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49장-68 야곱의 유언 1.mp3
창세기 49:1-12 / 야곱의 유언 1
사람들은 임종 직전에 정신이 들고, 힘이 나서 가까운 가족을 만나고, 유언을 남기기도 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정신이 온전할 때 가족들에게 남기고 싶은 유언을 글로 적기도 합니다. 전에 어떤 책을 읽다가 햄버거 프랜차이즈로 큰 돈을 번 미국인이 임종시 남긴 유언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자녀들을 모아놓고 그가 남긴 말은 ‘햄은 얇게 썰어야 한다’였다고 합니다. 미국 인디언 선교에 헌신했던 데이비드 브레이너드는 마지막에 “오 나의 사랑하는 하나님, 저는 신속히 당신에게 나아가고 있나이다. 저는 바랍니다. 오 주여, 그것이 당신의 축복된 뜻이라면 그 날을 재촉하소서. 오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속히 오시옵소서” 이런 글을 남겼다고 합니다.
오늘 본문은 야곱이 죽으면서 12아들에게 남긴 유언입니다. 아브라함이나 이삭의 죽음 때는 어떤 유언도 성경에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야곱의 유언은 12아들 각각에 대한 기록으로 꽤 길게 남겨져 있습니다. 야곱이 남긴 유언을 읽다보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이것이 부모가 자녀에게 남길 말일까 의아한 부분이 많습니다. 축복도 있지만 저주도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야곱의 유언의 성격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1절입니다. “야곱이 그 아들들을 불러 이르되 너희는 모이라 너희가 후일에 당할 일을 내가 너희에게 이르리라” 야곱이 남긴 유언은 ‘너희가 후일에 당할 일’과 관련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특별히 야곱에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일반적인 유언과는 성격이 좀 다른 예언이란 것입니다. 예언은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렇게 하겠다는 의지와 약속도 있지만, 계속 그렇게 하면 이렇게 된다는 경고와 축복도 있습니다. 어떤 아들에게 남긴 말은 저주에 가까운 이유가 네가 행한 과거의 잘못을 반복한다면 이렇게 될 것이라는 미래의 결말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살지 말라는 사랑에서 나온 경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한가지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은 왜 야곱만 각 아들에 대한 예언적 유언을 남겼느냐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경 전체의 큰 그림의 흐름에서 이해를 해야 합니다. 창세기는 시작의 책입니다. 세상의 시작, 이스라엘의 시작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의 모델입니다. 나라에는 백성이 있는데 이 백성이 준비되는 과정을 창세기는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 시작은 아브라함과의 약속으로 출발했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이스라엘은 야곱의 12 아들을 족장으로 한 12지파의 연합체입니다. 에서는 이삭의 친아들이었고, 야곱의 형이었지만 이스라엘은 아닌 것입니다. 12지파는 족장을 중심으로 독립된 지위를 가졌습니다. 그렇기에 12아들을 향한 야곱의 예언적 유언은 이스라엘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오늘은 12지파중 4지파에 대한 유언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르우벤에 대한 유언
