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설화(舌禍)’ 대신 ‘설화(雪花·雪華)’를

 

 

김종철

 

 

 

 

 

 

    

 

 

신약성경 야고보서(Jemes) 3장 2절에는 사람의 말(言語)과 말의 실수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다.

“우리는 다 실수가 많은 사람들입니다. 만일 사람이 말에 실수가 없으면 그는 자기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완전한 사람입니다. For we all stumble in many ways. If anyone does not stumble in what he says, he is a perfect man, able to bridle the whole body as well.”

 

지금까지 살아보니,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다. 가히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다.

비난·힐난·야유·질책·책망하고 야단치는 말을 듣기를 끔찍이 싫어하는 자신이면서도, 남들에게는 기껏 한다는 말이 그런 형태의 부정적인 말이 될 때가 많으니까.

아무리 좋은 모임이라 할지라도, 여러 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 모임에 불참하게 될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100% 참석률은 한 치의 자유로 허용하지 않는 철권(鐵券) 통치의 독재정권이나 강제 동원의 공산 체제 안에서나 가능한 일 아닌가?

 

그러기에 현명한 사람들은 미리 모임을 공지해서 참석 여부를 물어서 점검하여 모임을 효율적으로 운용한다. 오지 못하거나 오지 않을 자유도 허용·허락하면서.

 

그렇게 미리 불참을 고지(告知)했음에도 불구하고, 모임이 끝나 다시 만나게 되면 참석자들이 불참자(不參者)에게 으레 하는 말이 ‘왜 안 왔어? 그렇게 안 와도 될 만큼 배짱이 센 거야? 네가 안 오니까 네 부서의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안 오잖아.’

이런 투로 빈정대면서 비난조의 말을 잘 하는 우리들 아닌가?

참석하지 못한 사람은 이래저래 안타깝고 아프고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거기다 대놓고 힐난의 화살을 퍼부어 상처를 까발리고 피를 흘리게 하는 못된 짓을 상습적으로 자주 하는 우리들.

남에게서 받는 욕이나 중상으로 인하여 자기가 입는 재난뿐만 아니라 자기가 한 발언의 내용이 법에 저촉되거나 남을 화나게 하여 받는 재난, 즉 설화(舌禍)가 끊이지 않는 게 우리가 사는 세상 아닌가?

‘그 날 여의치 않은 사정이 있었나봐요. 평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시는 분인데 못 오신 걸 보니까. 빈자리가 유난히 크게 느껴지더라구요. 그만큼 무게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분이심을 새삼 알게 되었다구요. 다음 모임에는 참석을 기대해도 될까요? 오셔서 함께 즐거워할 수 있다면 우리 모두 정말 좋을 거예요.’ 이렇게 말하면 어디 덧나나?

서로의 마음을 할퀴는 ‘설화(舌禍)’ 대신 상대방을 경청·이해·존중하는 말을 하여, 이 무덥고 습한 날씨에도 눈송이나 나뭇가지에 꽃처럼 붙은 눈발 즉 ‘설화(雪花·雪華)’가 생기게 하여 서로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거창한 이야기가 아닌 자질구레한 이야기인 ‘설화(屑話)’만으로도 갈라지고 지친 마음을 얼마든지 다독거리고 북돋울 수 있지 않은가?  

 

   

나 자신부터 혀에 재갈을 물려 ‘불조심과 물조심’에 이어 ‘말조심과 글조심’도 하는 자로 성숙해지고 싶다, 이 결실(結實)의 계절로 들어가는 나들목에서.

 

 

http://m.cafe.daum.net/dPtnrmfltmehdmltkfkd/THC7/776?q=%ED%99%8D%EC%A0%95%EA%B8%B8+%EB%AA%A9%EC%82%AC+%E2%80%9C%EC%86%8D%EC%A7%80

 

덧글 (3)

이은영 2014-08-19 22: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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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웅 2014-08-20 09:03:10

늘 목자로 솔선수범해주시고, 좋은 글 올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못오신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집사님이 계셨다면 더욱 풍성했을 것입니다.
사려깊지 못한 말로 마음에 불편함을 드린 것 넓으신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김종철 2014-08-20 09:33:49

심려를 끼쳐 드려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

사실 저부터도 말이 실수투성이인
경우가 참으로 많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가슴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감정적인 언어로 고슴도치처럼
서로에게 상처를 주곤 한답니다.
주님 앞에 죄송하기 그지없지요.

하지만 앞으로 더 깊이 생각하고
주 안에서 자신을 잘 통제하여,
사실에 근거하여 감정을 폭발하는
표면적(表面的)인 감정(感情)언어 대신,
상대방의 본심을 제대로 읽고 파악하는
이면적(裏面的)인 감정언어를
제대로 잘 다듬어 사용하도록
더 열심히 노력해보렵니다.

이성적인 '사실(事實)언어'로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보다는,
따스하고 포근한 '감정(感情)언어'로
상대방의 마음을 어루만지길 원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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