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사도행전 2장 - 7 교회의 탄생.mp3

사도행전 2:37-47 / 교회의 탄생

 

이번 주에 대입 수능시험이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상황에서도 그동안 준비했던 시험을 치르게 되어 참 다행이었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하고 고대했던 일이 성취되었던 적이 있습니까? 그때의 기분이 어떠했습니까? 가고 싶었던 직장에 취업을 하거나, 사랑하던 사람과 결혼을 하거나, 기다리던 첫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거나, 달성하고 싶었던 꿈을 이루었을 때의 기분은 그야말로 따봉입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 이처럼 흐뭇하고 기쁜 일이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렸던 교회가 탄생한 것입니다. 아브라함으로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이라는 공동체도 교회의 그림자였습니다. 예수님의 생명을 값으로 지불하고 탄생한 것이 교회입니다. 물론 아직은 완벽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진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오랫동안 계획하셨고, 진행하셨던 교회가 탄생한 것은 하나님께 큰 기쁨이었습니다.

 

오순절 성령강림으로 당황해하는 사람들에게 베드로가 설교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엘서의 말씀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시편의 말씀을 통해 예수님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승천을 설교했습니다. 그리고 설교의 결론을 이렇게 맺었습니다. 36절입니다. “그런즉 이스라엘 온 집은 확실히 알지니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이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느니라 하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셔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결론은 너희가 하나님을 믿고 섬긴다고 말은 하지만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은 행동은 하나님을 대적하는 짓을 한 것이라는 지적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이 지적에 대한 반응이며, 그 결과로 교회가 탄생한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그 첫 교회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찌할꼬

 

베드로의 설교에 대한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37절입니다. “그들이 이 말을 듣고 마음에 찔려 베드로와 다른 사도들에게 물어 이르되 형제들아 우리가 어찌할꼬 하거늘” 마음에 찔려 우리가 어찌할꼬 사도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가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았다는 베드로의 말에 ‘나는 아니었다’고 할 수도 있었습니다. 대제사장과 빌라도 총독의 탓으로 돌릴 수도 있었습니다. 마음이 찔려도 무시하고 외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잘못으로 인정했습니다. 그래서 어찌해야 하는지 물은 것입니다. 가르쳐 주는 대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나이만 먹으면 뭐하니 철이 들어야지’라는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통해 철이 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까? 그것은 자신을 돌아볼 줄 알고, 핑계하지 않고, 자기 탓을 하는 것입니다. 내가 못난 것은 부모 탓을 하고, 자식이 잘못되면 배우자 탓을 합니다. 때를 잘못 만나서 인재를 못 알아본다고 시대 탓을 합니다. 끊임없이 원인을 밖에서 찾는 사람은 아직 철이 덜 든 것입니다. 자신의 탓으로 여기며 애통해하며 ‘어찌할꼬’라고 말하는 모습이 어른다운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하나님을 대적했다’고 진단한 베드로는 ‘어찌할꼬?’ 하는 이들에게 처방도 내립니다. 만약 ‘당신은 이런 병에 걸렸습니다’ 진단만하고 ‘그런데 약이 없습니다’고 한다면 얼마나 막막하겠습니까? 처방없는 진단은 잔인한 것입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처방을 제시했습니다. 38절입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회개는 단순한 뉘우침이 아니라 가던 방향에서 U턴하는 행동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이 침례입니다. 당시 침례는 이방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할 때 공개적으로 자신이 죄인이었음을 시인하던 의식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유대인들에게는 꺼려지는 것이었습니다. 베드로는 하나님을 대적했던 것을 회개하고, 그 회개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자신들이 십자가에 못 박은 예수 그리스도와 연합하는 침례를 받을 것을 처방한 것입니다.

