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2:6-10 /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
새해에 들어서서 한 주간을 온통 교회학교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신년특별새벽기도회를 교육부 주관으로 진행하며, 각 부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어제는 전체 교사들의 교육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교사임명식을 하였습니다. 많은 성도께서 교회학교에 관심 가져주시고 교사로 헌신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는 아마 다음 세대의 중요성에 대하여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20년 전 제가 대학생 사역을 할 때는 부모 중에 우리 애가 고등학생 때는 교회를 잘 다녔는데 대학에 가더니 교회를 안 다닌다며 고민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중고학생만 되면 교회로부터 멀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어제 교사교육을 하면서도 말씀드렸지만 초등학교 입학생이 급감하고 있습니다. 2000년 70만 3천명이던 입학생이 2023년은 40만 1천명이었고, 2030년은 23만 6천명으로 줄어듭니다. 30년만에 정확히 1/3이 되었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이 있었습니다. 설교를 준비하며 이런저런 자료를 보았습니다. 조사기관마다 차이는 있었지만, 2015년 갤럽에서 발표한 조사가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성인기독교율은 21%인데, 청소년 기독교율은 3.8%라는 것입니다. 선교계에서 5%미만이면 미전도지역이라고 하는데, 이제 우리 청소년들이 미전도연령층이 되었습니다. 이제 교사가 선교사입니다. 줄어든 학생 수에서 복음화율마저 떨어지니 그야말로 교회학교의 심각한 위기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사사시대에도 있었습니다. 10절입니다.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을 정복한 세대가 죽고, 그 이후의 세대를 다른 세대라고 했습니다. 다음 세대라 하지 않고, 다른 세대라고 했습니다. 다음 세대란 전 세대를 이어받은 세대입니다. 그런데 다른 세대란 전 세대와 차별된 세대라는 것입니다. 다른 세대의 특징이 무엇이었습니까? 여호와를 알지 못했고, 여호와께서 행하신 일도 알지 못했습니다. 도무지 하나님이 누구신지 모르는 다른 세대가 탄생한 것입니다.
사사시대에 등장한 다른 세대를 통해 우리의 시대를 진단하고 교훈을 받기 원합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다른 세대가 되지 않고, 하나님이 누구신지 아는 다음 세대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1. 다른 세대의 등장
사사시대에 왜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가 되었을까요? 애굽에서 탈출한 출애굽 1세대는 노예로 고난을 많이 겪은 세대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열 가지 재앙을 보았고, 홍해를 건너는 체험을 했습니다. 시내산에 이르러서는 하나님과 언약을 맺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광야에서 죽었습니다. 가나안에 입성한 사람들은 출애굽 2세대입니다. 이들도 하나님을 체험했습니다.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를 먹었고, 요단강을 건넜고, 여리고성이 무너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에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지파별로 땅을 받았던 세대입니다. 7절입니다. “백성이 여호수아가 사는 날 동안과 여호수아 뒤에 생존한 장로들 곧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모든 큰 일을 본 자들이 사는 날 동안에 여호와를 섬겼더라” 출애굽 2세대, 즉 가나안 정복 1세대가 살아있는 동안에 여호와를 섬겼더라는 이 말은 그 이후에는 여호와를 섬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경험한 세대가 그 자녀들에게 신앙을 말하지 않았을까요? 아니 입이 닳도록 말했을 것입니다. 나 때는 말이야 만나를 먹었고, 요단강을 건넜고, 여리고성을 무너뜨렸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다고 말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부모가 경험한 그 하나님이 자녀들에게 전수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10절입니다. “그 세대의 사람도 다 그 조상들에게로 돌아갔고 그 후에 일어난 다른 세대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였더라” 이 구절에서 여호와를 알지 못했다는 것은 객관적 지식, 성경에 대하여 몰랐다는 것입니다.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했다는 것은 신앙적 체험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성경도 모르고, 하나님에 대한 체험도 없는 다른 세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지금 한국교회가 직면한 상황이 사사시대와 유사합니다. 한국교회는 한국전쟁이후 급성장했습니다. 1960년대 41%의 성장률을 보였고, 그 이후 점차 줄어들다가 2000년대 들어서면서 마이너스 성장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불과 40년, 한 세대 만에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다른 세대가 등장한 것입니다.
