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가슴속에 품은 뜻을 여러분에게 남기고 떠납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6년의 임기를 마치고 후배들에게 남긴 한 마디이다.

오늘 토요기도회의 아침묵상말씀, 마28장의 지상명령의 위임과정도

어쩌면 동일한 맥락이다.

오늘 특이한 관점의 발견은 예수님은 부활 후 40일중 단 하루도

자신의 부활을 제자들의 인위적 계략이라고 헛소문을 퍼뜨린

유대지도자들과 그 헛소문에 속아넘어가는 유대민중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시고

제자들에게 집중해 사용하셨다는 점이다.

(물론, 다른 성경에 500인에게 한 꺼번에 나타내신 부분도 있지만..)

결국, 이 땅에 위대한 뜻을 품고 떠나는 한 존재가 마지막으로 의탁할 것은

바로 그가 일생을 걸고 투신한 그 뜻을

공감하고 이어가고 확대해갈 그의 제자, 동지, 후배들임을 생각해본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아니, 다른 이가 보기에 과연 나는 어떤 "뜻"을 품고 사는 것으로 보일 것인가?

'그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라' 고 하셨듯이

내 안에 내 글에 아무리 고상한 뜻이 있다 한들..

내 일상의 그림자가, 그들이 바라보는 내 등뒤의 모습이 바로 내 가슴에 진정 품은 뜻을 대변할 터이니..

과연, 그런 뜻이 있기나 한 것인가?

지나친 이상도, 지나친 현실주의도 아닌 그런 뜻인가?

그 뜻은 과연, 생의 혼돈과 불의와 실망속에 방황하는 지혜로운 나그네에게 빛을 던져줄만한 그런 뜻인가?

내 생을 마감할 즈음,

그 뜻은 과연 배우고, 모방해 보고 싶은 수준으로 성숙되고 검증되어,,

나 또한 과연 이 땅을 떠날 때에

"내 가슴에 품은 뜻을 여러분에게 남기고 갑니다."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에서 암으로 죽어가면서도

사랑하는 이들의 사랑과 돌봄에 자신을 내 맡기고, 끝까지 강의를 하는 모리교수는

과연 그런 모델로 형상화된다.

그리고 수많은 참회록의 저자들인 믿음의 선진들이 또한 그런 모델이다.

하나님 앞에서 헌신적으로 살아간 생을 "참회"의 그릇에 담아내는 것은

기독교의 전통에서만 찾을 수 있는 아름다운 전통이요,

인생에서 주의해야할 뜻, 길을 후배들에게 웅변적으로 전해준다.

갈렙은 뜻을 세웠고, 후계자에서 밀려났지만, 하나님을 향한 기대와 소망을

40년간 고이 간직하며 살다가, 마침내 그의 백발이 성성한 때에

가장 힘겨운 전투를 가장 용기있게 자원하여 싸운 "뜻"의 화신이었다.

그 가슴에 품은 높은 뜻이 그의 기력을 든든하게 해 주었고

물러나 침묵할 때에도 나아가 싸울 때에도 그에게 평안과 용기를 주었던 것이다 

뜻이 있는 인생.. 뜻을 성숙시키고 검증해가고, 전파해 가는 인생.

무엇보다 그 뜻이,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과 연결되어

죽음과 거짓, 무지와 두려움, 자기중심성에서 자유한 그런 뜻에 투신한 인생

어쩌면 바로 그것이 제작사역, 지상사명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나 자신이 아무리 전도활동을 하고, 교회봉사나 사회봉사에 매진한다 하더라도

내 삶의 본론이 펼쳐지는 삶의 현장에서

부활의 자녀로서, 부활에 속한 자로서의 뜻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 새롭고 산 길에 들어선 자에게 마땅히 보여야 할 "영광의 자유"가 보이지 않는다면,

날 마다 나를 에워싸는 문화와 구습을 벗고, 생명에 속한, 새로운 뜻을 세워가지 않는다면..

내가 증거하는 부활이 무슨 소용이 있을 것인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라는 사명은 바로 그런 맥락으로 왔다.

"부활을 보았으니 당장 증거하러 나가라"가 아니었다.

부활이요 생명되신 예수님과의 동행의 시간을 통해

예수의 몸에 체화된 그 뜻이 그들 가슴 깊이 스며드는 시간이 있었고,

부활의 예언이 그들의 삶과 무슨 의미가 있을런지 도통이해하지 못하던 세월이 있었으며

헌신의 이름으로 위장된, '왕'되신 예수의 '등극'과 함께 한자리 할 꿈에 도취와 자기기만의 과정,

그리고 철저한 실망과 예수를 버리고 모두 도망가야 했던 두렵고 자괴감에 빠지는 사건이 왔으며
부활하신 예수의 마지막 사역 40일간, 다시 회복되는 과정이 있어야만 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이 그의 가슴에 품은 뜻을 후배들에게 부탁할 때,

위와 같은 뜻을 나누고 체화하는 질곡의 과정을 가까운 지인들과 공유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분명한 것은 그런 과정이 생략된 채 마지막에 이 말을 던지는 것이나

조급히 부활의 증인되자고 몰아세움은 모두 자기 기만일 뿐이란 것..

 

부활의 자녀로서, 어떤 뜻을 세워갈 것인가?

분명한 것은, 두려움과 놀람과 혼돈에 대한 처연한 반작용이나,

자기우상화가 녹녹히 스며든 그런 뜻은 부활에 속한 자녀의 것이 아닐터이다.
그것은, 다만 생의 거친 현장에서
또 하나의 처연한 시도에 그치는 그런 인생에 지나지 않을 터이다.

두렵도록 바랄 것은,

이 세상을 떠날 때에

"그 대가 보여준 뜻, 사랑이 우리 가슴에 남아 있습니다." 라는 언어를 그들의 눈에서 확인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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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태어나는 날

나는 울었지만, 주위의 모든 사람은 기뻐하였다고 들었다.

내가 죽는 날에는

나 혼자 웃고, 주위의 모든 사람은 울 수 있기를..

한 줆 흙으로 돌아가지만,

공이 아니요

 

그의 은혜의 손길과 생명의 자양분으로

연단되고 고양된 내 영혼의 한 줌, 

그 뜻이 사랑하는 이들의 가슴 깊이 남을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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