 

그런데 침례를 받으라고 할 때 베드로는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으라고 했습니다. ‘각각’이라는 것은 회개하고 침례를 받는 것은 개인적 결단에 의한 것임을 말합니다. 그것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침례를 받는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권한으로’ 침례를 받는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내가 놀이동산 연간회원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 권리를 누군가에게 양도했습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내가 가진 권한으로 인해 놀이동산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죄없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기에 죄용서의 권한을 가지고 계십니다. 우리가 침례를 받는 것은 예수님께서 그 권한을 우리에게 양도하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예수님과 연합되어 죄에 대하여 죽고, 의에 대하여 살게 되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처방을 따라 회개하고 침례를 받으면 어떻게 됩니까? 죄 사함을 받게 되고,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본문은 ‘침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고 해서 마치 침례가 죄 사함의 전제 조건처럼 보이는데 ‘죄 사함을 받기 위하여 침례를 받으라’고 번역하는 것이 더 나은 번역입니다. 회개하고 침례를 받으면 죄사함이 이루어져 성령께서 머물 수 있게 됩니다. 성령 하나님이 머무시니 그곳이 성전입니다. 구약의 성전을 대체하는 곳이 바로 성도들이고, 이 성도들의 공동체가 교회입니다. 그렇기에 죄사함을 받아 하나님의 자녀가 된다는 것은 곧 교회의 한 지체가 되는 것입니다.

 

 

2. 삼천이나 더하더라

 

베드로의 처방을 따라 회개하고 침례를 받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41절입니다. “그 말을 받은 사람들은 침례를 받으매 이 날에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더라” 하루에 삼천명이 침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12명의 사도가 삼천명을 침례를 주려면 한 사람당 250명을 침례해야 하고, 한 사람당 1분이 걸려도 4-5시간 동안 진행되었을 것입니다. 당시 예루살렘의 인구가 5만 정도였다고 추정합니다. 거기에 오순절 명절을 지키러 온 디아스포라 유대인들까지 더해졌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명절이 되면 예루살렘의 인구가 50만까지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기에 이 첫 교회의 신도 삼천명중에는 명절을 지키러 온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이 더 많았을 것입니다. 이들은 얼마의 시간이 지나면 예루살렘을 떠나 각자 자신의 삶의 터전으로 돌아갈 사람들이었습니다. 무슨 말이냐면 첫 번째 교회부터 흩어지는 교회였고, 선교적인 교회였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모든 민족으로 제자를 삼으라”고 명령하셨습니다. 베드로는 주님의 이 명령이 이들을 통해 성취되어질 것을 보았던 것 같습니다. 39절입니다. “이 약속은 너희와 너희 자녀와 모든 먼 데 사람 곧 주 우리 하나님이 얼마든지 부르시는 자들에게 하신 것이라 하고” 회개하고 침례를 받는 자에게 죄사함과 성령을 선물로 받게 되는 그 약속은 그 자리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먼 데 사람’ 즉 이방인들, 모든 민족의 사람들이 이 약속을 따라 주님의 제자가 되고, 교회의 지체가 될 것을 베드로는 보았던 것입니다.

 

신도의 수가 삼천이나 더하여진 것은 흥분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 있었던 삼천명을 통해 모든 먼 데 사람들도 하나님이 부르실 것을 바라보는 것은 더 흥분되는 일입니다. 오늘 성도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리며 이런 흥분이 있습니까? 우리가 코로나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이렇게 예배드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지만 여기에 머물러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함께 예배드린 성도들이 삶의 자리로 흩어져서 이어질 일에 대한 기대가 있어야 합니다. 비록 마중물교회는 대전이라는 지역적 기반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가 모일 때마다 세계를 바라보고,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지는 일에 참여해야 합니다.

 

 

3. 첫 교회의 모습

 

