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스가랴 14장 - 추석에 생각하는 초막절 (0927).mp3

스가랴 14:16-21 / 추석에 생각하는 초막절

 

연초에 달력을 보고 추석 연휴가 수목금이라서 주말까지 황금연휴라며 여행을 계획하신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명절이고, 휴일도 많은데 이동을 자제해달라고 하니 금년 추석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색다른 추석을 보내게 될 것 같습니다. 코로로 인해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를 자주 경험하게 됩니다. 코로나가 우리의 경험의 폭을 자꾸 넓혀주고 있습니다.

 

한국의 추석과 거의 같은 시기의 구약의 명절이 초막절입니다. 초막절은 유대력으로 7월 15일부터 일주일간입니다. 유대인들도 음력을 사용했고, 유대력 7월은 한국의 음력 8월에 해당하기에 윤달이 있을 때를 빼면 거의 같은 시기입니다. 또한 7월 1일이 나팔절인데, 이스라엘에서는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입니다. 그리고 7월 10일이 대속죄일이기에 초막절까지 이어지면서 거의 한 달 가까이 명절이 이어집니다. 10여년전에 저는 추석 연휴를 이용해서 이스라엘을 여행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집트에서 타바국경을 통해 육로로 이스라엘로 들어갔는데, 마침 입국하려는 날이 대속죄일이었습니다. 이날은 모든 국경을 폐쇄하고, 비행기, 선박, 자동차 등 모든 교통수단이 멈추고, 방송도 하지 않고, 하루를 금식하며 보내는 날입니다. 저는 국경 근방에서 하루를 보내고 대속죄일 다음 날 이스라엘에 입국할 수 있었고, 여행하는 기간중에 초막절을 지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나라나 명절은 의미가 깊은 날입니다. 명절이 담고 있는 의미는 여러 가지 형태로 표출이 됩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는 추석에 송편을 먹었습니다. 중국은 보름달 모양의 월병을 먹는데, 왜 우리나라는 반달 모양의 송편을 빗었을까요? 추석은 날씨도 좋고, 추수하여 먹을 것도 많아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고 할 정도로 풍성함이 있는 시기입니다. 그런데 우리 선조들은 앞으로 더 번창하여 보름달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아 반달 모양의 송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나님은 유대인들에게 초막절을 지키라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왜 이 명절을 지키라고 하셨을까요? 유대인들은 이 명절을 지키기 위해 어떤 행동을 했을까요? 오늘 신약의 성도들에게 초막절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의 명절 추석에 같은 시기의 성경의 명절 초막절을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예년과 다른 특별한 추석 명절이 되길 소망합니다.

 

 

1. 초막절 : 과거를 기억한다.

초막절은 나팔절 – 대속죄일 다음에 이어지는 절기였습니다. 나팔을 불어서 새해가 시작되었음을 알렸습니다. 그리고 이 나팔은 곧 대속죄일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역할을 했습니다. 유대인들은 이 기간에 자신들의 죄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리고 대속죄일을 지나면서 과거의 모든 죄가 깨끗하게 용서되었기에 초막절은 뛸 듯이 기뻐하며 보내는 절기입니다. 왜 이 명절 이름을 초막절, 장막절이라고 했을까요?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은 40년간의 광야생활을 거쳐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갔습니다. 그 40년 동안 계속 이동하면서 장막에서 살았기에 이를 기억하기 위해 초막절, 장막절이라고 한 것입니다. 초막이냐, 장막이냐는 풀로 지었느냐, 천으로 지었느냐의 차이일 것입니다. 정말 ‘광야에서 살아남기’를 한 것을 기억하기 위한 절기입니다.

 

그래서 초막절이 되면 초막이나 장막에서 잤습니다. 아이들은 캠프를 하는 것 같아 신나하지만, 원래는 불편함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유대인 랍비들은 무엇이 초막절을 지킬 수 있는 초막이나 장막에 해당되는가를 정했습니다. 3면 이상이 풀이나 천으로 되어 있어야 하고, 밤에 달빛이 새어 들어와야 한다고 합니다. 광야, 사막에서, 이런 열악한 곳에서 40년을 살았다는 것이 하나님의 은혜였습니다.

