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척 알아볼 수 있길

 

 

 

김종철

 

 

 

 

 

 

‘척 보면 안다’라는 말에서 ‘척’이 무슨 뜻인지 아시나요?

한 눈에 얼른·얼핏 보고도 단번·대번에 금방 알 수 있다는 말인데, 사실 여기서 ‘척’이 무엇을 말하는지 깊이 생각조차 해본 적도 없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저처럼.

 

사전에 나와 있는 다음의 뜻풀이를 보고 어느 것에 속하는지 한 번 맞춰 보실래요?

 

척(戚)【명사】 인아(姻婭: 사위 쪽의 사돈 및 남자 편의 동서 간의 통칭) 사이의 자손 사이의 관계《고종·내종·외종 등의 관계》.

척(chuck)【명사】 『공』 공구나 가공물을 끼우게 된 일종의 회전 바이스.

척(尺)【의존명사】 자. ¶ 6∼ 대어(大魚).

척(隻)【의존명사】 배의 수효를 세는 말. ¶ 배 5 ∼.

척1【의존명사】 체3. ¶ 잘난 ∼을 하다/ 내 말을 들은 ∼도 안한다.

척2【부사】 1. 빈틈없이 잘 들러붙는 모양. ¶ 선전 전단을 벽에 ∼ 붙이다. 2. 느슨하게 늘어지거나 휘어진 모양. ¶ ∼ 늘어진 버들가지.

척3【부사】 몸가짐이나 태도가 점잖고 태연한 모양. ¶ 의자에 ∼ 걸터앉다.

척4【부사】 1. 서슴지 않고 선뜻 행동하는 모양. ¶ 돈을 ∼ 내주다. 2. 한눈에 얼른 보는 모양. ¶ 한번 ∼ 보고 그가 사기꾼임을 알았다.

 

맨 아래의 ‘한눈에 얼른 보는 모양’이라는 부사(副詞)가 정답이겠지요?

 

그런데 그런 의미의 부사도 사실은 길이 단위를 나타내는 의존명사(依存名詞)인 ‘척(尺)’에서 유래되었다는 설(說)이 있습니다.

 

길이의 단위를 척(尺), 양(量)의 단위를 승(升), 무게의 단위를 관(貫)으로 하는 도량형법(度量衡法)인 척관법(尺貫法)에서, ‘척(尺)은 순수한 우리말로 ’자‘라고 하지요. 1자의 실제 길이는, 나라마다 시대마다 다르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약 30.3 cm를 가리킵니다.

강태공(姜太公) 즉 낚시꾼들이 환호성(歡呼聲)을 내지르는 ‘월척(越尺)’은 낚은 물고기의 길이가 ‘한 자가 넘는다(越尺)’라는 의미이지요. 육척(六戚) 대어(大魚)는 길이가 1m 81.8cm 정도 되는 큰 물고기를 지칭하고, 팔척장신(八尺長身)의 건장한 사나이는 키가 2m 42.4cm 정도 되는 장대한 키다리 남성을 과장하여 이르는 말이지요.

 

그러기에 ‘척 보면 안다’는 30.3cm 정도 앞에서 보아도 알 수 있다는 말이겠지요?

 

그런데 30.3cm보다 더 가까운 자기 배우자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요?

수시로 변하는 내 아내의 마음 상태를 잘 헤아리고 파악하지 못해, 엉뚱한 말과 행동으로 그녀를 힘들게 하고 상처를 주는 나 자신을 보면, 참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요.

 

더 나아가서, 나와 늘 내 곁에 바짝 붙어 나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시는 나의 주(主) 나의 하나님의 마음 즉 ‘하심’은 내가 얼마나 잘 알아차리고 있느냐 하는 문제에 봉착하면, 할 말이 하나도 없어집니다. 부끄럽고 죄송하기 그지없지요.

 

하나님의 마음을 척 알아볼 수 있도록, 점점 더 성장하길 노력하고 또 기도하렵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속 상황, 한 치 앞도 알 수도 없는 인생’에서 ‘치’는 또 무엇 혹은 어느 정도의 거리를 말하는지 아세요?

여기서 ‘치’는 ‘자’처럼 길이의 단위인 의존명사로, 한 자의 십분의 일 즉 약 3.33cm.을 나타내지요. 촌(寸)으로 쓰기도 하구요.

 

‘자’와 ‘치’를 잘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자기 일은 자기 스스로 처리’하는 자치(自治)의 삶을 살도록 노력하렵니다.

뒤늦게 철이 들어서.

Israel Yoon님의 글

덧글 (0)

답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