성령을 기다리며 기도했던 120명은 갑자기 삼천명의 신자로 늘어났습니다. 제자삼는 일은 회심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출생보다 더 힘든 일이 양육입니다. 진짜 일은 이때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 사도들에게는 아직 신약성경도 없었고, 교인관리 프로그램도 없었고, 한 자리에 모일 건물도 없었습니다. 당시 사회적 분위기도 교회에 적대적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삼천명의 신자들은 어떤 활동을 했을까요? 42절입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이 구절을 통해 갓 탄생한 첫 번째 교회는 어떤 교회였는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첫 번째, 사도의 가르침을 받는 배우는 교회였습니다. 사도들은 무엇을 가르쳤을까요? 아직 신약성경은 없을 때니 구약의 말씀에 기초해서 예수님에 대하여 가르쳤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예수님께 배웠던 말씀들을 가르쳤을 것입니다. 43절입니다. “사람마다 두려워하는데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표적이 많이 나타나니” 성령께서는 사도들을 통해 기사와 표적이 나타나게 함으로 사도들의 가르침에 권위가 실리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서로 교제하는 교회였습니다. 교제, 코이노니아는 서로 교류, 사귐, 나눔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서로에 대하여 알아가는 것이 기쁨입니까? 부담입니까? 둘 다입니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의 아픔과 약점도 공유하고 수용하는 것이기에 기쁠 수만은 없습니다. 그래서 적당히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첫 번째 교회에서 일어난 교제는 희생적인 나눔의 교제였습니다. 44-45절입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주며” 이들은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했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나누어주었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공산주의의 정신처럼 모든 것을 서로 공유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서로 깊이 교제하는 가운데 서로의 필요를 보며 물건을 통용하고, 때로는 그 사람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재산과 소유를 파는 일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아마 첫 신도 삼천명중에는 디아스포라 유대인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이들 중에는 정한 시간보다 예루살렘에 더 머물게 되면서 필요한 것이 많았을 것입니다. 또한 디아스포라 유대인들 중에서 노년을 예루살렘에서 살려고 온 사람들도 많았기에 돌봄이 필요한 이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교회는 이들의 필요를 외면하지 않고 서로 물건을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이들의 필요를 채웠다는 것입니다.

 

세 번째, 떡을 떼며 기도하기에 힘쓰는 예배하는 교회였습니다. 떡을 먹었고 하지 않고 떼었다고 했습니다. 떼다는 것은 찢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성찬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46-47상반절입니다. “날마다 마음을 같이하여 성전에 모이기를 힘쓰고 집에서 떡을 떼며 기쁨과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고 하나님을 찬미하며” 물론 떡을 떼는 성찬도 있었고, 순전한 마음으로 음식을 먹는 애찬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교회 건물이 없었기에 성전에 모이기도 했지만, 개인의 집에 모여서 성찬과 애찬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하나님을 찬미했다, 예배했다는 것입니다. 성찬은 예수님께서 자신이 다시 올 때까지 나를 기념하여 행하라 하신 것입니다. 첫 교회는 모여 예배드릴 때마다 주님께서 자신들을 위해 찢기신 몸과 흘리신 피를 기억하며 전하기 다짐했던 것입니다.

 

네 번째, 전도하는 교회였습니다. 47절입니다. “하나님을 찬미하며 또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으니 주께서 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 첫 교회는 주변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교회였습니다. 삼천명의 신자들이 배우고, 교제하고, 예배하는 모습이 당시 사람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날마다 구원받는 사람들이 더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의 삶이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매력적일 때 복음의 전도는 더욱 잘 될 것입니다. 교회에는 새 생명의 탄생이 계속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 번째 교회의 모습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우리 마중물교회의 모습을 살피게 됩니다. 우리에게도 말씀을 배우고, 서로 교제하고, 예배드리며, 전도하는 모습이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마중물 성도님들! 우리에게 부족한 부분, 더 힘써야 할 부분을 발견하게 되신다면 그 부분에 헌신해주시기 바랍니다. 한국교회가 무엇이 문제다, 마중물교회는 무엇이 부족하다 지적하고 비판만하는 방관자가 되지 말아주십시오. 그 빈자리를 채우고 바꾸어가는 성도님들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교회의 이런 모습은 누구의 탓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탓으로 여기며 하나님 앞에서 어찌할꼬 하며 나아가는 성도님들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서 그토록 고대하셨던 교회가 탄생했고, 주님께서 다시 오실 때까지 하나님은 지금도 교회를 통해 일하고 계십니다. 마중물교회가 하나님이 일하시는 도구로 기쁘게 쓰여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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