장자 르우벤에 대한 유언은 3-4절입니다. “르우벤아 너는 내 장자요 내 능력이요 내 기력의 시작이라 위풍이 월등하고 권능이 탁월하다마는 물의 끓음 같았은즉 너는 탁월하지 못하리니 네가 아버지의 침상에 올라 더럽혔음이로다 그가 내 침상에 올랐었도다” 야곱이 먼 타향 땅에서 7년간 일하고 결혼하여 첫 아들을 낳았을 때 얼마나 기뻤겠습니까? 더구나 르우벤은 장자답게 위풍도 당당하고, 능력도 탁월했습니다. 그런데 르우벤의 문제는 무엇이었습니까? 물의 끓음 같았다고 했습니다. 물이 끓어 넘치면 남는 것이 없습니다. 긇어 넘치는 성격 때문에 타고난 배경과 강한 기질과 탁월한 능력이 허사가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르우벤이 아버지의 침상을 더럽힌 사건과 관련이 있습니다. 르우벤은 아버지의 첩 빌하와 동침을 했습니다. 빌하는 라헬의 몸종이었다가 라헬이 아이를 낳지 못하자 라헬이 야곱에게 첩으로 주어 아들을 낳게 한 여인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라헬이 죽은 이후에 생긴 사건입니다. 르우벤이 왜 빌하를 건드렸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물의 끓음 같았다는 말을 볼 때 의도적이기 보다는 순간적인 욕망에 휩싸여서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 한 번의 실수로 르우벤은 자신의 타고난 배경과 능력과 기회를 다 쏟아 버리고 말았습니다. 만약 이런 르우벤이 지도력을 가진다면 아마 빌하의 아들들이었던 단과 납달리가 가만 있지 않았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종종 봅니다. 미 메이저리그에서도 실력을 인정받았던 강정호 선수는 음주운전에 뺑소니를 했다가 실형에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습니다. 범죄자라고 미국에서 취업비자가 거절되어 선수생활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재능이 아까워 소속팀 피츠버그에서는 기다리며, 도미니카의 윈터리그에 가서 뛰면서 경기감각을 익히도록 했지만 결국은 얼마전 방출되었습니다. 탁월한 능력으로 인기와 돈과 명예를 누릴 수 있었는데 순간의 실수로 다 날려버린 것입니다. 교육부 고위공직자가 기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민중은 개돼지 취급하면 된다’는 영화의 한 대사를 멋지게 했다가 결국은 파면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행정고시 출신으로 미국 유학도 다녀와 교육부 차관까지는 무난할 것으로 여겨지던 사람이었습니다.
한 번의 실수인데 너무 가혹하다 생각할지 모릅니다. 아닙니다. 경계가 느슨해졌을 때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이 나오는 것입니다. 르우벤을 향한 이 유언은 우리에게도 유효합니다. 능력이 많은 사람, 은사가 많은 사람은 더욱 주의를 해야 합니다. 능력과 은사는 신앙적 성숙과 비례하지 않습니다. 능력과 은사는 가능성입니다. 신앙적 성숙은 방향성입니다. 함께 가야 올바르게 사용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입니다. 신앙생활을 통해서 나의 기질이 다듬어지는 성숙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아무리 좋은 능력과 은사라도 결국은 물의 끓음같이 다 쏟아버리고 마는 망가진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 앞에서 겸손하게 훈련받으시기 바랍니다.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욱하고 떠나지 말아야 합니다. 인내함으로 잘 훈련받아 내게 주신 능력과 은사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데 사용되는 기쁨이 있으시길 축복합니다.
2. 시므온과 레위에 대한 유언
르우벤 다음의 둘째, 셋째 아들은 시므온과 레위였습니다. 이 둘은 평상시 사이가 아주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야곱으로부터 유언도 함께 받았습니다. 5-6절입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형제요 그들의 칼은 폭력의 도구로다. 내 혼아 그들의 모의에 상관하지 말지어다 내 영광아 그들의 집회에 참여하지 말지어다 그들이 그들의 분노대로 사람을 죽이고 그들의 혈기대로 소의 발목 힘줄을 끊었음이로다” ‘시므온과 레위는 형제요’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시므온과 레위만 형제입니까? 12명 모두 형제입니다. 시므온과 레위에게 이 말을 쓴 이유는 죄짓는 형제였다는 것입니다. 