 

허허벌판 뜨거운 사막이고, 어디에 무슨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모르는 광야입니다. 인도자가 없이는 길을 잃고 죽을 수밖에 없는 곳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이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인도하여 광야 길을 건널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초막절이 되면 밤에 등을 밝혀 두었습니다. 인도하신 불기둥을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광야에는 먹을 음식도, 마실 물도 구하기 어려운 곳입니다. 그런데 20세 이상 장정만 60만명이나 되는 이들이 하나님이 주시는 만나와 메추라기, 반석에서 솟아난 물을 먹고 살았습니다. 그래서 초막절이 되면 실로암 못에서 물을 길어다가 성전 마당에 쏟아 부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물을 마시고 살았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유대인들이 광야의 40년을 생각하면 부끄러운 기억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불평하고, 원망하고, 불순종했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자신들을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인도하신 하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자신들의 허물을 덮고도 넘치는 하나님의 인도가 있었음을 기억하기 위해 초막에서 자고, 먹고, 불을 밝히고, 물을 쏟았던 것입니다.

 

신약의 성도들에게 이 초막절은 무슨 의미를 가지겠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이지만 광야같은 세상을 지나고 있습니다. 광야는 우리가 최종적으로 머물 곳이 아닙니다. 그러나 반드시 거쳐야 하는 땅입니다. 광야에서 시련을 겪고,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난제들 앞에 부딪히게 됩니다. 광야의 삶에서 너무 안락한 것을 구하지 마십시오. 그것은 약속의 땅에서 구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광야에서 우리를 결코 홀로 내버려두지 않으십니다. 요한복음 7:37-38입니다.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초막절 마지막날, 가장 많은 물을 실로암에서 떠다가 붓는 그 자리에서 예수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목마를 수밖에 없는 광야같은 이 세상에서 주님께 와서 마시라는 것입니다. 목마르지 않도록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날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것은 매마른 광야 같은 세상살이에 성령을 주심으로 어떤 시련과 난관을 만나더라도 이겨내도록 하신다는 것입니다.

 

광야 생활에서 시련은 필연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과 함께 ‘광야에서 살아남기’를 하는 것입니다. 이번 추석 명절에는 ‘나의 광야에서 살아남기’를 돌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이 광야 같은 세상에서 하나님께서 함께 하셨던 흔적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을 오래 하기 위해 유대인처럼 나름대로의 전통을 만들어보면 어떨까요?

 

 

2. 초막절 : 현재를 감사한다.

 

초막절은 과거를 기억하기 위함만은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에게 있어서 이 시기는 과일농사를 수확하는 때였습니다. 그래서 초막절을 수장절(收藏節)이라고도 합니다. 수확한 것을 저장한다고 해서 수장절입니다. 레위기 23:39입니다. “너희가 토지 소산 거두기를 마치거든 일곱째 달 열닷샛날부터 이레 동안 여호와의 절기를 지키되 첫 날에도 안식하고 여덟째 날에도 안식할 것이요” 그래서 초막절은 현재 내가 누리고 있는 복에 대한 감사의 절기입니다. 우리의 삶에 힘든 부분도 있지만, 허락하신 축복도 있지 않습니까? 지혜자는 전도서 3:13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마다 먹고 마시는 것과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그것이 하나님의 선물인 줄도 또한 알았도다” 우리는 수고하지 않고 무엇인가를 얻는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수고함으로 낙을 누리는 것이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내가 먹고 마실 것이 있고, 수고할 일이 있다는 것이 축복이며, 감사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것을 잘 누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추석이나 초막절은 한 해중 가장 풍성한 때입니다. 내게 없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 현재 누리고 있는 복을 세어보고 감사를 표현하는 시간이 되길 소망합니다. 그런데 감사가 있는 사람들의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입니다. 레위기 19:9-10절입니다. “너희가 너희의 땅에서 곡식을 거둘 때에 너는 밭 모퉁이까지 다 거두지 말고 네 떨어진 이삭도 줍지 말며 네 포도원의 열매를 다 따지 말며 네 포도원에 떨어진 열매도 줍지 말고 가난한 사람과 거류민을 위하여 버려두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 곡식 추수를 할 때 밭 모퉁이까지 거두지 못하게 했고, 땅에 떨어진 이삭을 줍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포도원과 같은 과일 농사도 한번 거두면 다시 거두지 못하게 했습니다. 밭 모퉁이와 이삭, 한번 거두고 이후에 나온 과일들은 가난한 사람과 나그네들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축복을 다 나를 위해 사용하지 말라고 하신 것입니다. 다 거두지 말고 일부를 아낌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감사는 이웃과의 나눔을 통해서 표현되는 것입니다. 거두어들이는 열매가 있어서 열매있는 삶이 아닙니다. 거두어들인 열매를 나누는 것을 통해 열매있는 삶이 되는 것입니다.

 

 

3. 초막절 : 미래를 소망한다.

