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항상 내 곁에 계시는

‘영생(永生)지기’ 주님

 

 

 

김종철

 

 

 

 

 

 

 

 

 

이렇게 뼛속 깊숙이까지 추운 날.

쇠(鐵)도 녹이는 용광로(鎔鑛爐)처럼

가슴과 영혼이 뜨거운 사람이

가까이 있길 바라는 마음

누구에게나 간절하리라.

 

모든 사람들이 날 비웃고 욕하고

더 이상 나에게서 얻을 것이 없다고

날 버리고 미련 없이 훌훌 떠나버려도,

묵묵히 내 곁 자리를 지켜주는

단 한 사람이 이 지구촌에 있다면,

살아갈 가치와 목적을 다시 만들어서

당당하게 일어설 수 있으리라.

 

그렇게 유일무이(唯一無二)한 단 한 사람이

내 옆에 듬직하게 눌러 붙을 수 있도록,

다른 사람들이 아닌 내가 먼저

가진·배운 자로서의 의무(義務)를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범주(範疇)에 도달해야 하리라.

나처럼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밥값의 책무(責務)를 다하는

‘세니오르 오블리주(senior oblige)’를

실천해야 하니까.

 

또 처절한 외로움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단 한 사람의 ‘옆지기’가 되어주도록,

내 속을 뜨거운 불로 채워나가야 하리라,

초봄을 위협하는 한파가 기승을 부릴수록.

 

천애고아(天涯孤兒)나 왕따 당한 외톨이에게

가장 큰 힘과 위로가 되는 것은

아무런 이유·보상·요구 없이

누군가가 묵직하게 자기 옆에

그저 가만히 있어 주는 것.

‘곁지기’와 ‘평생지기’의 따스함이

유난히 효력을 발할 수 있는

매섭도록 춥기만 한 요즈음이 아닌가 싶다.

 

세상 마지막 날까지 뿐만 아니라

영원토록 나를 지키시고 항상 나와 함께 해주시는

‘영생(永生)지기’이신 사랑·공의의 주님이

내 곁을 결코 떠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얼마나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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