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성
오늘은 드디어 예루살렘성에 입성했다. 멀리서 이스라엘의 전경을 바라보니 마음이 벅차 오른다. 예수님이 사역하셨던 곳, 그분이 울고 웃고, 가르치고, 고치고, 사랑하고, 조롱과 고통을 받고, 십자가에 못박히기까지 하셨던 곳, 그리고 그분이 부활하시고 승천하시고, 다시 오실 바로 그 성이다.
예루살렘성이 마주 보이는 곳에서 예루살렘 성이 무너지고, 유대인들이 앞으로 당할 고난을 생각하고 우셨던 예수님을 생각했다. 저 멀리 옛 성전이 있던 자리에는 이슬람 회당의 지붕이 황금빛을 내고 있었다. 지금도 이 성의 혼돈을 보시고 예수님은 또 울고 계실 것 같았다. 우리는 그 자리에서 아직도 예수님이 구세주와 주인이심을 모르는 유대 백성을 위해 기도했다.
게세마네
게세마네동산을 올랐다. 게세마네란 기름짜는 곳이라는 뜻인데, 올리브 나무가 많은 이 동산에서 올리브 기름을 짰던 모양이다.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하신 예수님을 그려본다. 우리를 위해 마지막 기도를 땀이 피가 되도록 드리셨던 예수님, 그 예수님이 로마 군인에게 잡히시고 끌려가신 모든 과정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던 올리브 나무는 여전히 그곳서 있었다.
올리브 나무는 접붙힘을 통해 2000년 정도도 넉넉하게 살 수 있다고 한다.
십자가의 길(Via Dolorosa)
이번 이스라엘 여행의 핵심은 아마도 주님이 걸어가신 십자가의 길을 걸은 것일 것이다. Via(길) Dolorosa(슬픔), 십자가 길, 고통의 길이라고도 부르는 이 길은 예수님께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셨던 장소부터 십자가에 달리셨던 골고다 언덕까지의 800m 에 이르는 거리를 말한다. 이 길은 중요한 사건이 일어났던 지점을 14지점으로 나누어 묵상을 도왔다. 예수님을 믿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십자가의 길이 아랍지역에 있어 아랍사람들에 의해 점유되고 있다는 사실이 영적 전쟁이 치열한 이 지역의 상황을 대변해주고 있는 것 같았다.
첫 지점은 예수님이 재판받은 본디오 빌라도 재판정이 있던 곳으로, 이곳에서 예수님은 심문을 받았고, 십자가 형이 확정되었던 장소이다. 오늘날 이 장소는 아랍 초등학교로 사용되고 있어서 아이들 소리로 시끌시끌했다. 두번째 지점은 로마군사들이 예수님께 가시관을 씌우고, 홍포를 입혀 조롱하던 곳으로 째찍에 맞고 사형선고를 받은 곳이다. 현재는 채찍기념교회와 선고교회가 세워져 있었는데, 교회당에 들어서자 누군가가 “Via Dolorosa”라는 찬양을 부르고 있었다. Via Dolorosa의 현장에서 Via Dolorosa의 찬양들으니 더 큰 감동이 몰려오면서 예수님의 사랑에 눈물을 흘렸다.
Via Dolorosa / Sandi Patti
예루살렘 돌로로사 그 마을에서는
좁은 길을 넓히려는 병정들
끌려가 죽음당할 한 남자를 보려하는 군중들
가시관을 머리쓰고 고통스런 그 모습
채찍의 상처에선 피가 흐르고
고통의 걸음마다 죽음 부르는 사람들의 함성
고통의 길 돌로로사 그 작은 마을에
양과 같은 예수 왕중 왕 주 예수
당신과 나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의 길 가네
고통의 길 돌로로사 갈보리 언덕으로
가시관을 머리쓰고 고통스런 그 모습
채찍의 상처에선 피가 흐르고
고통의 걸음마다 죽음 부르는 사람들의 함성
고통의 길 돌로로사 그 작은 마을에
양과 같은 예수 왕중 왕 주 예수
당신과 나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의 길 가네
고통의 길 돌로로사 갈보리 언덕으로
고통의 걸음마다 죽음을 부르는 사람들의 그 함성
고통의 길 돌로로사 그 작은 마을에
양과 같은 예수 왕중 왕 주 예수
당신과 나에 대한 사랑으로 고통의 길 가네
고통의 길 돌로로사 갈보리 언덕으로
고통의 길 돌로로사 갈보리 언덕으로 ...