2. 다른 세대 등장의 원인
다른 세대가 등장한 원인이 무엇입니까? 1-5절에 기록된 소위 보김의 통곡 사건을 통하여 그 원인을 알 수 있습니다. 1절입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길갈에서부터 보김으로 올라와 말하되 내가 너희를 애굽에서 올라오게 하여 내가 너희의 조상들에게 맹세한 땅으로 들어가게 하였으며 또 내가 이르기를 내가 너희와 함께 한 언약을 영원히 어기지 아니하리니” 여호와의 사자가 길갈에서 보김으로 왔다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사자는 어디에나 존재하시는데 굳이 길갈에서 왔다고 한 것은 길갈이 가진 상징성 때문입니다. 길갈이란 곳은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처음 들어왔을 때, 그동안의 모든 수치가 굴러갔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애굽에서 종살이 했던 모든 수치가 사라지고, 이제 약속의 땅 가나안에 도착했음에 감사해서 요단강에서 지파별로 돌을 하나씩 취해서 쌓아 기념비로 삼았던 곳입니다. 그들은 가나안 백성과의 전쟁을 앞두고 할례를 행했습니다. 그리고 유월절을 지켰습니다. 그때의 신앙을 상기시켜주는 것입니다.
그랬던 너희가 지금은 어떤지 현실을 보도록 하셨습니다. 2-3절입니다. “너희는 이 땅의 주민과 언약을 맺지 말며 그들의 제단들을 헐라 하였거늘 너희가 내 목소리를 듣지 아니하였으니 어찌하여 그리하였느냐 그러므로 내가 또 말하기를 내가 그들을 너희 앞에서 쫓아내지 아니하리니 그들이 너희 옆구리에 가시가 될 것이며 그들의 신들이 너희에게 올무가 되리라 하였노라” 가나안 땅의 주민과 언약을 맺지 말고 그들의 제단을 헐라고 했지만 순종하지 않았다고 책망하였습니다. 너희가 쫓아내지 않았기에 하나님도 그들을 쫓아내지 않고 너희의 가시가 되게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가나안 1세대는 왜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하지 않았을까요? 왜 가나안 주민을 완전히 쫓아내지 않고, 그들의 신을 섬겼을까요? 첫째는, 이만하면 되었다고 타협한 것입니다. 충분히 살 만큼의 땅을 얻자 더 이상 전쟁하기 싫었습니다. 치열하게 살기보다는 이제 적당히 편안히 살았으면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여기까지 왔지만, 이 정도면 족하다 생각한 것입니다. 둘째는, 먹고 사는 문제 때문입니다. 그들은 원래 목축하는 이들이었고, 광야에서 40년을 지냈습니다. 농사를 지어본 일이 없는데 이제 가나안에서 농사를 짓고 살아야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가나안 사람들에게 농사 짓는 법을 배웠습니다. 당시 농경법에는 종교의식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개업할 때 돼지머리에 절하고, 고사떡을 돌리듯이 당시 씨를 뿌리고, 거두고 할 때마다 주관하는 신에게 제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한국교회도 비슷한 과정을 겪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쟁을 경험하고 극심한 가난속에서 빠른 경제성장과 교회성장을 이루었습니다. 뿌듯한 마음, 자랑스런 마음이 들면서 하나님에 대한 간절함을 상실했습니다. 도리어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우리 자녀들이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자연스럽게 다음 세대가 다른 세대로 되어가는 것입니다.
우리는 물질적 환경에 대하여는 자족하는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과의 관계에서는 이 정도면 되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먹고 사는 문제에 집중할수록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는 것입니다.
