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제 생각에 문제는 그냥 상황에 따라 누군가 한다는 것이 때로는 많은 사람들을 안일하게 만드는 것 일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인간의 속성이지요, 인간을 너무 믿어도 안 됩니다^^.) 물론 매주 설거지를 하시는 분은 즐거운 마음으로 행하시고 다른 사람들의 동참을 필요치 않고 또 설거지 하시지 않는 분들에게 아쉬운 마음이 없을 것 입니다. 그러나 공동체 내에서 삶에 대한 교육과 훈련이라는 맥락에서 본다면 설거지는 아주 좋은 교육, 훈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설거지는 교회 공동체 나눔을 위한 귀중한 사역이라고 생각됩니다.  마치 나눔을 위해 음식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것이지요. 어쩌면 음식 준비 보다도 더 힘든 사역일지도 모릅니다. 이 좋은 훈련이요, 사역의 터전을 그냥 둔다는 것은 별로 인것 같습니다. 제가 여기 오기전 머물렀던 포항에 있는 교회는 주일 설거지를 2인 1조로 합니다.(청년부는 단체로) 물론 이렇게 해도 아무 생각없이 지내는 분들은 자기 설거지 차례를 잊고 안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자발적으로 섬기시는 남, 여 집사님들로 인하여 설거지는 훌륭하게 끝납니다.  설거지를 하면서 평소에 같이 이야기를 나누지 못 했던 한조가 된 집사님들과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또 2인 1조로 하지만 언제나 자발적으로 섬기시는 분들은 도움을 주십니다. 조직되어진 시스템+자발적 섬김은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그런지 포항교회에서는 설거지 하는 사람이 늘 넘치고 다양한 농담과 이야기가 설거지 시간에 이루어집니다.

재미있고 즐거운 시간이지요. 자발적으로 혼자서 설거지 끝내고 났더니 모두 집에 가고  혼자 남아 집으로 가셨다는 집사님의 말씀을 듣는 것은 마중물이 추구하는 모습은 아닐 것 입니다. 이것 저것 잘 조직된 시스템이 좋은 교회를  만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여러가지 시행 착오를 겪으며 좋은 교회라고 소문난 교회에는 작지만 잘 조직되어진 뭔가가 있습니다. 거기에 필수적인 요소는 삶 속에서의 교육과 훈련입니다. 이상 설거지에 약간의 형이상학적 개념을 접목시켜 약간 딱딱하게 된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1)

안오성 2011-11-08 04:29:46

^L^집사님, 순천역에서 고흥가는 첫차버스 기둘리다 집사님 덕에 혼자 낄낄거리며 웃었네요..
저가 교회 설거지 좋아하는 이유도,
주말이면 집에서 열라 청소하는 이유도
저가 나름 할 수 있는 작은 애정의 표현방식인데요..

애정표현이야 자신에게 부담없는 수준이면 족하다 봅니다.
예를 들면 한 집사님은 수련회 등 교회전체행사가 있을 때면
그 분이 가진 취미를 잘 살려서 몇날이고 지친기색없이 즐거움으로
지체들 한사람 한사람 순간을 잘 포착한 을 찍어주시고,
그 을 개인별 CD로 구워서 나눠주는 깔끔한 마무리까지..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서 해내어 주십니다.

저는 이분의 섬김의 경우, 일년내내 설거지 한 것보다 더 큰 선물을 공동체에 주신 셈이라
적성에 맞지 않는 설거지를 1/N 하지 않을 충분한 대안이 되는 경우라 생각하거든요..

교회가 작은지라, 이런 예외적인 경우들 이래저래 감안하고..
게다가, 근자에 화두가 되었던 "정의란 "개념에서도
저의 어부인께서 왕림하지 않으시니 식사당번에서 제외된 것을
설거지 따따불로 보상하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스스로 생각합니다.

저도 교회설거지에 있어서 제일 좋아하는 부분은 아마,
함께 설거지 하며, 대화하는 것일듯 합니다.
사람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설거지 핑계로 대화하려는 속셈 이 농후하죠

그래서 그런지..
집사님 글에서 제일 공감가는 부분은, 2인 1조 부분이네요
오.. 내가 딱 원하던 그거..
갑자기 박군호 집사님과 단짝하며 설거지 지기하던 시절이 그리워지는~~

우연의 일치겠지만, 우리 교회 잘 적응하시려나 했는데, 나오지 않게 된 집사님이 계신데
그 분이 혼자 외로이 설거이 할 때, 언뜻 알게 되었으면서도
로비에서 대화하는 재미에 그만 혼자 하시게 두었던 게
괜실히
이 공동체에서 그 분이 외로움을 더 느끼게 한 공범자같아 가끔씩 기억이 나더군요..

2인1조 참 중요하다 봅니다. 특히나 교회 공동체에 아직 정착하지 못하신 분이
당번이라는 책임감많으로 쌩뚱맞게 하게되는 경우는 더더욱 조심할 필요도 있구요

설거지에 대해서는
저는 아래에서 너무 많은 말을 했고
다행히, 그 덕에( ^^)
저에게 편하게 일을 부탁하시는 분도 계실만큼 진정성을 인정받은 셈이니..

집사님이 주신 글에 묻어서..
2인 1조 짝할 분이 공석이거나, 당번서기 어려워 지신 경우
편히 불러달라는 의견을 드리고 버스타러 갑니다.

시간 금방지나네요~^^

답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