칼은 방어의 도구도 될 수 있고, 요리의 도구도 될 수 있고, 수술의 도구도 될 수 있고, 예술의 도구도 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폭력의 도구로 사용하기로 의기투합한 형제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여동생 디나가 세겜 족장의 아들에게 겁탈을 당한 후 그 보복을 위해 시므온과 레위가 공모한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정정당당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 이들을 속였습니다. 결혼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세겜 사람들에게 할례를 받도록 했고, 할례를 받고 움직이기 힘들 때 그들을 죽여버린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백성이 되는 거룩한 의식을 사람을 속여 살해하는 도구로 사용했던 것입니다. 이 둘은 여동생의 복수를 하겠다는 분노와 혈기대로 사람을 죽이는데 꿍짝이 잘 맞았습니다. 오늘 본문에 소의 발목 힘줄을 끊었다는 표현이 있는데, 흔히 쓰는 표현은 말의 발목 힘줄을 끊었다는 말입니다. 전쟁 도구인 말의 발목 힘줄을 끊음으로 다시 반격을 못하도록 한다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소의 발목 힘줄을 끊었다는 것은 그럴 필요도 없는 소의 발목 힘줄까지 끊었다는, 불필요한 살육을 했다는 표현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은 무엇입니까? 7절입니다. “그 노여움이 혹독하니 저주를 받을 것이요 분기가 맹렬하니 저주를 받을 것이라 내가 그들을 야곱 중에서 나누며 이스라엘 중에서 흩으리로다” 그들의 노여움과 분노에 대한 하나님의 노여움과 분노는 나누고 흩으는 것입니다. 다시는 죄짓는 공모를 하지 못하도록 나누고 흩으신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저주면서도 어떻게 보면 축복입니다. 인간이 하나님께 대항하여 연합하여 바벨탑을 쌓았을 때 하나님은 그들의 언어를 혼잡케 해서 흩으셨습니다. 실제로 시므온 지파와 레위 지파는 나중에 가나안에서 땅을 분배받을 때 흩으셨습니다. 시므온 지파는 유다 지파의 땅 중에서 여러 성읍을 분배받아 흩어지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시므온 지파는 유다 지파에 흡수되어 거의 흔적이 없이 사라지게 됩니다. 레위지파도 흩어졌습니다. 그런데 양상은 전혀 달랐습니다. 모세와 아론이 레위 지파였는데, 금송아지 우상숭배한 자들을 하나님의 편에서 처리하는데 이들이 자원하여 나오면서 이들은 복권이 되었습니다. 제사장이 되어 이스라엘 전역으로 흩어져서 하나님의 편에 서서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치고 영적인 문제를 이끌도록 하셨습니다.
시므온과 레위를 향한 유언은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줍니까?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연합한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죄짓는 연합이면 안됩니다. 그래서 시편 1편 1절에 “복있는 사람은 악인들의 꾀를 따르지 아니하며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라고 한 것입니다. 마음이 너무 잘 맞는 부부사기단, 절친범죄단 되지 말라는 것입니다. 죄짓는 것에는 절대로 공모해서는 안됩니다. 관계를 헤칠까봐 그냥 눈감아주면 안됩니다. 그렇게 하면 결국은 관계도 다 끊어지고 맙니다. 하나님을 위한 연합, 주를 섬기며, 선을 행하는 연합을 하는 형제들 되시길 축복합니다.
3. 유다에 대한 유언
유다는 넷 째 아들이었습니다. 둘째 아들 정도 되면 장자권이 아깝다 싶었겠지만 넷째 정도 되면 그런 마음은 별로 없었을 것입니다. 유다는 형들인 르우벤, 시므온, 레위를 향한 유언을 들으며 자신에게는 무슨 말씀을 하실까 긴장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유다도 과거의 전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창세기 38장 1-2절입니다. “그 후에 유다가 자기 형제들로부터 떠나 내려가서 아둘람 사람 히라와 가까이 하니라. 유다가 거기서 가나안 사람 수아라 하는 자의 딸을 보고 그를 데리고 동침하니” 자기 형제들을 떠나 이방인들과 함께 살았고, 이방 여인과 결혼을 했던 유다였습니다. 그 뿐아니라 창녀로 변장한 며느리 다말과의 사이에서 쌍둥이 아들을 낳은 유다였기 때문입니다.
