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살로니가전서 5:12-15 / 재림을 준비하는 성도들
2023년의 마지막 달입니다. 한 해가 어떻게 지나갔나 싶을 정도로 빠르게 연말이 왔습니다. 그래도 뒤돌아보면 참 많은 일이 있었던 한 해였습니다. 교회적으로는 코로나로 중단되었던 간식교제가 회복되었고, 전교인 심방과 여름수양회를 하였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남은 한 달은 올해도 인도하심에 감사하며, 주님 오신 크리스마스를 기뻐하고, 또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대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한 해를 어떻게 돌아보십니까? 보통 다이어리를 들쳐가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게 됩니다. 언론에서 ‘2023년의 10대 뉴스’를 선정하는 것처럼 개인의 10대 뉴스를 선정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내 인생의 중요한 사건마다 주님께서 어떻게 관여하셨는지를 돌아보며 감사와 다짐의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해를 사건 중심이 아니라 관계 중심으로 돌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부부관계, 부모와 자식의 관계, 교회 지체들과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 이 다양한 관계가 나의 삶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 관계가 전에 비해 더 개선되고 발전되고 견고해졌나 점검하며 한 해를 돌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합니다.
데살로니가 교회는 모범적인 교회였지만,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재림의 날에 대한 잘못된 이해였습니다. 바울은 그들의 잘못을 교정하며 이렇게 교훈했습니다. 5:6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다른 이들과 같이 자지 말고 오직 깨어 정신을 차릴지라” 오직 깨어 정신을 차려서 주의 재림의 날을 대비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종말론적 삶이라고 합니다. 그럼 어떻게 사는 것이 주의 날, 인생 결산의 날을 대비하며 사는 것입니까?
그것을 오늘과 다음 주에 다루려 합니다. 12절입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주 안에서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너희가 알고” 바울은 ‘형제들아 구하노니’라고 하면서 종말의 삶을 살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그런데 “형제들아”라는 말에 담긴 의미가 무엇입니까? 교회는 평등한 형제 공동체이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공동체라는 것입니다. 교회의 직분은 결코 계급이 아닙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게 된 형제들의 모임입니다. 바울은 예수님의 재림을 소망하며 준비하는 형제들에게 “구하노니”라며 요구한 것입니다. 이는 재림을 대비하는 종말론적인 삶은 개인적이기보다는 공동체적이라는 것입니다. 건강한 교회를 이루며 사는 것입니다. 종말론적 삶은 매일 종말, 말세를 생각하며 살아가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내 인생 결산의 날이 가까움을 알고 건강한 교회의 일원으로 사는 것입니다.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바울은 오늘 말씀에 재림을 준비하는 건강한 교회의 성도들이 힘써야 할 세 가지 관계에 주목했습니다.
1. 교회 지도자와의 관계
첫 번째 관계는 교회 지도자와의 관계입니다. 12절입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주 안에서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너희가 알고”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알라고 했습니다. 교회에서 이런 사람이 누구입니까? 목사와 전도사, 목자와 교사, 운영위원과 같은 직책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바울은 목사와 교사를 알라고 하지 않고 수고하고 다스리며 권하는 자를 알라고 했습니다. 직책이 아니라 역할을 강조한 것입니다. 왜 직책을 말하지 않고 역할을 강조했을까요? 오늘날도 직책을 강조하면 제도화되기 쉽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역할을 하고 있느냐입니다.
저를 포함해서 목사, 전도사, 목자, 교사, 운영위원은 바울이 말하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는가 점검해야 합니다. 첫 번째 역할은 수고하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들은 수고하도록 세워진 자들입니다. 목사인 제가 하는 수고 중의 하나는 설교하는 것입니다. 어떤 분은 신학공부도 했고, 매번 하는 것이 설교인데 왜 설교를 저렇게 할까, 설교 못하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합니다. 목사는 툭 치면 설교가 나온다고 생각합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성경을 연구하고, 우리 성도들께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설교문을 쓰고, 말을 통해 전달하는 것은 고통이 수반되는 수고입니다. 설교문을 작성하고 강단에 오르지만, 매번 긴장이 됩니다. 아무리 잘 준비했다 해도 몇 분의 설교로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 설교 앞에 나를 돌아보고, 성령의 도우심을 구하며 설교하는 것입니다. 주일에 1, 2부 설교하고, 오후에 소망공동체 설교하고 집에 오면 정말 지칩니다. 월요일은 꼼짝 않고 쉴 때가 많습니다. 이왕 이야기 나온 김에 우는 소리 좀 더 하겠습니다. 목사가 주일 설교만 합니까? 새벽기도, 성경공부, 수요예배, 훈련, 심방에, 교회에 있다 보면 자질구레한 일이 많습니다.
