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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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33장 - 50 야곱과 에서의 재회.mp3

창세기 33:1-20 / 야곱과 에서의 재회

 

지난번에 한 목사님과 ‘사람은 변화하는가?’의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목사님은 ‘사람은 안변한다’고 했고, 저는 잘 안변하지만 그래도 변한다고 했습니다. 그 목사님은 저보다 더 오랜 시간 목회를 한 분이기에 제가 아직 신참이라서 저런 기대를 가지고 있는 거라고 했습니다. 아니면 그 목사님이 변한다는 기준을 너무 높게 설정해서 안변한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은 잘 안변합니다. 그런데 사람이 변화된 것을 보면 하나님이 일하시는 것이 분명합니다.

 

어제 이정임 어머님 장례를 마쳤습니다. 경남 거창 산청, 정말 두메산골입니다. 덕유산, 지리산, 가야산으로 둘러쌓인 곳이라 6.25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몰랐었던 마을에서 평생을 사신 분입니다. 하나님을 몰랐는데 육종암 때문에 복음을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고 하셨던 분이 예수님 영접하고 침례를 받으시고, 암투병하는 동안 성경을 한번 반을 읽으셨습니다. 성경을 읽는 중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대성통곡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리고 돌아가시면서 모든 가족이 예수님 믿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1년 7개월 비록 짧은 시간 신앙생활을 하셨지만 하나님이 살아 역사하신다는 것을 우리에게 알려주시고 떠나셨습니다.

 

야곱, 두려움속에서 도무지 얍복강을 건널 수 없었던 야곱을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밤새 씨름을 하셨습니다. 비록 고관절이 어긋나서 절룩거렸지만 야곱은 브니엘의 아침에 얍복강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20년전 아버지를 속여 장자의 축복을 빼앗았을 때 형 에서는 야곱을 죽이겠다고 맹세를 했습니다. 이제는 피할 길이 없어서 죽으면 죽으리라는 마음으로 형 에서를 만나러 갑니다. 그 에서와의 재회의 이야기가 오늘 말씀입니다.

 

 

1. 변화된 야곱

저 멀리에서 400명의 장정을 거느리고 오고 있는 에서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야곱의 심박동이 빨라졌을 것입니다. 야곱이 어떻게 했습니까? 3절입니다. “자기는 그들 앞에서 나아가되 몸을 일곱 번 땅에 굽히며 그의 형 에서에게 가까이 가니” 맨 앞으로 나가 몸을 7번 땅에 굽히며 인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신하가 왕에게나 하는 행동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야곱이 생명을 구걸하기 위해 비굴하게 행동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뒤로 숨기만 하던 야곱이 맨 앞으로 나왔습니다. 무방비 상태로 에서에게 가까이 갔습니다. 이것은 분명 변화된 야곱의 모습입니다. 하나님이 씨름하신 결과입니다.

 

7번 절을 했다는 것은 에서와 야곱 사이에서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에서와 야곱은 형제입니다. 그것도 쌍둥이, 발뒤꿈치를 잡고 태어났으니 몇 초 차이도 나지 않은 형제였습니다. 야곱은 이것을 늘 억울하게 생각하고, 영적인 것에 관심도 없는 에서를 얍 잡아보았습니다. 그래서 장자의 자격이 없다고 무시하고 속였던 에서에게 7번 절을 한다는 것은 죽기보다 싫었던 일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야곱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요? 그것은 야곱이 자신의 행동을 깊이 깨달은 것입니다. 과거 아버지와 형을 속인 것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야곱이 잘못한 것입니다. 자신의 교만함, 형을 분노하게 한 것, 20년간의 단절, 모두 자신의 잘못으로 벌어진 일임을 인정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씨름을 통해 이 사실을 깊이 깨달은 야곱은 낮아질 수 있었습니다.

 

죽으면 죽으리라, 에서 앞에 나간 야곱의 눈앞에 벌어진 일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4절입니다. “에서가 달려와서 그를 맞이하여 안고 목을 어긋맞추어 그와 입맞추고 서로 우니라” 이산가족 상봉과 같은 감동적인 형제간의 재회 장면입니다. 야곱도 너무 뜻밖이었겠지만 에서와 함께 달려온 400명도 굉장히 당황했을 것입니다. 무엇이 에서의 보복하려는 마음을 변하게 했을까요? 20년만에 눈앞에 나타난 야곱의 모습에 순간적으로 감동을 받았을 수 있습니다. 낮아진 모습으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야곱을 보면서 측은지심이 발동했을 수 있습니다. 아니면 얼마전 야곱을 뒤쫓아왔던 라반의 꿈에 나타나셨던 것처럼 에서에게도 미리 말씀하셨을 수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야곱도 변했고, 에서도 변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는 하나님이 계셨다는 것입니다.

