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하박국 3장 - 6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mp3

하박국 3:8-19 /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하박국서의 마지막 본문입니다. 하박국은 자신이 직면한 고통의 문제에 대하여 ‘왜?’라는 질문을 하나님께 던졌습니다. ‘이 땅에 왜 정의는 시행되지 않습니까?’, ‘왜 악인이 더 설쳐대고, 더 잘되는 것 같습니까?’, ‘하나님은 왜 저들을 심판하지 않고 잠잠히 계십니까?’... ‘의심과 항변’으로 시작된 하박국서였습니다. 기다림의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대답을 들은 하박국은 침묵을 깨고 하나님께 기도와 찬양으로 하박국서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고난에 대한 속 시원한 대답은 아닐지라도 하나님의 계획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바벨론에게 멸망하여 성전이 파괴되고, 포로로 잡혀가게 되면 끝장이 날 줄 알았는데, 악에 대한 심판과 회복의 과정을 통해 주의 백성을 다시 살려내실 것을 알았습니다. 고난이 문제로만 알았는데, 그 고난 안에 하나님의 신비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의 백성을 다시 살려내는 부흥을 경험하기까지 뼈를 깎는 고통이 있겠지만 그 길을 가겠다며, 그 가운데 긍휼을 베풀어달라고 기도하는 하박국입니다.

 

하박국은 하나님께 의심과 항변을 했지만 하나님을 뛰쳐나가지 않았습니다. 침묵과 기다림의 과정을 거쳐 하나님을 알아가면서 의심과 항변은 기도와 찬양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것이 신앙의 성숙과정이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 본문의 하박국의 기도를 보면 1장을 시작할 때의 하박국과는 사뭇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도 이와같은 성숙의 자리까지 이르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1. 구원의 병거를 질풍처럼 몰고 오시는 주님

8-15절까지의 내용은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해 역사 가운데 개입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시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우선 8-10절입니다. “여호와여 주께서 말을 타시며 구원의 병거를 모시오니 강들을 분히 여기심이니이까 강들을 노여워하심이니이까 바다를 향하여 성내심이니이까 주께서 활을 꺼내시고 화살을 바로 쏘셨나이다 (셀라) 주께서 강들로 땅을 쪼개셨나이다 산들이 주를 보고 흔들리며 창수가 넘치고 바다가 소리를 지르며 손을 높이 들었나이다” 출애굽한 백성들을 홍해가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뒤에서는 애굽의 군대가 추격해왔습니다. 사면초가의 위기의 상황일 때, 이를 보고 하나님께서 구원의 병거를 질풍처럼 몰고 오셨습니다. 한눈판 사이에 아이가 차가 많이 다니는 큰 도로가로 간 것을 보고 엄마가 정신없이 달려드는 것처럼 주께서 위기 가운데 있는 백성들에게 질풍처럼 오셨습니다. 그리고 지체없이 병거에서 활을 꺼내 쏘셨습니다. 화살이 날아가면서 홍해의 물을 쪼개셨습니다. 바다가 소리를 지르며 갈라져서 출애굽한 주님의 백성들이 구원함을 받은 과거의 사건을 시적으로 묘사한 것입니다.

 

11절입니다. “날아가는 주의 화살의 빛과 번쩍이는 주의 창의 광채로 말미암아 해와 달이 그 처소에 멈추었나이다” 이 사건은 여호수아가 가나안을 정복할 때, 가나안 연합군과의 전투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도망하는 적을 쫓아가는데 날이 어두워져가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적을 완전히 격퇴시킬 수 있었는데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그때 해와 달이 멈춘 것입니다. 이것을 하박국은 하나님이 적과 싸우실 때 쏘신 화살의 빛과 휘두르신 창의 광채가 얼마나 강했는지 태양이 충격을 받아 놀라 멈쳤다고 했습니다. 주께서 당신의 백성을 위해 얼마나 열정적으로 싸우시는가를 표현한 것입니다.

