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기 2:17-3:6 / 언약의 사자가 임하신다
오늘은 예수님 오신 성탄절을 앞두고 말라기 말씀을 나누려 합니다. 어떤 분은 ‘말라기’를 출애굽기, 레위기, 신명기, 사사기처럼 구약성경의 마지막 책이라서 ‘末라記’인줄 아십니다. 히브리어로 ‘말라키(מַלְאָכִי / Malʾakhi)’는 ‘나의 사자’라는 뜻으로, 선지자의 이름입니다. ‘사자’라는 말도 맹수 사자가 아닙니다. 사자(使者)란 명령을 받고 심부름을 하는 메신저를 의미하는 말입니다. 뉴스를 통해 국가 원수간에 정상회담을 하고 협약서에 사인하는 광경을 보셨을 것입니다. 이런 정상회담 전에 미리 실무자들이 가서 조율하고 준비가 끝난 다음에 국가 정상이 가서 사인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하는 사람을 사자라고 합니다.
많은 분이 말라기하면 십일조를 설교하려나 보다 생각합니다. 말라기서의 핵심은 그 이름의 의미처럼 주의 오심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구약의 선지자는 주의 오심을 어떻게 예언했고, 신약의 성도들은 주의 오심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나누려 합니다.
1. 하나님을 괴롭히기
말라기서는 매우 논쟁적입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과 논쟁하는 장면이 6번이나 등장합니다. 말라기의 시작부터 논쟁입니다. 1:2입니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노라 하나 너희는 이르기를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 하는도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에서는 야곱의 형이 아니냐 그러나 내가 야곱을 사랑하였고” 이런 것을 짝사랑이라고 하나요? 하나님은 사랑했다고 하는데, 이스라엘 백성은 ‘우리를 언제 사랑하셨냐’고 사랑받은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당시의 관습대로라면 에서가 형이니 두 배로 사랑해야 하는데, 하나님은 동생 야곱, 즉 이스라엘을 사랑하지 않았느냐고 하신 것입니다. 자식이 ‘엄마 아빠가 날 사랑한 적이 있냐?’고 대들면, 그 심정이 어떠하겠습니까? 치사하게 자녀에게 이렇게 사랑했다고 따진다는 것이 슬픈 일 아닙니까? 양육비 영수증이라도 모아서 제시해야 합니까?
이런 논쟁 중의 하나가 오늘 본문입니다. 2:17입니다. “너희가 말로 여호와를 괴롭게 하고도 이르기를 우리가 어떻게 여호와를 괴롭혀 드렸나이까 하는도다 이는 너희가 말하기를 모든 악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눈에 좋게 보이며 그에게 기쁨이 된다 하며 또 말하기를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함이니라” 하나님의 주장은 ‘너희가 나를 말로 괴롭혔다’고 하셨습니다. 말로 괴롭혔다는 것은 하나님을 욕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백성들은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괴롭혔습니까?’라고 오리발을 내민 것입니다. 이런 경우가 더 화가 납니다. 놀리고 욕해 놓고, ‘왜 놀리냐, 왜 욕하냐?’고 따지면, ‘우리가 언제 그랬냐, 그런 뜻으로 한 것이 아니다’고 발뺌을 한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이 ‘악한 자가 하나님의 눈에 좋게 보이며 기쁨이 된다’,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는 말이 ‘나를 괴롭힌 것이다’ 지적하신 것입니다. 악한 자가 잘 되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은 저런 자를 기뻐하시고 좋아하신다’고 한다는 것입니다. ‘악한 자를 심판하지 않으시는 것을 보니 하나님은 정의롭지 못하다’고 하는 것입니다. 이런 것이 하나님의 성품과 정의를 욕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편으로 이들의 말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지 않습니까?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뻔뻔하게 자기 목소리만 높이는 악한 자가 잘 되는 현상을 우리 주변에서 너무 자주 목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다고 ‘하나님이 이들을 좋아한다, 하나님이 정의롭지 못하다’고 속단을 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하나님마저 그렇다고 하는 순간, 사람들의 마음에는 ‘착하게 살아서 뭐해!’ ‘정직하게 노력한들 누가 알아주기나 해!’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되고, 하나님을 의식할 필요가 없어지게 합니다. 사람들의 마음에 하나님이 사라지게 되면, 힘이 최고인 세상이 됩니다.
