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사도행전 1장 - 1 하나님 나라의 일과 성령.mp3

사도행전 1:1-5 / 하나님 나라의 일과 성령

 

추석명절 연휴는 잘 쉬셨습니까? 예년과는 다른 추석을 보낸 연휴의 마지막 날이고, 10월의 첫 주일입니다. 10월이라고 하니까 가을이 성큼 다가온 것 같고, 어느덧 한 해가 다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2020년이 시작될 때 지금과 같은 풍경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참으로 많이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교회에서도 예년에는 10월이면 야외예배를 드리고, 11월에 추수감사주일을 보내고, 12월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면 한 해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리고 10월이면 새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할 때입니다. 그런데 지금 상황에서는 무슨 계획을 세울 수 있을까 고민이 됩니다. 예년에 해오던 행사는 금년에 거의 할 수 없었고, 내년도 이 상황은 비슷할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내년에 무엇을 계획해야 합니까?

 

우리가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없는 상황이 되면서 도리어 예배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로 삼자고 했던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그동안 교회에서 반복적으로 해왔던 행사와 사역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재정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행사는 교회의 본질을 반영한 것이었는가 돌아볼 기회라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교회가 처음 시작했을 때는 어떠했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예수님이 함께 계시다 승천하시면서 제자들만 남게 되었을 때 제자들도 난감했을 것입니다. 전에는 예수님이 계셨기에 따라 다니면 되었는데, 이제 제자들만 남게 되었습니다. 제자들은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생각하면서 사도행전을 보게 되었습니다. 비록 상황은 달라졌고, 아니 상황은 계속 달라지겠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교회가 지향해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울은 영적인 아들 디모데에게 “너는 말씀을 전파하라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쓰라”(딤후 4:2)고 했습니다. 교회가 시작되고, 확장되는 기록인 사도행전을 통해서 교회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항상 힘써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아가고 순종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

 

사도행전은 누가가 기록했습니다. 누가가 기록한 누가복음과 사도행전은 신약성경의 거의 1/4 분량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두 책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1-2절입니다.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먼저 쓴 글이라는 것은 당연히 누가복음입니다. 누가복음은 예수님께서 행하시고 가르치기 시작하심부터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한 것입니다. 이어지는 3절은 사도행전이 어떤 책인지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가 고난 받으신 후에 또한 그들에게 확실한 많은 증거로 친히 살아 계심을 나타내사 사십 일 동안 그들에게 보이시며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시니라”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지상에서 40일을 지내셨습니다. 이 40일은 아주 특별한 기간입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입니다. 예수님은 이 40일 동안 제자들에게 부활의 확실한 증거를 많이 보여주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수많은 질문을 던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이 40일동안 하신 일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하나님의 나라의 일을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의 일이란 무엇일까요?

 

마가복음 1:15은 예수님이 공생애를 시작하실 때 선포하셨던 말씀입니다.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 하시더라” 예수님이 공적 사역을 시작하심으로 하나님의 나라가 이 땅에 임하였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하나님의 나라는 계속 진행 중인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의 대속적 죽음과 부활로 하나님 나라로 들어가는 구원의 길, 생명의 길을 활짝 여셨습니다. 누가복음은 이것을 기록한 것입니다. 사도행전은 예수님 승천 후 이 하나님 나라의 일이 어떻게 계속되는지에 대한 말씀입니다. 예수님 승천 후 남겨진 제자들에 의해 하나님 나라의 일이 계속되었습니다. 예수님은 남겨진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을 떠넘기고 가셨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예수님은 승천하신 후 성령을 보내셔서 하나님 나라의 일이 제자들에 의해 계속되도록 여전히 일하고 계십니다. 누가는 누가복음에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지상사역을 기록한 것이고, 사도행전에 하나님 나라에 대한 예수님의 천상사역을 기록한 것입니다.

