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밥과 법(法)

 

 

김종철

 

   

 

남을 돕고 세워주고 배려·칭찬·격려해준다고 밥(cooked or boiled rice, a meal or food.)이 생기나 돈이 생기나? 세상살이가 워낙 팍팍·각박·살벌하다보니, 모든 일·행위·사고·판단의 기준이 밥과 돈이 되어버렸다.

 

하기야 사람이 밥을 지어먹거나 돈으로 밥을 사먹지 못하면 생명을 부지할 수 없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직장에서도 고용주의 눈에 벗어나면 일순간에 책상이나 자리가 없어져서 처자식을 부양할 수 없으니, 밥·돈의 위력은 날이 갈수록 더 크고 강력해지기만 한다.

 

눈에 불을 켜고 샅샅이 뒤져보아도, 지구촌에서 밥그릇 싸움이 일어나지 않는 곳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남의 밥그릇까지 넘보면서 강제로 뺏으려 하는 자와, 자기 밥그릇 움켜쥐고 챙기고 고수하면서 결코 빼앗기지 않으려는 자의 목숨 건 전쟁에서 풍기는 피비린내가 천지를 오염시키고 있다.

 

물고 물리고 뜯고 뜯기고 먹고 먹히는 살기등등한 밥그릇 전장(戰場)에서는, 법 없이도 살 것만 같았던 천사마저도 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 전사나 투사로 변하고 만다.

 

누구나 밥·돈 걱정 없이 살길 바란다.

 

그렇다고 밥·돈만 있으면 정말 행복할까?

 

먹고 싶은 밥을 돈 주고 원하는 대로 사먹을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고 그 사람이 과연 성공한 사람일까?

 

밥만 먹고 사는 ‘밥보’에서 ‘바보’란 말이 생겼다는 설도 있다.

 

찢어지게 가난하여 입에 풀칠도 하기 힘들던 시절에는 등 따습고 배부른 사람이 제일 부러운 영순위 선망의 대상이었다.

 

그런데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어대던 ‘밥보’가 ‘바보’가 되어 버린 시대적 아이러니(irony) 즉 뜻·예상 밖의 결과가 빚은 모순·부조화를 목격한 적은 전혀 없는가?

 

‘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답게 사는 ‘법’ 아닐까?

 

더위 먹은 사람의 말장난이라고 치부하면서 각하(閣下)처럼 거만한 마음으로 각하(却下)시킬 것인지 여부는 각자의 몫이고 자유이다.

 

그런데 그 엄청난 자유에는 막중한 책임이 반드시 따름을 잊지 말자.

 

사람은 밥으로만 살 수 없다고 말하니까, “그럼 반찬도 먹어야지, 어떻게 밥만 먹고 사냐?”라고 어리석고 어처구니없게 동문서답(東問西答)하는 사람도 있다.

 

사람이 밥으로만 살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수 있다는(Man does not live on bread alone, but on every word that comes from the mouth of God. 마태복음 Matthew 4:4) 하나님의 법을 아는 사람은 정말 사람다운 삶을 사는 행복자(blessed & happy one)이리라.

"이스라엘이여, 너는 정말 행복한 자이다. 너처럼 여호와의 구원을 받은 민족이 어디 있느냐? 그는 너의 방패와 칼이 되어 너를 지키고 너에게 승리를 주시는 분이시니 네 원수들이 네 앞에서 굴복할 것이며 네가 그들을 짓밟으리라."(신명기 3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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