하나님은 이렇게 악한 생각에 빠진 백성들과 논쟁하십니다. 하나님이 왜 상대도 되지 않는 이들과 논쟁하시는 겁니까? 그들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논쟁을 통해 보게 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야 회개하고 바로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부간에 싸우는 것은 그래도 사랑하고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사랑과 기대가 사라지면 갈라서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들을 사랑하시기에 논쟁하시는 것입니다. 말라기 선지자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백성들과 논쟁함을 통해 주의 길을 준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2. 주가 그의 성전에 임하신다
하나님과 백성들의 논쟁 후 하나님께서 앞으로 이렇게 하시겠다고 대책을 발표하셨습니다. 3:1입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보내리니 그가 내 앞에서 길을 준비할 것이요 또 너희가 구하는 바 주가 갑자기 그의 성전에 임하시리니 곧 너희가 사모하는 바 언약의 사자가 임하실 것이라” 하나님의 첫 번째 대책은 ‘내 사자를 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 사자를 통해 하나님의 길을 준비하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대책은 ‘너희가 구하는 주가 그의 성전에 임하실 것’입니다. 그 주가 곧 ‘언약의 사자’입니다. 그러니 ‘내 사자’와 ‘언약의 사자’는 다른 인물입니다.
먼저 ‘내 사자’가 누구입니까? 말라기가 히브리어로 무슨 뜻이라고 했습니까? ‘내 사자’입니다. 하나님이 말라기를 통해서 앞으로 ‘말라기’를 보낼 것이라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이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백성들과 논쟁함으로 회개하고 하나님의 뜻을 받아들이도록 하는 것처럼 앞으로 또 다른 말라기가 와서 백성들을 회개시켜 주의 길을 예비할 것이라 예언한 것입니다. 이 또 다른 말라기, 즉 내 사자가 누구입니까? 네, 침례 요한입니다. 마태복음 11:10입니다. “기록된 바 보라 내가 내 사자를 네 앞에 보내노니 그가 네 길을 네 앞에 준비하리라 하신 것이 이 사람에 대한 말씀이니라” 예수님이 친히 말라기 말씀을 인용해 바로 그 사람이 침례 요한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두 번째 보내신다고 한 ‘주’와 ‘언약의 사자’는 누구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주’가 어디에 임하신다고 했습니까? 그의 성전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의 주인이 자기 성전에 오신 것입니다. 그럼 주께서 자기 성전에 와서 무슨 일을 하실까요? 그 성전에서 찬송과 영광을 받으실까요? 1:13입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또 말하기를 이 일이 얼마나 번거로운고 하며 코웃음치고 훔친 물건과 저는 것, 병든 것을 가져왔느니라 너희가 이같이 봉헌물을 가져오니 내가 그것을 너희 손에서 받겠느냐 이는 여호와의 말이니라” 이 성전에서 어떤 제사가 드려졌습니까? 번거로운 제사입니다. 매일 드리는 제사, 절기마다 드리는 제사, 왜 이리 자주 돌아오고, 절차는 왜 이리 복잡한가 툴툴거리며 제사를 번거롭게 여겼습니다. 그뿐 아니라 훔친 물건, 저는 것, 병든 것을 제물로 드렸습니다. 이왕 불태울 제물인데 저는 것, 병든 것이면 어떠냐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제사를 기뻐 받으실 수 있었겠습니까?
하나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1:10입니다.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너희가 내 제단 위에 헛되이 불사르지 못하게 하기 위하여 너희 중에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도다 내가 너희를 기뻐하지 아니하며 너희가 손으로 드리는 것을 받지도 아니하리라” 너희 중에 성전 문을 닫을 자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셨습니다. 더 이상 이런 헛된 제사를 드리지 못하도록 성전 문을 닫았으면 좋겠다고 하신 것입니다.
