 하나님께만 존귀와 영광을 돌리기 위한 싸움입니다. 인간은 아무리 훌륭한 신앙과 성품을 가졌다 해도 죄성을 가진 존재입니다. 실수가 있고, 허물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간은 영광이 아니라 긍휼히 여김을 받아야 할 존재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선한 싸움은 누군가를 용납하고 사랑하고 세우기 위한 싸움입니다.
셋째는, 선한 싸움은 멈출 수 없는 싸움입니다. 우리가 이 땅을 떠날 때까지 계속되어야 할 싸움입니다. 죽음을 앞둔 바울은 디모데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디모데후서 4:6-7입니다. “전제와 같이 내가 벌써 부어지고 나의 떠날 시각이 가까웠도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바울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달려갈 길을 마쳤다고 했습니다. 디모데에게만 선한 싸움을 싸우라고 했던 것이 아니라 바울도 선한 싸움을 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선한 싸움에는 은퇴가 없습니다. 우리 안에는 이 정도면 충분하다며 싸우기를 멈추도록 하는 속삭임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 존귀와 영광을 돌리는 것이 예배라면, 우리의 선한 싸움은 삶의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입니다. 우리가 함께 모여 드리는 예배를 통해서도, 삶의 현장에서 드리는 예배를 통해서도 오직 하나님만이 영광 받으시길 소망합니다.
3. 믿음과 착한 양심
이어지는 19절입니다.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 우리말 성경은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고 명령형으로 번역했지만 원래 구절은 분사구문입니다. 그래서 이 구절을 선한 싸움을 싸우는 방법으로 번역할 수도 있고, 선한 싸움을 싸운 결과로도 번역할 수 있습니다.
먼저 방법으로 번역한다면,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고 선한 싸움을 싸우라는 것입니다. 믿음과 착한 양심이 선한 싸움을 싸우기 위한 무기와도 같은 것입니다. 만약 결과로 번역한다면, 선한 싸움을 싸우게 되면 우리 안에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둘 다 가능한 번역이고, 둘 다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선한 싸움을 싸우기 위해서 믿음과 착한 양심이 필요하고, 그렇게 싸우고 나면 그 믿음과 착한 양심이 더욱 강해지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구절에서 더 주목할 것은 ‘믿음과 착한 양심’을 동일선상에서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5입니다. “이 교훈의 목적은 청결한 마음과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오는 사랑이거늘” 사랑은 선한 양심과 거짓이 없는 믿음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3:9입니다. “깨끗한 양심에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할지니” 집사가 되려는 사람은 깨끗한 양심과 믿음의 비밀을 가진 자라야 한다고 했습니다. 4:1-2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밝히 말씀하시기를 후일에 어떤 사람들이 믿음에서 떠나 미혹하는 영과 귀신의 가르침을 따르리라 하셨으니 자기 양심이 화인을 맞아서 외식함으로 거짓말하는 자들이라” 믿음에서 떠나게 되면 양심이 화인을 맞아서 외식하고 거짓말하는 자가 된다는 것입니다.
디모데전서에서 4번이나 양심과 믿음을 거듭 동일선상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믿음은 하나님과 성경에 대한 신뢰입니다. 신앙적인 부분입니다. 양심이란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보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이익만이 아닌 공동의 선을 추구하는 마음입니다. 도덕적인 부분입니다. 믿음이 더 필요하십니까? 양심이 더 필요하십니까? 믿음과 양심은 따로 존재할 수 없고, 상호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믿음은 좋은데 양심은 무뎌져 있다는 것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신앙이 좋다는 사람이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남은 아랑곳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믿음이 살아있다는 증거는 선한 양심, 진실성 있는 삶을 통해 입증되는 것입니다.
반대로 양심을 버리게 되면 어떻게 됩니까? 19-20절입니다. “믿음과 착한 양심을 가지라 어떤 이들은 이 양심을 버렸고 그 믿음에 관하여는 파선하였느니라 그 가운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있으니 내가 사탄에게 내준 것은 그들로 훈계를 받아 신성을 모독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양심을 버리면 믿음에서도 파선합니다. 믿음이란 배에 금이 간 것입니다. 겉모양은 그럴듯한 배입니다. 그러나 정작 출항하면 침몰하게 되는 것입니다.
바울이 믿음과 양심을 이렇게 동일선상에서 강조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런 실례가 디모데가 사역하는 에베소교회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후메내오와 알렉산더가 양심을 버린 부도덕한 삶을 살았고, 그로 인해 교회에 막대한 악영향을 끼쳤던 것입니다. 바울은 그런 후메내오와 알렉산더를 사탄에게 내주었습니다. 이것은 교회에서 치리하여 교회 밖으로 내쫓은 것입니다. 디모데후서 2:17입니다. “그들의 말은 악성 종양이 퍼져나감과 같은데 그 중에 후메내오와 빌레도가 있느니라” 양심을 버려 믿음이 파선된 후메내오의 말이 악성 종양처럼 퍼져나갔기에 잘라낸 것입니다. 교회가 치리를 하는 이유는 그 사람으로 하여금 회개하고 돌이킬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동시에 더 이상 하나님이 모독당하지 않도록, 교회의 순결을 지키기 위한 조치였던 것입니다.
최근에 드라마에서 위선적이고 이중적인 모습의 대명사로 교회와 목사가 등장할 때가 많습니다. 억울하기고 하고, 교회가 왜 이리 조롱거리가 되었나 화가 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믿습니다’ ‘아멘’을 외치는 입으로 거짓과 교묘한 말을 하지는 않았나 돌아봅니다. 한국교회는 믿음과 함께 착한 양심을 회복해야 할 때입니다.
이제 봄이 되고 새학기가 시작됩니다. 대학에 입학하거나 취업을 한 청년중에는 집을 떠나 외지에서 혼자 지내게 된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더욱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예배자의 삶을 살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는 선한 싸움을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손발을 걷어붙이고, 다시 한번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께만 영광 돌리는 선한 싸움을 수행해야 합니다. 믿음과 함께 착한 양심이 드러나는 선한 싸움에 승리하는 성도들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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