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예수님을 믿은 지 꽤 오래 되었지만, 성경 일독하기로 결심하고 끝까지 읽은 것은 아마도 올해가 처음이 아닌가 싶다. 구약, 신약, 시편으로 나누어 진 성경표를 구해 표시를 해가며 몇 달째 읽는 적은 있지만, 매번 그 끝을 보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었었다. 그런데 작년에 아부다비에서 성경을 가까이하는 권사님께 어떤 식으로 성경을 읽으시는지 여쭈어 봤다. 그분은 토막토막 끊어 읽지 않고, 책별로 통째로 한꺼번에 읽는다고 했다. 너무 길지 않은 것은 하루에 몽땅 다 읽으면 오히려 성경의 맥도 산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도 꼭 한번 실천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 돌아와 더불어 목장 식구들과 더불어 성경일독에 도전하게 되었다. 아마도 목장 식구들과 함께 읽지 않았다면 올해도 통독을 못했을지도 모르겠다. 목장 식구들께, 독려해주신 유집사님께 감사드린다.

집에 있을때는 태블렛 PC에서 다운 받은 성경을 읽었고, 밖에 나가 있을 때는 (아직 스마트 폰이 없는 관계로) 조그만 책별 성경을 가지고 다니며 읽었다. 사람을 기다릴 때, 버스를 타고 서울을 오갈 때, 잠시 여유가 있을 때 손쉽게 꺼내 읽을 수 있다는 기쁨이 컸다. 한 시간만 집중하면 생각보다 많은 분량의 성경을 읽을 수 있다는 것도 신기했다.

성경을 읽어 내려가며 하나님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리를 기다리고, 기대하고, 용서하고, 가르치고,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면, 우리는 고집스럽게 거역하고, 죄를 짖고, 미워하고, 쉽게 잊어버린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예전에는 이런 유다 백성들이 한심스럽고 쥐어 박고 싶을 정도로 어리석게 생각되었는데, 그들이 바로 내 모습임을 보게 되었고, 용서하고 다시 받아주시는 하나님의 바보스러운 사랑이 너무 감사했다.  어느덧 나도 모르게 생각에서, 말에서, 행동에서 하나님과 멀리 떨어져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었고, 돌아오라 부르시는 하나님께 조금씩 가까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여유있게 성경을 음미하며 읽었다면 더 큰 은혜를 경험했겠지만, 몰아서 한꺼번에 읽으니 그 점이 좀 아쉬웠다. 여전히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모르는 부분이 많이 있지만, 성경을 처음부터 쭉 흩었다는 사실이 올해의 뿌듯한 일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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