주가 그의 성전에 오신 목적이 무엇입니까? 문 닫으러 오신 것입니다. 성전 문을 닫는 것은 주인만 할 수 있기에 문 닫으러 주가 오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예루살렘 성전을 향하여 무엇이라 말씀하셨습니까? 마태복음 24:2입니다.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모든 것을 보지 못하느냐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돌 하나도 돌 위에 남지 않고 다 무너뜨려지리라” 돌 위에 돌 하나도 남지 않고 다 무너져 눈에 보이는 성전은 사라질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요한복음 2:19입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여 이르시되 너희가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 동안에 일으키리라” 그리고 새 성전을 지으십니다. 새 성전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건설됩니다. 에베소서 2:20-22입니다. “그리스도 예수께서 친히 모퉁잇돌이 되셨느니라 그의 안에서 건물마다 서로 연결하여 주 안에서 성전이 되어 가고 너희도 성령 안에서 하나님이 거하실 처소가 되기 위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지어져 가느니라” 모퉁이돌이 되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든 성도들이 서로 연결되어 하나님이 거하실 성전으로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무엇입니까? 옛 성전에 더 이상 하나님이 거하실 수 없어서 옛 성전을 문 닫고, 새 성전을 건설하기 위함입니다. 우리가 새 성전으로 함께 지어져 가는 것입니다. 이 영광스런 자리에 우리를 참여토록 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3. 언약의 사자가 임하신다
주가 그의 성전에 임하신다는 것을 다른 말로 무엇이라 했습니까? ‘언약의 사자’가 임하신다고 했습니다. 사자는 미리 준비하는 사람입니다. 침례 요한이 준비하고 예수님은 성취하는 분으로 오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언약의 사자’로 표현했습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될 길을 준비하신다는 것입니다.
마중물교회에 오셔서 정교인훈련을 받으셨을 것입니다. 그때 성경이 말하는 복음을 이야기하면서 하나님과 인간의 본래적 관계를 3단어로 설명한 것을 기억하십니까? ‘복, 언약, 의’입니다. 하나님은 인간과 ‘언약’을 맺었고, 그 언약을 지켜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 ‘의’이고, 의로운 자에게 이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주시는 것이 ‘복’이라고 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께 복을 받아야 인간답게, 행복하게, 주신 사명을 감당하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죄로 인해 언약이 깨졌습니다. 그래서 의의 관계가 불의하게 되었고, 더 이상 하나님의 복을 받을 수 없게 되어 불행한 삶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복을 채워보겠다고 다른 사람 위에 군림하고 착취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예수님이 언약의 사자로 오셨다는 것은 이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길을 준비하기 위해 오셨다는 것입니다. 다시 언약을 따라 하나님의 복이 우리 가운데 흘러올 수 있도록 하시기 위해 언약의 사자로 오신 것입니다.
언약의 사자가 그 일을 어떻게 하십니까? 2절입니다. “그가 임하시는 날을 누가 능히 당하며 그가 나타나는 때에 누가 능히 서리요 그는 금을 연단하는 자의 불과 표백하는 자의 잿물과 같을 것이라” 언약의 사자를 금을 연단하는 자의 불과 표백하는 자의 잿물로 표현했습니다. 불순물이 있는 금광석을 불로 연단하여 정금이 되게 하고, 더러워진 옷을 잿물로 표백하여 깨끗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3절입니다. “그가 은을 연단하여 깨끗하게 하는 자 같이 앉아서 레위 자손을 깨끗하게 하되 금, 은 같이 그들을 연단하리니 그들이 공의로운 제물을 나 여호와께 바칠 것이라” 찌꺼기가 제거되고, 더러움이 제거되어 깨끗하게 되어야 하나님이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거되어야 할 찌꺼기와 더러움이 무엇입니까? 5절입니다. “내가 심판하러 너희에게 임할 것이라 점치는 자에게와 간음하는 자에게와 거짓 맹세하는 자에게와 품꾼의 삯에 대하여 억울하게 하며 과부와 고아를 압제하며 나그네를 억울하게 하며 나를 경외하지 아니하는 자들에게 속히 증언하리라 만군의 여호와가 말하였느니라” 점치고, 간음하고, 거짓 맹세하고, 품꾼의 삯을 주지 않고, 사회적 약자를 억울하게 해서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는 죄가 찌꺼기고, 더러움입니다. 언약의 사자는 심판자로 오셔서 자신이 이 죄의 심판을 대신 받으신 것입니다. 심판자 자신이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그 심판을 받으신 것입니다. 다시 하나님의 복이, 하나님의 사랑이 흐를 길을 준비한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새 성전이 되고, 언약 백성이 된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가 깨끗함을 입은 제사장이 되어 하나님이 기뻐하는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예수님이 옛 성전 문을 닫고, 새 성전을 건설하시고, 자신의 몸으로 깨어진 언약을 회복하기 위해 오셨습니다. 그날이 크리스마스입니다. 이미 오신 예수님은 반드시 다시 오실 것입니다. 그날까지 우리는 언약 백성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또 다른 말라기, 주의 사자로 다시 오시는 주의 길을 준비하는 성도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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