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마중물교회 인도단선을 마치고…
이병문 선교사(인솔자)
이번 인도 단기선교여행(인도 단선)에 점수를 주라면 92점을 주겠다. 나는 두 번째 단선팀을 인도했지만, 선교지에서 100개 이상의 단선팀을 받아보았다. 어떤 팀이 좋은 팀이며 특히 현지에 유익한 팀인지 어느 정도의 경험이 있다. 그 경험에 의하면 이번 단선은 몇 가지 면에서 참 좋은 기회였고 좋은 팀이었다.
첫째, 팀웍이 좋은 단선팀이었다. 사실 이번 단선을 시작할 때 도전(challenges-난관, 장애물)이 많았다. 단선팀의 연령대가 20세부터 60대까지 너무 다양했고, 개인의 배경차이도 컸다. 이런 차이는 잘 되면 다양한 은사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만, 하나 되는데 어려움을 주기도 한다. 또한 처음 가는 지역이라서 현지의 사정을 너무 몰랐다. 물론 현지 선교사님과 연락하고 인터넷으로 정보도 찾았지만 여행자들 인터넷에 올린 정보를 의지하여 단선을 준비할 수는 없었다. 재정적으로도 모자랄지 남을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갈팡질팡했다. 더욱이 이번 단선은 기간에 비해 사역이 많은 편이었다. 밤에 도착해서 다음 날 아침에 사역을 하러 떠나야 했고, 전혀 알지 못하는 세 곳의 사역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의지할 것은 성령의 역사와 팀웍뿐이었다. 성령님께서 우리를 통해 일하시도록 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되어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감사하게도 멤버들의 다양함을 통해 다양한 은사가 발휘되었고, 우리의 부족은 주님을 더 의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사역이 많아 힘이 들면 그것을 기꺼이 나누기 원했고, 불평하기보다는 서로 위로하고 격려하였다. 수많은 예상치 못했던 상황이 벌어졌지만 팀원간에 늘 웃음으로 긴장을 풀어나가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 우리의 말씀과 기도시간에는 성령께서 잔잔하게 역사하셨다. 하지만 모든 단선팀이 다 이런 것은 아니다.
둘째,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던 단선이었다. 인도는 단선여행을 가기에는 약간 ‘난코스’이다. 왜냐하면 위생이나 치안이 열악하고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한 곳에는 의외성은 적어지지만 상대적으로 성령께서 일하실 기회도 적어진다. 이번 단선을 다녀온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내가 가본 곳 중에 최악의 환경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인도가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이 대단하다.’는 반응이었다. 더욱이 이런 곳에서 여러 번 어린이 사역을 해야 했다. 준비한 것이 많았지만 장소는 비좁았고 모인 어린이들은 너무 많았다. 어린이들의 순수함과 열심에 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에 한계가 너무 컸다. 하지만 잘 하고 돌아왔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단선 멤버들은 선교지가 어떤 곳이며 선교사는 누구이며 그 가운데서 성령님이 어떻게 일하고 계신지를 분명히 보는 기회가 되었던 것이다.
셋째, 파송하는 교회와 단선팀이 하나 되었다. 원래 선교는 영적전투이다. 이는 전쟁이 있을 때 나가 싸우는 군인이 있고 그들을 보내는 후방이 있는 것과 같다. 이처럼 선교에도 가는 선교사들이 있고, 파송하는 교회가 있다. 좋은 단기선교는 선교팀과 파송교회가 하나 되어 영적 전투를 감당하는 것이다. 이번 단선은 보내는 마중물교회와 선교팀의 좋은 호흡이 있었다. 교회의 관심 속에 파송의 시간과 보고의 시간이 있고, 재정의 보조와 기도 지원이 있었다. 바자회 광고를 하자 티켙을 사기 위해 줄을 서시는 성도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이번 단선은 뭔가 되겠구나!’하는 예감을 했다. 인도에 있는 동안 마중물교회의 기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비록 10명이 갔지만 마중물교회 전원이 함께 하는 선교였다.
그런데 ‘왜 100점이 아닌가?’라고 묻는다면 약간 부족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건강관리의 문제와 시간 사용의 아쉬움이다. 현지 선교사와의 협력을 통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잘 해왔다. 그런데 정작 돌아와서 대부분의 멤버들이 설사로 고생을 했다. 이것을 인도 다녀오면서 걸리는 풍토병인 ‘델리벨리’라고 한다. ‘옥의 티’였지만 이 병은 ‘인도를 잊지 마세요!’라는 메시지와 함께 단선기간 중 살 빠지기를 원했던 일부 멤버들의 기도제목에 대한 응답이 아닐까 생각한다. ^^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발생한 ‘조각 시간’에 대한 사용이 좀 아쉬웠다. 사역이 5시면 끝나기 때문에 저녁에 시간이 많았는데, 개인외출하기에 너무 위험하서 저녁식사와 상가구경 밖에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경험에 의하면 잦은 쇼핑은 사역의 집중도를 떨어뜨린다. 따라서 선교지에서는 쇼핑의 기회를 단 한번만 주되 충분한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이번에는 반대로 짧게 여러 번 있었다는 뜻이다. 앞으로는 개인외출의 기회를 통해 대중교통을 타고 나가게 하거나, 선교사의 이야기를 듣는 등의 다양한 시간사용을 고려해 보겠다.
나는 한 선교지를 서너 번 중복해서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첫 번 방문은 정보가 부족해서 몸을 사릴 수밖에 없지만 두 번째부터는 좀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고, 맞춤형의 준비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른 도시를 방문하면서 더욱 흥미진진한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내년에 또 다시 간다면 30%의 사람은 중복해서 가고 70%가 교체해서 연속성과 신선함을 동시에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이야기를 마치면서 잊지 말아야 할 한 가지 질문이 생각난다. 이번 단선은 ‘하나님 나라와 현지 선교에 기여했는가?’하는 것이다. 이번 팀은 열악하지만 새로운 하나님의 일터를 보려고 인도로 뛰어들었고, 상상 외의 환경에서 열심히 일했다. 가능한 한 현지 선교사의 요구를 들어드리려고 노력했다는 점에서 자랑스럽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극히 일부분의 사역에 동참했을 뿐이고, 현지에서 일하는 선교사들에 비하면 우리는 참 작은 헌신을 할 뿐이라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단선을 통해 우리의 마음속에 ‘선교의 씨앗’이 뿌려졌다는 표현이 옳을 것이다. 단지 이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기를 바랄 뿐이다.
“또 비유를 들어 이르시되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갖다 심은 겨자씨 한 알 같으니,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 (마 13: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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