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몇 달 전 알츠하이머(치매) 병을 소재로 한 기억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소위 잘 나가던 로펌의 변호사이던 주인공(박태선)에게 어느 날 알츠하이머병이 걸린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박변의 삶은 완전히 딴사람으로 거듭나게 된다.

삶의 끝자락을 직면하고서야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투병 가운데 새롭게 깨달은 삶의 소중한 것들을 위해 온몸으로 싸워 나가는 드라마였다. 

 

아는 분이 드려준 이야기이다.

시어머니가 젊어서는 제법 모질게 하셨었나 보다.

그런데 그 시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왔다.

시어머니는 이젠 더 이상 며느리를 기억 못할 뿐만 아니라 손녀딸까지 기억을 못하신단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매번 볼 때마다 고맙다고 인사를 한단다.

모르는 분이 아이까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나한테 밥도 해 주시고 돌봐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비록 며느리인 것을 기억은 못하지만 감사하는 마음은 놓칠 않았단다.

한편 며느리는 그렇게 고마워 하는 시어머니를 차마 요양원에 보낼 수 없어 기쁘게 모시고 산단다.

 

건강검진을 받았다. 수면내시경으로 위검사를 함께 받았다.

그런데 수면 내시경을 받고 난 후 피도 뽑고, 치아검사도 하고 청력검사도 하였다는데 

기억이 전혀 나질 않는다.

한참을 자고 일어나 보니 나는 집에서 잠을 잤고, 손을 보니 주사 자국이 있고, 

주머니에는 처방전도 있었다.

순간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들었다. 필름이 끊긴다는 게 이런 것이구나 싶었다.

 

살다 보면 내 의지와 상관없이 기억이 나지 않을 날이 올 수도 있을 텐데 

난 무엇을 준비하여야 할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골프연습을 할 때 이런 말이 있다. 근육이 기억하도록 연습을 하라고.

난 어떤 모습을 내 근육들이 기억하도록 준비에 준비를 하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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