 

야곱과 에서의 재회의 모습에서 깨닫게 되는 것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는 믿지 않는 사람들 속에서도 역사하신다는 것입니다. 에서는 하나님을 무시하고 살았던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에서의 마음을 움직이셨습니다. 또 한 가지 기억할 것은 비록 상대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내가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나의 약점을 이용할 수도 있고, 하나님이 그 사람의 마음을 에서처럼 누그려뜨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내가 잘못했다면 상대가 누구냐를 떠나 내가 해야할 일은 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껄끄러운 관계들이 있습니다. 피하는 것이 아니라 야곱처럼 대면하는 용기를 주시길 축복합니다.

 

 

2. 변화되지 않은 야곱

 

야곱은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했을까요? 10절 후반절입니다. “형님의 얼굴을 뵈온즉 하나님의 얼굴을 본 것 같사오며 형님도 나를 기뻐하심이니이다” 야곱은 자신을 기쁨으로 맞아주는 에서의 얼굴에서 얼마전 자신과 씨름했던 하나님의 얼굴, 브니엘을 보았던 것입니다. 야곱은 얼마전 얍복을 건너라고 그렇게 자신을 설득했던 그 하나님의 간섭으로 자신에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임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의 야곱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조금 전의 변화된 그 야곱을 의심하게 합니다. 에서가 야곱에게 함께 가자고 하자 야곱이 어떻게 했습니까? 13-14절입니다. “야곱이 그에게 이르되 내 주도 아시거니와 자식들은 연약하고 내게 있는 양 떼와 소가 새끼를 데리고 있은즉 하루만 지나치게 몰면 모든 떼가 죽으리니 청하건대 내 주는 종보다 앞서 가소서 나는 앞에 가는 가축과 자식들의 걸음대로 천천히 인도하여 세일로 가서 내 주께 나아가리이다” 함께 가기를 거절하며 천천히 세일로 가겠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거짓말입니다. 몇 사람을 남겨두어 길 안내를 하겠다는 것도 거절했습니다. 그리고 야곱은 숙곳에 갔다가 세겜 땅으로 가서 장막을 치고, 그곳에서 땅을 샀습니다. 땅을 샀다는 것은 그 땅에 머물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야곱은 왜 세일로 가지 않고, 세겜으로 갔을까요? 여전히 에서를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지금은 하나님이 간섭해서 잠시 에서가 저렇게 바뀐 것이지만 다시 제 정신이 들면 자신을 죽일지 모른다고 판단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 선물을 굳이 받도록 강요한 것인지 모릅니다. 당시 적으로부터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부적절한 것입니다. 에서가 야곱의 선물을 받았다는 것은 이제 싸움이 끝났다, 화해를 공식화한 것입니다. 만약을 대비한 안전장치를 해둔 것입니다. 그리고 세일로 가겠다고 거짓말을 하고 안간 것입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야곱은 어디로 가야 했습니까? 창세기 28:20-22입니다. “야곱이 서원하여 이르되 하나님이 나와 함께 계셔서 내가 가는 이 길에서 나를 지키시고 먹을 떡과 입을 옷을 주시어 내가 평안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게 하시오면 여호와께서 나의 하나님이 되실 것이요 내가 기둥으로 세운 이 돌이 하나님의 집이 될 것이요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모든 것에서 십분의 일을 내가 반드시 하나님께 드리겠나이다 하였더라” 야곱은 20년전 밧단아람으로 도망할 때 하나님을 만났던 곳을 벧엘이라 했습니다. 나를 무사히 돌아오게 하시면 이곳에서 하나님을 예배하고 하나님이 주신 것의 십입조를 바치겠다고 스스로 서원을 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벧엘로 가지 않고 세겜으로 가서 거기에 자리를 잡은 것입니다. 벧엘보다 세겜이 형 에서가 있는 세일 땅에서 더 멉니다. 또한 세겜은 이미 백성들이 자리잡고 있기에 에서가 쉽게 쳐들어오지 못할 것이라 생각한 것입니다.