 

사실 성경 전체가 하나님 나라에 대한 말씀입니다. 구약성경은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에 대한 약속입니다. 그 약속의 성취를 위해 예수님이 오셨다는 것이 복음서이고, 예수님으로 도래한 하나님의 나라가 어떻게 확장되고 세워져 가는지가 사도행전과 서신서이고,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기록이 요한계시록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사도행전을 읽고 묵상하면서 이 큰 그림을 놓치지 말았으면 합니다. 사도행전에는 성령강림을 체험하고 방언을 하고, 환상을 보고, 이적을 행하고, 한번 설교하면 3천명이 회개하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도 예수님 잘 믿고 성령체험하면 이렇게 될 수 있다는 식으로 읽고 이해하면 안됩니다. 만약 그렇다면 스데반처럼 순교하고, 야고보 사도처럼 칼에 죽고, 바울처럼 투옥되는 것도 사모하셔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사건들이 하나님 나라의 일 가운데 일어났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가 전개되어가는 과정 가운데 이적이 나타날 수도 있고, 핍박이 나타날 수도 있고,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사도행전에는 오순절 성령강림이후 놀랍게 변화된 베드로가 등장합니다. 수천명이 회개하고, 성전미문의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성령을 속였다고 말하자 아나니아와 삽비라가 죽고, 고넬료를 회심시키고, 그런데 그 다음에 베드로가 어떻게 되었는지 기록에 없습니다. 사도바울이 등장하여 놀라운 사역을 했지만 그의 마지막도 사도행전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베드로도, 바울도 사도행전의 주 관심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도행전은 이렇게 마칩니다. 28:31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담대하게 거침없이 가르치더라” 하나님의 나라가 담대하게 거침없이 계속해서 전파된다는 기록입니다. 사도행전의 주관심사는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여 승천하시기까지 제자들과 40일을 보내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말씀하셨고, 그 하나님의 나라의 일이 어떻게 진행되어 갔는지 기록한 것이 사도행전입니다. 그래서 사도행전은 28장으로 끝이 난 책이 아니라 수많은 성도들에 의해 지금도 기록되고 있는 책입니다.

 

교회와 성도들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나 고민하는 이 시대에 다시 한번 우리의 큰 그림을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생존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하나님 나라의 일에 참여할 것인가, 무엇이 이 시대에 걸맞는 하나님 나라의 일인가를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고민을 함께 하며, 사도행전을 함께 이어 써내려가는 마중물교회와 성도님 되기를 축복합니다.

 

 

2. 택하신 사도들과 약속하신 성령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도록 남겨둔 사람이 누구입니까? 2절입니다.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택하신 사도들입니다. 예수님이 택하셨던 사도들이 어떤 사람들이었습니까? 그렇게 특별한 사람들은 아니었습니다. 어부들과 세리, 물론 공부를 많이 한 바울도 합류하지만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는 보통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지상사역 중에 수없이 깨닫지 못하고 헛발질했던 이들입니다. 때로는 세상 권력이 두려워 예수님을 모른다고 했던 이들입니다. 예수님은 무엇을 믿고, 이런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맡기신 것입니까?

 

하나님은 말씀으로 천지를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이시라면 한순간에 그 나라를 완성하실 수 있습니다. 하나님도 힘드시게 왜 우리들을 동원하시는 것입니까? 우리의 힘이 꼭 필요한 것입니까? 오늘날 선교사들이 이렇게 고생하며 복음을 전파하고, 이슬람권의 성도들이 저렇게 핍박을 견뎌내야 하나님의 나라가 완성되는 것입니까? 이 과정이 꼭 필요한 것입니까? 네,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인 우리를 완성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필수적입니다. 우리는 이 땅의 나라에 태어나 세상 나라의 일꾼으로 키워졌습니다. 이 땅의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이런 우리를 하나님 나라를 건설하는 일꾼으로 불러주셨습니다. 이것은 영광스러운 직책이고, 이 직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하나님의 나라를 배우고, 소망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택하신 제자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일을 맡기시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4-5절입니다.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침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침례를 받으리라 하셨느니라” 예수님은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고 하였습니다. 약속하신 성령으로 침례를 받아야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약속하신 성령으로 침례를 받는다는 것은 성령이 오셔서 제자들의 마음에 내주하시는 것입니다. 약속하신 성령님을 받아 내주하시는 성령님과 함께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를 지시기 전에 제자들에게 약속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6:13입니다. “그러나 진리의 성령이 오시면 그가 너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시리니 그가 스스로 말하지 않고 오직 들은 것을 말하며 장래 일을 너희에게 알리시리라” 성령께서 오시면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신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할 수 있도록 이끌어가신다는 것입니다. 성령님께서 과거 예수님이 하셨던 행동도 이해하게 하고, 예수님께 들었던 말씀도 깨닫게 하십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할 힘을 주시기도 하고, 은사를 주셔서 열매를 맺게도 합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기 위해 예수님이 오셨던 것처럼, 이제는 성령님도 오셨다는 것입니다. 성령이 오셨다는 것은 우리에게 하도록 하신 하나님 나라는 실패할 수 없다는 것이고, 그 가운데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라는 약속이고, 보증입니다.