3. 다시 다음 세대로
현상을 말하고, 원인을 분석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닙니다. 문제는 어떻게 다시 회복하느냐입니다. 이미 형성된 거센 물살을 돌이킨다는 것은 굉장히 힘들고,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당시 사사시대에는 어떤 일이 있었습니까? 4-5절입니다. “여호와의 사자가 이스라엘 모든 자손에게 이 말씀을 이르매 백성이 소리를 높여 운지라 그러므로 그 곳을 이름하여 보김이라 하고 그들이 거기서 여호와께 제사를 드렸더라” 하나님의 책망을 듣고 그들은 소리 높여 울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을 ‘보김’이라 했던 것입니다. 보김이란 ‘우는 자들’ ‘통곡하는 자들’이란 뜻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죄를 회개하고,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에 삶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먹고 사는 문제를 놓치 못했습니다. 엄청난 통곡이 있었지만 삶은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교회교육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진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그러나 혹시 부모님들의 기대가 집에서 안되니까 교회에서라도 해달라는 것은 아니었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와 가정에서 보냅니다. 가정에서 부모의 역할이 크다는 것입니다. 교회냐, 가정이냐 떠넘기기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교회에서 교사들과 여러 믿음의 선배님들이 함께 협력해야 다음 세대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과거 어른들은 아이들 교육을 위해 소도 팔았다는데, 교회의 다음 세대를 세우는 일을 위해 힘을 다해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구체적으로 힘써야 할 것을 위해 부모님들과 교사들에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율법적인 기독교가 아니라 사랑의 기독교를 전수하자는 것입니다. 예수님 당시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은 그들의 율법의 전통을 지키느라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사랑을 상실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지켜내기 급급한 신앙은 아닌지 점검해야 합니다. 주일성수하고, 십일조하고, 봉사함으로 겨우 믿음을 지켜오고 있지는 않습니까? 교회 안에서 서로 싸우다가 시간이 되면 같이 예배를 드립니다. 이단으로부터, 세속으로부터 교회를 지키기 위해 눈을 부릅 뜨고 뭐가 잘못되었나 찾습니다. 필요한 일입니다. 그러는 사이 사랑을 잃기 쉽다는 것입니다. 이런 교회와 부모의 모습이 자녀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꾸 전도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사람이나 잘 챙기라는 말을 합니다. 기독교의 본질은 사랑에 있습니다. 그 사랑이 하나님에 대한 헌신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친절로 나타납니다. 세상적 욕심이 아니라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신앙을 회복합시다. 교회와 부모가 먼저 물려줄만한 신앙의 모습을 회복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염려를 버리자는 것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기독교 가정에서 자란 청년인데 교회를 다니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교회를 다니지 않냐고 물었더니 그 청년이 자기는 자기 부모님이 신앙이 좋은 줄 알았답니다. 그런데 고3이 되자 부모님이 지금은 교회갈 때가 아니라 공부에 집중할 때라고 했답니다. 주말에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해 학원에 보냈습니다. 자기는 정말 힘들 때 하나님 없이 지냈답니다. 그런데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더라는 것입니다. 힘들 때도 하나님 없이 별문제가 없었는데, 지금 평안할 때 왜 하나님을 찾아야 하냐고 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할 말이 없습니다. 먹고 사는 문제가 중요함을 압니다. 이 치열한 경쟁에서 우리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것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내려놓아야 합니다. 마태복음 6:33-34입니다. “그런즉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을 너희에게 더하시리라 그러므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 내일 일은 내일이 염려할 것이요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로 족하니라” 부모가 먹고 사는 문제의 염려를 내놓으면 주님이 책임지십니다. 혹, 연봉이 좀 낮더라도 주를 아는 자녀가 백배 천배 낫습니다.
세 번째는 말로 가르침이 아니라 스토리가 전해지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이래라, 저래라 하는 말의 가르침은 효력이 약합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셨던 스토리를 만들어가라는 것입니다. 믿음의 선택을 했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지난 삶을 통해 경험된 이야기가 자녀들의 마음에 전해질 수 있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자녀들이 부모의 삶을 보며 거기에서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세대가 되어 가는 이들을 다음 세대로 다시 세워가는 일은 인내와 깊은 헌신으로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사사시대의 슬픔이 다시 재현되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예배가 중요하지만, 자녀들에게 예배만 드리는 모습으로 남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예배가 삶으로 이어지고, 염려가 믿음의 결단으로 이어지고, 가르침이 하나님이 함께 하신 이야기로 이어져 하나님을 아는 다음 세대가 세워가는 성도님 되시길 축복합니다.
아이디/비밀번호 찾기
다크 모드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