긴장하고 있었던 유다에게 야곱은 무엇이라 했습니까? 8절입니다. “유다야 너는 네 형제의 찬송이 될지라 네 손이 네 원수의 목을 잡을 것이요 네 아버지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하리로다” 너무 의외의 말씀이었습니다. 네 형제의 찬송이 된다, 네 아버지의 아들들이 네 앞에 절한다는 말은 장자의 축복입니다. 형제들이 절한다는 것은 사실 누구의 꿈이었습니까? 요셉의 꿈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총리가 된 요셉에게 그 꿈은 성취되었습니다. 그런데 야곱은 요셉의 꿈의 성취가 유다의 후손을 통해 다시 한번 일어날 것을 예언한 것입니다. 보통 장자에게 두 가지 권리가 주어집니다. 하나는, 가족을 이끄는 통치권이고, 또 하나는 유산을 다른 형제에 비하여 두 배를 받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두 권리를 하나는 유다에게, 하나는 요셉에게 주셨습니다.
느닷없이 장자의 축복을 받은 유다는 놀랬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기근으로 곡물을 구하러 애굽을 오갈 때 유다가 목숨을 내걸고 베냐민을 지키려 했던 형제애와 희생적 책임감을 보셨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자격없는 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이어지는 9-10절은 유다에게 주신 지도권과 관련된 말씀입니다. “유다는 사자 새끼로다 내 아들아 너는 움킨 것을 찢고 올라갔도다 그가 엎드리고 웅크림이 수사자 같고 암사자 같으니 누가 그를 범할 수 있으랴 규가 유다를 떠나지 아니하며 통치자의 지팡이가 그 발 사이에서 떠나지 아니하기를 실로가 오시기까지 이르리니 그에게 모든 백성이 복종하리로다” 사자, 규, 통치자의 지팡이는 모두 유다에게 이스라엘을 다스릴 사람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다윗으로부터 솔로몬, 남유다의 왕들은 모두 유다지파였습니다. 그런데 그 다스릴 자가 언제까지 입니까? 실로가 오시기까지입니다. 우리가 아는 실로는 먼 훗날 가나안을 정복했을 때 성막이 머물렀던 지명입니다. 이것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실로’가 실로암, 보냄을 받았다는 말과 같은 어원이라기에 하나님께 보냄받은 예수님이 오시기까지라는 뜻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로가 샬롬과 같은 어원이라며 평화를 가져오시는 예수님이 오시기까지라는 뜻으로 해석하기도 합니다. 실로를 ‘그것을 소유한 자’라는 뜻으로 보아 통치자의 지팡이를 소유한 예수께서 오시기까지로 볼 수 있습니다. 저는 세 번째 해석이 맞다고 생각하는데 어떤 해석을 따르더라도 이것은 예수님을 지칭한다는 것을 확실합니다. 유다지파에서 예수님이 탄생하셨습니다.
유다에 대한 예언의 마지막 11-12절은 포도나무와 관련된 말이 계속되는데 이는 풍요를 상징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오셔서 온전히 우리를 다스리게 되면 그 안에 풍요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오늘 말씀은 르우벤, 시므온과 레위, 유다에게 남긴 예언적 유언이면서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이것은 모두 경고면서도 축복입니다. 경고를 잘 기억하고 지키면 축복이 되고, 무시하면 저주가 되는 것입니다. 탁월한 능력과 다양한 은사가 있으십니까? 신앙의 훈련과 인내를 배워서 주를 위해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잘 맺고 연합하는 능력이 있으십니까? 악을 도모하지 말고, 선을 행하는데 앞장서시기 바랍니다. 다스림의 지위를 약속받으셨습니까? 섬김의 형제애와 희생적 책임감을 갖추지 않으면 그 지위가 악용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중물 성도님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들이 있습니다. 그것이 능력이든, 하나되는 마음이든, 어떤 지위이든 주를 기쁘시게 하는데 사용하도록 자신을 훈련하고 가꾸어가시는 성도님 되시길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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