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오시장의 시장직을 내 건 정치 모험과
이에 대한 누리꾼들의 반응,
그리고 지식인들의 무관심한 대응을 보면서 정치에 대해 다시 생각해본다.

무모하다,

정치적 쇼다

왜 투표하고 안하고에 대해 여야가 부담을 주느냐...

참으로 사람의 진심 앞에서 조그마한 먼지라도 털어내려는 저들은 과연 얼마나 온전할까 생각을 해본다.

우선, "정치행위"란 무엇인가?
...더 큰 가치를 더 많은 이들에게 공유-공감시키는 기술일 것이다.

상대와 나, 서로 다른 이익집단의 충돌과 대립을 넘어설 더 큰 가치를
명분을 위한 명분이 아니라, 뚜렷한 소신과 철학가운데 찾고 명확히하고
또한 그것을 잘 전달하는 것이라고 풀어 쓸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이들이 공감하는 여부를
투표로 결정하는 것이 정치의 최종적 행위라 하겠지만,

실상, 그것은 대의적인 것이요, 확인절차에 지나는 것일 뿐
정치행위의 본론은 정책개발, 대결 과정에서

우선은, 더 큰 가치를 찾는 것이고, 그에 동반하는 안목과 지혜일 것이며

다음은, 그 가치를 공동체에게 전달하고 공감과 지지, 협력를 이끌어 내는 것이라 할 것이다.

오시장은 행정책임자로서 이 두 가지원칙에 충실한 정치행위를 했다고 본다.

즉, 더 큰 가치로서 본 것은 전면무상급식이라는 가치보다,

50%에게만 지급하고 나머지 예산은 교육의 균형발전을 위한 다른영역의 교육예산에 사용하겠다는 가치를 지키겠다고 한 것이다.

야당이 이에 대해 제시한 가치는 단 하나뿐이다. 즉 눈칫밥먹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두 개의 가치가 대결하는 구도로 보았을 때 후자의 가치가 열세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후자의 문제는 얼마든지 운영의 묘로서 해결할 방도가 다양하다.

이 정책대결에 저급한 꼼수를 먼저 꺼내든 것은 야당이다.

투표를 통해 찬반을 가리면 될 것을 아예 투표율을 유효투표수인 33.3% 이하로 떨어뜨려

오시장의 안건이 자동폐기되게 하려는 것이다.

도저히 용인할 수 없는 저열한 것이고,

그 꼼수에 놀아난 사람들을 우롱하고 조종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 미련한 짓이 아무 소용없는 짓이라고 하며 그냥 고상하게 정도를 가는 것이 바른 정치일까?

일찌기 지혜의달인이자 대정치가였던 솔로몬도 늘 고상한 선택을 할 수 가 없었던 듯 하다.

그는  미련한 사람과 싸울 때엔 두 가지 선택밖에 없다고 솔로몬도 고백했다.

하나는 미련한 놈 피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정치적으로 맞서야 하는 상황이라면) 같이 미련한 모습 보이며

미련하게 맞서든지...!

아마, 솔로몬도 세상사 품위있게 대응할 수만은 없음을 직면하고 이 말을 하지 않았을까?

누구도 100% 순수할 수 없지만,
오시장의 이 용단에 나는 박수를 보낸다.

그의 선택에 미련함이 보이더라도,
그 이면적 상황을 보고 지지해주면 어떨까?

100% 순수하고 옳은 선택만을 해야 한다고 하면 이미 정치가 아니다.
그의 시장직을 내건 용단에 대해 정치적 퍼포먼스의 냄새가 난다며 그 잘난 글질 해대는 파라노이드들..

적어도 지식인층은 오시장의 미련한 행위의 이면을 읽어주어
파라노이들이 판치는 세상속에서 완충지대를 해 주어야 하지 않을까?

덧글 (3)

이은영 2011-08-24 17: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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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이 유쾌하지 않은 것은 정당전쟁에 급식문제가 이용당한것 같은 생각이 지워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나저나 미국에선 언제 돌아오시나요 계획한 일들은 잘 되었나요 목사님께서 기도하시던데

안오성 2011-08-24 17:52:16

김집사님, 말씀드렸듯이 미련한 자와 싸우는 것은 아쉽게도 단 2가지 뿐입니다.
"고상한 행동"은 없습니다. 침묵하고 피하고 당하든지, 동일하게 미련한 모양으로 맞서든지..