목사인 저만 수고합니까? 교사는 주중에 직장에서 정신없이 지내면서 학생들을 생각하고, 기도하고, 준비하고, 주일에도 일어나지 않는 자녀들 깨워가면서 일찍 9시에 나와야 합니다. 목양부장은 어떻게 하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하게 간식을 제공할까 고심이 많습니다. 목자들의 수고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지도자의 역할은 수고하는 것입니다. 1:3에서 뭐라 했습니까? “너희의 믿음의 역사와 사랑의 수고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소망의 인내를 우리 하나님 아버지 앞에서 끊임없이 기억함이니” 사랑의 수고라 했습니다. 사랑하기에 수고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로맨틱한 느낌이 아니라 수고하는 것입니다. 계속 쭉 수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지도자의 두 번째 역할은 다스리는 것입니다. 다스린다고 하면 권력을 가지고 군림하여 통치하는 것으로 이해합니다. 세상에서는 그럴지 모르지만 교회에서는 아닙니다. ‘다스리다’는 말의 원래 뜻은 ‘먼저 가다’, ‘선두에 서다’는 의미입니다. 앞서서 예수님을 따라가며 다른 사람을 이끌어주는 것이 다스리는 것입니다. 세상의 왕으로 오신 예수님이 어떻게 다스리셨습니까? 제자들의 발을 씻기고 자신을 십자가에 내어주심으로 진정한 왕이 되셨습니다. 베드로전서 5:3입니다. “맡은 자들에게 주장하는 자세를 하지 말고 양 무리의 본이 되라” 즉 다스리는 것은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본이 되는 것입니다. 섬김과 겸손의 리더십을 가지는 것입니다.
지도자의 세 번째 역할은 권면하는 것입니다. 목사로서 설교한다는 것이 말씀으로 권면하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은 모든 것을 알고 경험하지 못했지만 가르쳐야 할 때가 있고, 허물이 있지만 책망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역할을 맡기셨기 때문입니다. 부모가 완벽하기에 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혹 이 목사의 권면을 받더라도 너무 불쾌하게 생각하지 마시고 귀담아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관계가 좀 서먹해지더라도 건강한 교회를 위해서는 지도자는 맡겨진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이런 역할을 하는 지도자들을 어떻게 하라고 했습니까? 12-13절입니다. “형제들아 우리가 너희에게 구하노니 너희 가운데서 수고하고 주 안에서 너희를 다스리며 권하는 자들을 너희가 알고 그들의 역사로 말미암아 사랑 안에서 가장 귀히 여기며 너희끼리 화목하라” 먼저는 알라고 했고, 사랑 안에서 가장 귀히 여기라고 했습니다. 그들을 지도자로 인정하고 존중하라는 것입니다. 존중하고 귀히 여기시기 바랍니다.
이어서 ‘너희끼리 화목하라’고 했습니다. 교회 지도자와 성도간에 화목하라는 것입니다. 지도자들은 수고하고 다스리고 권하는 역할에 충실하고, 성도들은 지도자를 인정하고 귀히 여겨야 화목하게 되는 것입니다. 목회자가 너무 권위적인 교권주의도 문제지만 그 권위를 존중하지 않는 반교권주의도 문제입니다. 지도자라며 권세를 부리려 해서는 절대 안 되겠지만, 성도들도 어떤 부분은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는 지도자라도 마음을 기울여 존경하고 귀히 여기셔야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것입니다.
2. 지체들과의 관계
‘재림을 준비하는 성도들이 어떻게 교회를 건강하게 세워갈 것인가?’ 첫 번째 중요한 관계는 교회 지도자와 성도들의 관계였습니다. 두 번째 중요한 관계는 교회를 이루는 지체들과의 관계입니다. 14절입니다.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어떤 사람들을 말하고 있습니까? 게으른 자들과 마음이 약한 자들과 힘이 없는 자들입니다. 왜 이런 사람들에 대하여 말할까요? 어떤 교회에나 이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없는 사람만으로 이루어진 교회는 결코 없습니다. 사람은 모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되었기에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존귀하고 아름다운 존재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죄로 인한 말할 수 없는 비열함과 천함이 있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잘 포장하여 적당한 거리를 두면 문제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지체들과 피상적인 관계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관계가 깊어갈수록 지체들의 흠이 보이게 되고, 불편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마음이 안 맞는 사람, 힘든 사람은 안 보면 됩니다. 그러나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한 아버지의 형제자매기에 그럴 수가 없습니다. 서로의 삶에 관여해야 합니다.