 

14절은 하나님을 어떻게 묘사하고 있습니까? “그들이 회오리바람처럼 이르러 나를 흩으려 하며 가만히 가난한 자 삼키기를 즐거워하나 오직 주께서 그들의 전사의 머리를 그들의 창으로 찌르셨나이다” 호시탐탐 적이 삼키려하지만 결국은 자기 백성을 지켜내고 적국의 머리에 창을 찌르시는 전사로 하나님을 묘사했습니다. 병거를 몰고 달려와 화살을 쏘시고, 창을 휘두르시고, 적의 전사의 머리를 찌르는 하나님입니다. 하박국은 출애굽한 백성들이 애굽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약속의 땅 가나안을 정복하도록 돕기 위해 개입하셨던 하나님을 기억한 것입니다. 그와같은 방법으로 바벨론의 포로로부터 구출해주실 것을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신앙은 과거 성경의 사건이 나의 사건이 되는 것입니다. 위험에 처한 자기 백성을 구원하기 위해 오셨던 하나님을 오늘 내가 만나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사망 권세와 싸워 이기신 예수님의 사건은 2,000년 전에 있었던 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이 시간도 나로 하여금 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고, 영광의 나라에 이르도록 싸우시는 주님이십니다. 그 주님을 소망하는 것이 신앙입니다. 십자가에서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셨던 주님께서 그 이상의 계획을 가지고 여전히 사랑하고 계시다는 것을 믿고 노래하는 성도되시길 축복합니다.

 

 

2. 여전히 떨고 있는 하박국

 

하박국은 위기 가운데 있는 자기 백성을 도우시기 위해 병거를 모시고 달려와 적과 싸우시는 주님을 소망하며 찬양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 16절을 보면 하박국의 전혀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내가 들었으므로 내 창자가 흔들렸고 그 목소리로 말미암아 내 입술이 떨렸도다 무리가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환난 날을 내가 기다리므로 썩이는 것이 내 뼈에 들어왔으며 내 몸은 내 처소에서 떨리는도다” 하박국은 창자가 흔들렸고, 입술이 파랗게 질릴 정도로 떨렸고, 뼈가 썩는 고통에 온 몸이 떨렸다고 했습니다. 왜 그랬습니까? 우리를 치러 올라오는 바벨론의 군대를 생각하면 그랬다는 것입니다. 바벨론에게 당할 환난의 날을 기다린다는 것이 몸서리쳐질 만큼 두려웠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조금 전까지 우리를 위해 달려와 싸우시는 하나님을 노래한 것은 무엇인가?, 이렇게 두려워하는 것은 불신앙이 아닌가? 하나님의 승리를 노래하면서 두려워하다니 모순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수술을 하지 않고는 살 길이 없는 환자가 대수술을 받게 되었을 때, 두렵지 않습니까? 유다는 지금 바벨론을 통한 수술대에 놓인 것입니다. 째고 도려내고 꼬매는 대수술을 통해 거의 죽음 직전까지 갈 것입니다. 그래야 살기 때문입니다. 그 현실이 두렵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십자가를 통한 영광을 바라보셨지만 그 고난의 잔 앞에서 고민하며 기도하셨습니다. 우리가 죽음 너머에 나를 기다리고 계신 사랑의 주님이 계시고, 그의 나라가 있다는 것을 알지만, 죽음이 두렵지 않습니까?

 

‘하나님을 믿는데 무얼 두려워하세요?’라는 말은 ‘두려움 중에도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믿음으로 이겨내자’는 의도로 말했다면 맞는 말이지만, ‘하나님을 믿기에 두려워하는 것은 믿음이 적은 것이다’는 의미로 말했다면 틀린 말입니다. 잘못을 해서 부모에게 야단을 맞는 자녀가 부모의 호통에 겁을 먹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해야지, 그래도 지자식인데 어쩔거냐며 전혀 겁 먹지 않는 자녀가 정상이라 할 수 있습니까?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정상입니다. 아니 두려워해야 합니다. 두려움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 두려움 때문에 어디를 향하느냐가 문제입니다. 무서워서 부모의 품으로 달려가는 아이처럼 두려움 때문에 주님을 더욱 의지하는 성도님들이 되시길 권면합니다.

