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

 

 

김종철

 

 

 

 

 

 

자동차 운전 중 느닷없이 튀어 날아온 돌로 인해 자동차 앞의 유리가 파이고 금(crack)이 가는 등,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했을 때, 저를 포함한 우리들의 1차적인 정서적 반응은 어떤가요?

 

이런 일은 어제 퇴근길 이전에는 제 인생 여정에서 한 번도 없었기에, 정말 엄청나게 놀라고 말았습니다.

 

요즈음 TV에서 자주 방송되는 엽총·공기총 사고의 표적이 된 것처럼 섬뜩하더라구요.

 

찬송하면서 집을 향해 운전해 가는 도중이었지요.

 

조수석(助手席) 앞 유리의 아래 부위에, 아주 크고 둔탁(鈍濁)한 마찰음(摩擦音)이 들리면서 탄흔(彈痕) 같은 상흔(傷痕)이 생기고 바로 이어 양쪽으로 깨어진 금이 쫙 펴져가더라구요.

 

누군가로부터 살의(殺意)를 느낀 듯 얼마나 무섭고 끔찍하면서 소름이 끼쳤는지 모릅니다.

 

집에 와서 아내에게 말하면서 놀란 가슴을 달랬지요.

 

컴퓨터 슬롯(slot)에 블랙박스 SD 카드를 넣고 블랙박스 영상을 재현해보았지요.

아내랑 같이 아무리 살펴봐도 범인을 색출하기 어려웠습니다.

유리 손상 장면은 생생하지만, 앞차를 비롯해서 어디에서 돌이 튀어나왔는지 아니면 주위의 산에서 사냥 혹은 사격 연습 중 오발탄(誤發彈)이라도 날아왔는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답니다.

 

느닷없는 불상사(不祥事)에 너무 기가 막혀서 한숨을 푹 쉬고 있었지요.

그런 나를 보고, 사랑하는 아내 왈 ‘그만 하기에 다행이지요. 무더위 속에 창문 열고 운전하던 당신의 얼굴이나 팔 혹은 상체에 그 돌조각처럼 예리한 물체가 박혔다면 어쩔 뻔 했어요? 정황을 살펴보니 오히려 감사하네요.’

역시 현명하고 지혜롭고 성숙한 여인임에 틀림없었지요.

 

그러고 보니 내 생명에 전혀 지장이 없는 게 너무 고맙고 감격스러울 뿐입니다.

 

처음에는 한 뼘 정도의 금과 균열(龜裂)이 생겨 자동차 유리 전문점에 가서 용접 등으로 복원(復元)을 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하루 지나고 나니 금이 양 옆으로 더 확산되고 말았습니다.

임시 땜질로 효과가 없을 것 같아 통째로 교체하기로 하였답니다.

 

뜻밖의 일이 언제 어디서 또 생길지 모르지요.

1차 감정에 너무 얽매어 내 자신에 관한 통제력을 잃지 말고, 차분하게 1·2차 감정 모두 잘 추스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경제적 손실이 감히 생명 소실에 견줄 수가 있겠습니까?

 

이렇게도 감사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요!

 

시편 17:8

나를 눈동자 같이 지키시고
주의 날개 그늘 아래에 감추사

Keep me as the apple of your eye;
hide me in the shadow of your wings.

덧글 (2)

Cephas(게바).김현민 2015-05-30 17:45:31

좋아요 핸들을 144도 범위안에 꺽어셔서 잘 마무리 되었습니다.

원의 360도는 선악으로 이분됨,
360 = 144 + 216

216 = 6 x 6 x 6 , 216은 악마의 수,
144 = 12 x 12 , 144는 구원의 수, 12 사도.

요한계시록 144000명은 구원,
666은 당시 216을 나타내는 암호.

김종철 2015-05-30 20:41:12

심오한 해석에
감탄을 금치 못합니다.

마중물의 브레인(brain)

답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