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믿음의 방주를 짓고 살리

김종철

 

 

구약성서에 나오는 ‘노아의 방주(Noah’s ark)’를 형상화해서 설계한 후에 건축한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 상천리의 제주 방주(方舟, ark) 교회.

꿈에도 그리던 방주 교회(애칭은 Church of Sky, 하늘의 교회)를 2015년 을미년(乙未年) 삼일절에 아내·처형 및 처형 친구 부부랑 같이 가본 감회가 지금도 새롭기만 하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간다(Too many cooks spoil the broth).”라는 속담처럼, 제주 바다에 떠있던 배가 사공들이 서로 잘 낫다고 다투고 자기주장만 하면서 난리를 치는 바람에 한라산 중턱으로 거꾸로 기어 올라간 것이 결코 아니다.

허허 벌판이 많은 이 지역 내에 교회가 없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한 사업가의 재산 기부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건축가인 재일 교포 이타미 준(伊丹潤, 한국명 유동룡·庾東龍·1937∼2011)이 흙·나무·철·물·빛 등의 자연 소재를 사용하여 ‘가슴으로 만든’ 건축물이 바로 제주 방주 교회이다.

한국건축가협회는 방주 교회당을 우리사회 건축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한 우수한 작품으로 평가하여 2010년도 제33회 한국건축가협회 대상 수상작으로 선정하였는데, 이 작품을 있게 한 건축가, 건축주 및 시공회사의 노력의 결과에 성원을 보내고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건축이 끝난 후 2009년 3월 16일에 제주 방주 교회 헌당(獻堂) 및 창립예배가 드려졌다.

 

이타미 준은 1937년 도쿄에서 태어나 건축 등의 예술 활동 때문에 일본 예명(藝名)을 썼지만, 평생 일본에 귀화(歸化)하지 않고 한국 여권(旅券)만 고집한 골수(骨髓) 한국인 애국자이다.

그는 1968년 무사시 공업대학(현 도쿄도시대학) 건축학과를 졸업했다.

‘이타미 준’이라는 예명은 이타미 공항(伊丹空港)의 이름과 친분이 있던 우리나라 대중 음악가 길옥윤(吉屋潤)의 마지막 글자를 따온 것이다.

1968년에 처음으로 귀국한 그는 한국의 전통 건축에 매료되어, 한국의 전통 건물처럼 자연미를 담은 많은 건축물을 국내외에 많이 지었고, 한국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책을 여러 편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74세 되던 2011년에 별세하였는데, 그의 유골은 고국으로 돌아와 절반은 아버지의 고향인 경남 거창에, 나머지는 마음의 고향인 제주에 뿌려졌다.

제주 방주 교회는 기독교 예배뿐만 아니라 종종 개최되는 연주회·음악회를 통해 주민·방문객들에게 휴식과 힐링(healing)을 주는 아주 개방된 사회적 교회이다.

이런 교회에 105주년 되는 3·1절에 예배를 함께 드리러 간 감동이 얼마나 컸겠는가.

추운 날씨 속에 차갑게 불어대는 바람으로 인해 찰랑거리는 교회 주변 물의 물결이 꼭 파도치는 것처럼 여겨져서, 정말 노아 홍수(Noah’s flood; the Deluge) 때 넘치는 물속에서 산 중턱의 배 안에 들어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늘이 뚫어진 듯이 퍼붓는 비와 넘실대는 홍수 속에서 절박한 심정으로 드리는 간절한 예배로 여겨지니, 은혜와 감동이 저절로 흘러 넘쳤다.

그래, 내 삶에 전혀 예기치 않던 일이 홍수처럼 휘몰아칠지라도, 결코 두려워하거나 혼비백산(魂飛魄散)하지 말자.

평소에 믿음으로 노아의 방주를 차근차근 지은 후에, 유사시에 바로 승선(乘船)하여, 머리털 하나까지도 완전·안전하게 보호하시는 하나님만 믿고 용기 있게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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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1)

김종철 2015-03-06 07: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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