 

여전히 변화되지 않은 야곱다운 모습입니다. 야곱은 분명 변했는데, 여전히 변화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야곱을 변했다고 해야 합니까, 안변했다고 해야 합니까? 야곱이 세겜으로 간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야곱을 변호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한 순간에 변화되지 않습니다.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야곱의 모습, 어쩌면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과거에 함께 하셨던 하나님이 왜 미래에도 함께 하실 것을 믿지 못합니까? 여전히 세상을 두려워하는 믿음없는 우리의 모습은 아닙니까? 그러나 포기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그런 야곱이지만 결국 하나님은 포기하지 않으시고 또 간섭하시고 변화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또 내 방법으로 하려는 나와 옆 사람의 모습에 실망하지 말고, 다시 은혜앞으로 나아가는 성도님되시길 축복합니다.

 

 

3. 세겜에서 예배하는 야곱

 

야곱은 세겜에서 땅을 사고 자리를 잡고 나서 무엇을 했습니까? 20절입니다. “거기에 제단을 쌓고 그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이라 불렀더라” 이 한 구절에도 변화된 야곱과 아직 변화되지 않은 야곱이 함께 나타나 있습니다. 야곱이 제단을 쌓았다는 것은 하나님을 예배했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야곱에게 있어서 놀라운 변화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곳 이름을 ‘엘엘로헤이스라엘’ 즉 ‘하나님, 이스라엘의 하나님’이라고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누구입니까? 자신의 바뀐 이름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 나의 하나님’이라고 한 것입니다. 얼마전까지는 야곱이 하나님을 찾을 때 뭐라고 했습니까? 32:9입니다. “야곱이 또 이르되 내 조부 아브라함의 하나님, 내 아버지 이삭의 하나님 여호와여!” 할아버지의 하나님, 아버지의 하나님이었습니다. 내가 만난 하나님이 아니라 할아버지가 만났던 하나님, 아버지가 만났던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에서와의 만남을 통해 자신이 하나님을 경험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만난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예배한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누구의 하나님을 예배하고 있습니까? 아버지, 어머니의 하나님입니까? 아내, 남편의 하나님입니까? 이 목사의 하나님입니까? 그 하나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합니다. 귀기울여 들으셔야 합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멈추어서는 안됩니다. 나의 하나님을 만나야 합니다. 나를 만나달라고, 나의 하나님이 되어달라고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아니 하나님이 더 그렇게 바라고 계십니다. 야곱처럼 나의 삶에 찾아오신 나의 하나님을 예배하시는 성도님되시길 축복합니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아직 변화되지 않은 야곱, 더욱 변화되어야 할 야곱의 모습은 무엇입니까?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어디에서 드려야할 예배였습니까? 세겜이 아니라 벧엘입니다. 세겜에서 이 예배를 드렸다는 것은 타협입니다. 온전한 믿음으로 나아가지 못한 것입니다. 34장에 보면 세겜에 머문 댓가를 톡톡히 치르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 창세기 35:1입니다. “하나님이 야곱에게 이르시되 일어나 벧엘로 올라가서 거기 거주하며 네가 네 형 에서의 낯을 피하여 도망하던 때에 네게 나타났던 하나님께 거기서 제단을 쌓으라 하신지라” 세겜이 아니라 벧엘, 거기서 거주해야 하고, 거기서 제단을 쌓아야 했다는 말씀입니다. 너와 내가 약속이 있었던 그 곳이 네가 머물 곳이고, 예배할 곳이라 한 것입니다.

 

야곱은 야곱도 되고, 이스라엘도 되고 싶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은혜도 필요하고 세상적인 방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말씀을 따르고, 세상에서는 세상의 방법을 따르고 사는 것이 지혜라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은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그 두 방법이 서로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영접하고, 우리 안에 성령님이 거주하신 이후에는 우리의 세상을 향한 무가치한 헌신에서 우리를 떼어 놓고 계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바꾸어가시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무가치한 세상적 헌신이 우리를 하나님으로부터 떼어놓게 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하나님의 참 자녀가 아니었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중물 성도님들! 나의 하나님을 만나십시오. 그리고 그 하나님을 예배하십시오. 그러나 오직 하나님만을 예배하는 삶이 되도록 부지런히 나의 모습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여전히 세겜에서 예배하는 모습이 없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세상과 겸하여 의지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보고, 벧엘을 향함으로 나의 변화가 온전한 변화에 이르도록 주님만을 섬기는 하나님의 사람들이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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