 

 

3. 하나님으로 기뻐하기로 한 결단

 

17-18절은 두려움의 현실 속에서 하박국이 한 결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하박국이 ‘없다’라고 한 것들은 땅이 가져다주는 풍요요, 축복입니다. 이 땅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현실적인 것들입니다. 그러나 바벨론의 침략으로 잃게 될 것들입니다. 이 모든 것을 잃게 되어 현실의 고통이 심해진다해도 나는 구원의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으로 즐거워하고 기뻐하겠다는 결단을 찬양한 것입니다. 현실이 즐겁고 기쁘고 감사해서 그 기쁨을 노래한 찬양이 아니라 고통스런 현실 속에서도 하나님을 기쁨으로 여기며 견디겠다는 찬양입니다. 그러니까 힘차게 승전가를 부르듯이 부를 찬양이 아니라 깊은 슬픔 가운데서 바들바들 떨면서 부른 소망의 노래였다는 것입니다.

 

송명희 시인의 ‘나’라는 찬양을 아십니까?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중증뇌성마비로 모든 것을 잃고 남의 도움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처지에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찬양한다는 것에 많은 사람이 감동을 받은 찬양입니다. 분당에 있을 때 송명희 씨의 동생과 같은 교회를 다녔습니다. 동생이 들려준 매일 매일의 삶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전쟁이었습니다. 동생은 가족을 사랑하지만 그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 결혼을 빨리하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전혀 공평하지 않은 현실을 매일매일 살아가면서 공평하신 하나님을 찬양한 것입니다. 이것은 현실이 아니라 믿음이자 소망을 노래한 것입니다.

 

하박국이나 송명희 씨가 노래한 소망이 무엇입니까? 19절입니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이 노래는 지휘하는 사람을 위하여 내 수금에 맞춘 것이니라” ‘여호와가 나의 힘이시라’는 사실이 소망입니다. 현실을 견디어내는 힘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온다는 믿음이며, 소망입니다. 이 세상의 어떤 것도 다가오는 위험에서 건질 수 없습니다. 나의 힘이 되신 하나님만이 나의 발을 사슴 같게 하사 산악지대도 사뿐사뿐 뛰게 하시며, 높은 곳에서 다가오는 위험을 대비하고 견디게 하실 것을 바라보며 찬양한 것입니다.

 

소망은 소망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 하나님으로 힘을 얻는 것입니다. 고통도 현실이지만, 소망도 현실입니다. 사악한 악이 난무하는 세상, 그로 인해 다가올 시련과 고통도 외면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그러나 그 모든 악과 고통을 능가하는 하나님의 통치와 성도의 형통함이 있다는 소망도 현실입니다. 이런 믿음이야말로 불의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낙망하지 않고 신실함을 지키는 힘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박국의 노래는 하나님의 뜻을 자기의 소원과 의지로 삼는 사람들이 부르는 소망의 노래입니다.

 

하나님께서 애굽의 속박에서 구출하신 이스라엘에게 시내산에서 당부하신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그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세상의 풍요를 쫓다가 하나님을 잃었습니다. 욕심 때문에 이웃도 잃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들이 쌓은 풍요를 바벨론을 통해 빼앗기게 했습니다. 다시 하나님을 찾게 하고, 하나님을 찾는 이웃을 만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빼앗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제대로 다시 돌려주시는 것이 목적입니다.

 

한국교회가 처한 상황도 이와 비슷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나라에 큰 부흥을 주셨고, 은혜와 축복을 허락하셨습니다. 그 자유와 축복으로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두 가지는 결코 따로 실천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이웃에게 무관심할 수 없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이웃을 사랑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위선이고 자기 의입니다. 한국교회는 하나님 사랑, 이웃 사랑에 있어서 심각한 병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수술대에 올라간 상황입니다. 당분간 상당한 고통을 겪게 될 것입니다. 불신당하고, 무시당하고, 조롱당하는 현실에 가슴 아플 것입니다. 주를 모르는 자들이 하나님을 모독하는 것에 분개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을 통해 우리를 정결케 하실 것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비록 그동안 누려오던 많은 것을 잃는다 하여도 주님을 의지할 때 견딜 힘이 되실 것입니다. 잃는 것이 아니라 비우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새로운 것으로 채우기 위한 비움입니다. 결국은 주의 신부되신 교회를 정금같이 하실 것을 바라보며 노래해야 합니다. 하박국의 노래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마중물 성도들의 소망이요, 고백이요, 노래가 되시길 축복합니다. 또한 시편 기자의 고백이 우리 모두의 고백이 되길 소망합니다.

 

“나의 힘이 되신 여호와여 내가 주를 사랑하나이다” (시편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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