 

오늘 본문으로 정한 스가랴 14장의 말씀은 여호와의 날에 있을 일입니다. 14장 전체에 여호와의 날, 그 날이란 표현이 8번 나옵니다. 하나님의 날에 무슨 일이 일어납니까? 16절입니다. “예루살렘을 치러 왔던 이방 나라들 중에 남은 자가 해마다 올라와서 그 왕 만군의 여호와께 경배하며 초막절을 지킬 것이라” 이 구절은 하나님을 대적하던 사람들이 회심하여 하나님을 경배하며 초막절을 지킨다고 했습니다. 18하-19절입니다. “여호와께서 초막절을 지키러 올라오지 아니하는 이방 나라들의 사람을 치시는 재앙을 그에게 내리실 것이라 애굽 사람이나 이방 나라 사람이나 초막절을 지키러 올라오지 아니하는 자가 받을 벌이 그러하니라” 초막절을 지키러 올라오지 아니하는 자들에게는 하나님께서 재앙, 벌을 내리신다고 했습니다. 이 구절들은 여호와의 날, 하나님의 심판의 날에 이루어질 일입니다. 그런데 그 기준이 초막절을 지키느냐, 아니냐입니다.

 

초막절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들어가 그 땅의 소출을 먹으면서 드리는 절기였습니다. 그렇기에 성도들에게 초막절은 광야같은 세상을 지나 약속하신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입니다. 완성된 하나님의 나라는 이 땅과 다르다는 것을 스가랴는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20-21절입니다. “그 날에는 말 방울에까지 여호와께 성결이라 기록될 것이라 여호와의 전에 있는 모든 솥이 제단 앞 주발과 다름이 없을 것이니 예루살렘과 유다의 모든 솥이 만군의 여호와의 성물이 될 것인즉 제사 드리는 자가 와서 이 솥을 가져다가 그것으로 고기를 삶으리라 그 날에는 만군의 여호와의 전에 가나안 사람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라” 전쟁하는 말에 달린 말방울도 여호와께 성별되게 되고, 아무 솥이나 하나님의 성물이 된다는 것입니다. 거룩함과 속됨의 구분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께 속하였기에 모두가 거룩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초막절을 지키러 올라와 하나님의 나라에 거하게 되는 모든 성도는 온전히 거룩하게 변화될 것입니다. 초막절은 새해가 시작되어 모든 죄를 용서함 받고 즐거움의 축제를 벌이는 것, 즉 주님의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출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우리의 미래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9월 한달 동안 마중물 지체들의 부모님 세 분이 소천하셨습니다. 우리를 낳으시고, 양육해주신 부모님의 떠남은 슬픔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소망이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5:1입니다. “만일 땅에 있는 우리의 장막 집이 무너지면 하나님께서 지으신 집 곧 손으로 지은 것이 아니요 하늘에 있는 영원한 집이 우리에게 있는 줄 아느니라” 우리의 몸, 육신을 장막 집이라고 했습니다. 이 몸은 우리의 영혼이 이 땅에서 머무는 장막입니다. 이 장막은 낡고 기능을 다해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후에는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께서 지으신 영원한 집, 영원한 장막에 우리의 영혼이 거하게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몸을 입게 된다는 것입니다. 요한계시록 21:3-4입니다. “내가 들으니 보좌에서 큰 음성이 나서 이르되 보라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음이러라” 성경은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을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는 것으로 표현했습니다. 이 광경은 출애굽한 백성들이 광야에서 경험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성막을 중심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장막을 치고 살았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성취될 광경의 한 단면입니다. 그렇기에 진정한 초막절, 장막절은 하나님의 나라에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추석명절과 성경의 초막절은 같은 시기의 절기입니다. 이번 추석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도리어 시간적 여유가 있을 것입니다. 이럴 때 개인의 초막절을 한번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 해서 초막절의 과거, 현재, 미래를 생각해보았습니다. 광야같은 세상에서 함께 하셨던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하기 위해 작은 전통을 하나 실천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완악한 나를 깨뜨리신 하나님을 기억하면서 매년 추석에 낡은 그릇이나 스트리폼 박스를 깨뜨리는 것입니다. 현재 누리는 복에 감사하기 위해 매년 추석에는 주변을 돌아보고 작은 나눔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장애우들을 찾는 것도 좋고, 다문화가정도 좋습니다. 또한 열심히 달려오던 것을 잠시 멈추고 영원한 나라에서 지킬 장막절을 생각하며 소망을 확인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번 추석에 여기치 않은 여유로움이 축복된 시간으로 이어지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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