어떻게 관여합니까? 게으른 자를 권계해야 합니다. 게으르다는 것은 무질서하다는 뜻입니다. 경제적으로 규모없이 충동구매하고 투기한다면, 훈계하고 책망해야 합니다. 듣기 어려운 이야기도 해야 합니다. 비난하고 정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에 조심스럽고 지혜롭게, 따뜻하지만 따끔하게 말해야 합니다.
마음이 약한 자는 격려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정서적으로 예민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이 있습니다. 씩씩하게 환경을 헤쳐가기보다는 쉽게 마음이 위축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에게 ‘그렇게 해서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겠냐?’고 이겨내라며 다그치면 더욱 마음을 닫게 됩니다. 은둔형 인간이 됩니다. 이런 사람에게는 격려가 필요합니다. 그저 남들보다 좀 예민할 뿐이고 마음이 여릴 뿐이지 잘못이나 실패가 아니라고 말해주어야 합니다. 뭘 잘해서 귀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기에 귀한 것임을 깨닫도록 힘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변함없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야 합니다.
힘이 없는 자는 붙들어주어야 합니다. 힘이 없다는 것은 근력이 약하다는 것이 아닙니다. 신앙을 지탱할 힘이 부족한 것입니다. 세상의 흐름에 맞서서 인내하고 절제하며 살 힘이 부족한 것입니다. 또한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자들입니다. 흔히 사회적 약자들, 소외된 이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약하고 부족하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끝까지 지지하고 붙잡아주어 함께 그 길을 가는 것이 건강한 공동체의 관계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선포한 말씀입니다. 누가복음 4:18-19입니다.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 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 하였더라” 가난한 자, 포로된 자, 눈 먼 자, 눌린 자에게 은혜를 베풀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습니다. 바울이 말하는 게으른 자, 마음이 약한 자, 힘이 없는 자가 이러한 자들입니다.
교회는 얼마나 일을 잘 해내느냐도 중요하지만, 그 일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 과정에서 성장이 있고, 기쁨이 있느냐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에서는 남들이 어떻게 되든 나 하나 잘하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교회는 그런 관계가 아닙니다. 나 하나 탁월하게 잘하고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탁월한 합창을 들으려 크리스마스 칸타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연습하는 과정에서 크리스마스의 기쁨을 함께 공유하는 것입니다. 어디에나 게으른 사람, 마음이 약한 사람, 힘이 없는 사람이 있고, 누구나 이런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 권계하고 격려하고 붙들어주며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시길 축복합니다.
3. 모든 사람과의 관계
재림을 준비하는 건강한 교회의 성도들이 힘써야 할 세 번째 관계는 모든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14절입니다. “또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게으른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라고 했습니다. 이 말은 모든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부부관계에서 한번 생각해보세요. 서로 사랑해서 결혼한 배우자지만 쉽게 변합니까? 아니 나는 쉽게 변했습니까? 그래서 고린도전서 13장에서 사랑을 말할 때 가장 먼저 “사랑은 오래참고”로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래 참는 것은 우리가 누군가를 섬기고 사랑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첫걸음입니다.
15절입니다. “삼가 누가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게 하고 서로 대하든지 모든 사람을 대하든지 항상 선을 따르라” 누구에게든지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항상 선을 따르라고 했습니다. 로마서 12:21에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 사람들이 부당한 일을 당하면 화가 납니다. 상대방도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를 괴롭혔으니 너도 괴로움을 당해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대응하는 것은 악에게 지는 것입니다. 세상은 악은 벌하고 선은 상을 주어야 정의로운 세상이 이루어진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고 합니다. 더 나아가 항상 선을 따르라고 합니다. 공동의 선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win-win을 모색하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나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도 잘되는 길을 찾으라는 것입니다. 그럴 때 비로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것입니다.
주의 날, 우리 인생의 결산의 날을 대비하며 사는 삶은 이런 것입니다. 종말이라고 특별한 것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교회를 중심으로 우리의 일상의 관계를 바르게 세워가는 것입니다. 교회 지도자를 존중하고 귀히 여기며, 지체 중에 약한 자들을 붙잡아주고, 누구를 대하든지 오래참고 선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한 해의 마지막에 우리의 관계를 돌아봅시다. 우리에게 귀한 사람들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합시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함께 건강한 교회를 세워가는 성도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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