본격적인 순례가 시작되는 다음 지점부터는 순례의 길 좌우로 기념품을 파는 아랍상점이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즐비한 기념상품과 이들의 호객행위는 십자가의 길을 순례를 방해하고 있었다. 비록 아랍지역이지만, 순례의 길이기 때문에 찬양도, 기도도 허용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우리는 줄을 지어 찬양하며 십자가 길을 걸었다. 우리의 찬양과 기도가 듣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하나님의 사랑으로 전해지기를 기도했다. 사진도 찍지 않기로 했다. 사진을 찍지 않기로 하니까 마음과 생각을 예수님께 더 집중하게 되고, 내면의 참 자유함도 느껴졌다. 우리가 찬양을 부르며 순례라는 모습이 신기했는지 사람들은 우리를 쳐다보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보혈을 지나 하나님 품으로…””갈보리 산 위에 십자가 섰으니…”찬양을 부르면서 예수님이 처음으로 쓰러지셨던 장소, 구레네 사람 시몬에게 십자가를 지우던 장소, 옷 벗기고 못 박히셨던 장소를 지나 골고다 십자가 장소까지 걸어갔다. 각 지점마다 그 지점에 적합한 말씀을 읽고 묵상과 기도를 드렸다. 참으로 은혜로운 시간이었다. 사진을 찍지 않았어도 가장 강렬한 인상이 남아 있는 곳이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빈 무덤을 보며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찬양했고, 주님이 다시 오시기를 기도드렸다.
통곡의 벽
십자가의 길 순례를 마치고 우리는 유대인 지역에 있는 통곡의 벽을 갔다. 솔로몬 왕화려했던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고, 헤롯왕때 재건했으나 다시 파괴되었다. 통곡의 벽은 헤롯시대 재건했던 성전의 서쪽의 옹벽 일부를 지칭한다. 지금도 이 벽앞에 유대인들이 모여 성전 파괴와 예루살렘 함락을 슬퍼하고 그 회복을 기원한다고 한다. 이 날도 많은 사람들이 모여 히브리 성경을 읽어가며, 자신의 소원을 적은 쪽지를 벽 틈속에 밀어 넣으며 눈물로 기도하고 있었다. 남자쪽과 여자쪽이 구분해서 기도하는 모습도 독특했다. 우리도 한 구퉁이에 서서 이스라엘이 예수님을 알고 그에게 돌아오기를 기도드렸다.
우리팀이 머리에 '키파'를 쓰고 있는 모습. 정통파 유대인은 항상 머리를 가려 하나님을 경외한다고 한다. 
검은 옷을 입은 정통 유대교 남자들이 기도하고 있는 모습.
키파를 쓰고, 팔뚝과 이마에 말씀을 붙이고 있는 유대교인들
여성들이 애통하며 기도하고 있는 장면
야댜 쉬모나 키부츠 호텔
저녁에는 '야다 쉬모나' 키브츠호텔에서 묵기로 했다. '야다 쉬모나'는 8명을 기억하라는 희브리어라고 한다. 제 2차세계대전시 핀란드로 피신해 온 유대인 8명을 보호해 주지 못하고 핀란드 정부가 나치에 굴복하여 이들을 모두 내어줘 죽게 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핀란드 기독교인들은 죽게한 8명의 유대인들을 기억하며 사죄하며,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이스라엘에 건너와 다양한 봉사와 섬김을 꾸준히 했다고 한다. 이들의 선한 행동으로 인해 이스라엘 정부는 이들이 머물 수 있는 땅을 허락했고, 핀란드인들은 1971년 그 땅에 통낭무집40개, 돌집10개의 기브츠 호텔을 건축해서 8명을 기억하겠다는 '야다 쉬모나' 호텔을 세웠다. 핀란드 그리스도인들은 기부츠 호텔을 세우고 1년 동안 틀을 잡은 후, 모든 권리를 메시아닉 유대인들에게 맡긴 후 본국으로 철수했다고 한다. 이스라엘 유대인들에게 여러모로 핍박을 받고 있는 유대 기독교 인들은 이곳 호텔을 운영하며 자립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곳에 모여 마음껏 기도 하고, 집회를 가질 수 있는 안전한 장소 얻게 된 것이다.
호텔은 소박하면서도 격조가 있었다. 이들이 조성해 놓은 정원에는 작은 야회집회 장소와 망대, 성경시대의 식물들이 심겨져 있었는데, 가장 눈길이 끄는 것은 절규하며 옷을 찟는 사람의 조각상이었다. 거기에는 요엘2:13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는 귀절이 새겨 있었다. 귀절을 읽으며 마음에 큰 찔림이 왔다. 핀란드 기독교인들은 마음을 찢는 진정한 회개가 무엇인가를 '야다 쉬모나'를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았다.
요엘2:13절 “너희는 옷을 찢지 말고 마음을 찢고 너희 하나님 여호와께로 돌아올지어다” 이 새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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