침묵할 경우, 나의 고결성을 계속 지키면서 결국에는 사필귀정일거란 원칙으로 위로 삼겠지만
무대에 나선이는 이미 공인이고, 정치적 결정의 마지노 선이기에 침묵을 선택할 수 없겠지요.

대응을 하려면, 워낙에 상대가 펼친 미련한 꼼수에 어느정도는 미련을 떨 수밖에 없다는 것이지요.

교육예산이 밥먹이는 것으로 쏠려
교육행정의 균형발전을 위한 모든 예산을 축소해야 하는 지경으로 치닫는 현상은 어느 지차체나 이미 경험하고 있는 사실입니다.
(물론 더 큰 그림에서 보면,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쏠림에 의해서도 그런 문제가 생기지만..)

서울은 그야말로 부자의 도시이고,
50%선으로 잘라도 충분히 그 범위안에서는 밥문제가 되지 않는
그야말로 부자동네이지요..

그래서 밥먹이는 교육행정, 포퓰리즘을 저항하고서 시장이 나선 것은 저는 용단이라 봅니다.

그러나, 이러한 대세를 뒤집으려면 정책투표에서 이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유효투표수를 넘어야 하는 2가지 자물쇠를 통과해야 하는데,

야당은, 바로 절차상의 헛점을 노려, 나쁜 투표라는 이름을 뒤집어 씌우면서
투표율을 떨어뜨려,
대한민국 최초의 정책투표를 해프닝으로 끝나게 하려는 꼼수를 부린 것 아닙니까

그 꼼수에 오시장이 이런 밥문제에 매달리는 것이 대선을 노린 것이다는둥, 별소리들이 다 있지만,,
그가 100% 진심은 아니어도 상당히 진심이란 것을 저는 믿는 것입니다.

원래 어느 조직이나, 정치나 침묵하고 자기손에 피 안묻히는 사람이 인기를 유지합니다.

이대통령이 수도이전철회문제나 4대강 사업과 관련하여 자기 자신이 나서지 않고
짖굳게 정운찬 서울대 전총장을 내세운 것도 그의 도덕성과 교양을 사서 자신들의 치부를 가리고
욕먹어도 정총장이 먹지 자신들은 안전하리라는 계산때문이지요..

회사 조직에서도 용기없는 리더들.. 밑에서 피터지게 관계 깨어지며 곡 소리 날 때까지 기다리다
사필귀정이여 하면서 뒤늦은 의사결정을 합리화 합니다.

그러다가 LG 짝 나고, 근자에 품안에 굴러들어온 안드로이드를 구굴에 놓치고
벼랑에 스스로 몰린 삼성전자 짝납니다.

저는 여당도 야당도 아닙니다. 그러나 행동하는 이의 편입니다.
그것도 자신의 명예를 걸고하는 행동하는 이.

오버라 하지만, 거꾸로 정책에 자신의 책임을 무게있게 실었던 정치인이 언제 있었습니까

비판을 먹더라도 좀 튀는 그림자가 보이더라도
용기있게 행동하는 사람..
나서서 자기 이름으로 자기 명예를 걸고 가치와 싸우는 사람..

무대에 올라서지 않은 사람은 그림자가 노출될 위험도,
비판에 노출될 위험도 없지만
저는 그 서툰 몸짓보다,
그 모든 정치적 투쟁의 이면과 진정성을 보아줄 줄 알았으면 합니다.

이미 이번 투표는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을 말해주는 것으로 판가름 난 상황이지만..

임성근 2011-08-25 16:09:51

소위 말하는 '정치'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는 토론이 길어지죠.(무상급식은 '정치'가 아니라고 해야 되는 것이 맞는 것 같지만 )(20대 초,중반에 밤새 피우며 토론하던 시절이^^;) 작은 지면에 글로 의견을 쓰기에는 저 한테는 힘드네요. 다음에 기회가 주어지면 이야기함도 좋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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