 

우리 안에 거하시는 성령님을 경험하십니까? 성령님이 오셨다는 것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혼자가 편하다고 결혼도 안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 맞습니다. 성령님께서 오셔서 함께 거하게 되면 우리는 고달파집니다. 우리가 잘못된 행동을 하게 되면 근심하게 만들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하도록 충동하십니다. 우리에게 깨우침도 주시지만 책망도 하십니다. 사사건건 간섭하시기에 피곤할 수 있습니다. 자녀들이 부모가 간섭하는 것을 고마워합니까? 귀찮아합니까? 거의 귀찮아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제는 애비 애미 없이 자랐나 왜 저 모양이냐’고 욕을 합니다. 성령님의 내주하심은 우리를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로 빚어가시는 것입니다.

 

빌립보서 1:20-21입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을 따라 아무 일에든지 부끄러워하지 아니하고 지금도 전과 같이 온전히 담대하여 살든지 죽든지 내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게 하려 하나니 이는 내게 사는 것이 그리스도니 죽는 것도 유익함이라” 바울에게 있어서는 사느냐 죽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의 간절한 기대와 소망은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는 것입니다. 즉, 하나님 나라를 위한 일꾼으로 쓰여지는 과정을 통해 바울이 바울되어진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존경하는 바울의 바울됨은 다메섹 도상에서 놀라운 회심을 체험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자신을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부르신 주님께 순종하여 이방인의 사도로 쓰임받는 과정을 거쳤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저의 모습을 보면 여전히 부족한 것이 많지만 그나마 목사가 되지 않았으면 어쩔뻔했나 싶을 때가 많습니다. 목사로 설교를 하고, 성경을 가르쳐야 하기에 더 많이 성경을 묵상하게 됩니다. 더 많이 기도하는 자리에 있게 됩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전과는 많이 달라진 저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많이 변화된 것이 이 정도니 과거에는 오죽했겠습니까? 그래서 감사합니다. 여전히 제게 주어진 역할이 버겁고, 어찌해야 할지 고민될 때도 많지만 이것이 나를 빚어가시는 주님의 과정임을 알기에 감사합니다. 또한 완성될 하나님 나라가 있다는 것이 소망이고, 그 나라의 일꾼이라는 것이 영광입니다.

 

제가 이렇게 말한다고 여러분들이 모두 목사가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우리가 어느 자리에 있든지 주님께서 그 자리에서 여러분들을 부르셨습니다. 그 자리에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시기 바랍니다. 자녀들을 위해 한번 더 기도하시고, 사랑으로 권면하시기 바랍니다. 직장에서 주변 사람들에게 하나님 나라에 소망을 두고 사는 사람의 삶을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이웃에게 조금 더 따뜻하게 대하고 섬기시기 바랍니다. 이 시대에 교회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감당해주시기 바랍니다. 내 삶의 자리에서 내가 행하는 일들이 어떻게 하나님 나라와 연관되는지 의미부여를 하고, 우리 안에 계신 성령님께 물어가면서 감당해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나님 나라의 일꾼되시고, 그 과정을 통해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빚어지는 성도님들 되시길 축복합니다.

덧글 (0)

답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