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교회

이 모습 이대로

김종철

세상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일단 잘생기고 볼 일이다.
얼굴이 잘생기고 몸매가 예쁘고 날씬한 여자와 건장하고 의리·배포가 있어 보이는 미남이 똑 같은 상황 속에서도 더 인정과 가산점(加算點)을 받는 게 우리 사회의 현실·실상이다.

설령 죄를 저질러 검거된 범인이라도 ‘얼짱·몸짱·각(脚)짱·둔(臀)짱’의 의리파(義理派) 미남 미녀는 보통 사람이나 못생긴 사람보다 훨씬 더 대접을 잘 받는 게 이미 기정사실화 되어 버렸다.
법정 구형·판결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로.

벌써 ‘미녀 쌈짱 000 팬클럽’이라는 팬 카페(fan cafe)가 생겼을 정도이다.

희대의 연쇄 살인마와 같이 무법의 난폭·포학·잔인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오히려 더 호감·매력·성욕을 느끼는 ‘하이브리스토필리아(Hybristophilia)’ 혹은 ‘보니와 클라이드 증후군(Bonnie and Clyde syndrome)’이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이미 효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참고로 ‘Hybristophilia’라는 어려운 단어는 ‘잔인무도한 범죄를 저지르다’라는 뜻을 지닌 그리스어 ‘Hybridzein’에서 유래했다(from the Greek root Hybridzein: to commit an outrageous offense).

또 ‘보니와 클라이드(Bonnie and Clyde)’는 1930년대 전반에 금주법(禁酒法, the prohibition law) 시행과 대공황(大恐慌, Great Depression) 속의 미국 중서부에서 은행 강도와 살인을 반복한 ‘보니 파커(Bonnie Parker)’와 ‘클라이드 배로(Clyde Barrow)’의 살인·강도 커플이다.
결국은 미국 루이지애나 주(the State of Louisiana)에서 경찰​에 사살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흉악한 범죄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당시의 매스컴을 위시하여 그들을 영웅으로 보는 사람도 많았다. 나중에 보니와 클라이드의 범죄는 여러 차례 영화화될 정도이었으니까.

아무튼 그런 비정상적인 인기 탓인지, 남녀노소 구별 없는 성형(成形) 열풍이 한반도에서 20년만의 마른장마 후에 가마솥더위를 일으키는 한여름의 작렬하는 태양보다 지구촌을 더 뜨겁게 달구고 있는가 보다.

‘억울하면 출세하라’가 이제는 ‘억울하면 태어날 때부터 잘생겨라. 억울하면 성형하거나 몸매 가꾸라’로 변한 것도 모른 채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나는 ‘잘생긴 것’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어‘별 볼일 없는’ 사람으로 쥐 죽은 듯 조용하게 살아가고 있다.

‘별 볼일 없는 자’로 자주 왕따를 당하지만 ‘(초롱초롱한 새벽)별은 볼 줄 아는 사람’이기에 이런 것으로나마 근근이 자위하면서 ‘생긴 그대로’ 평범·떳떳하게 살아가련다.

‘잘생기든’ ‘못생기든’ 간에 하나님의 은혜로 ‘생긴’ 것 자체가 감사할 뿐.
이 모습 이대로 그저 기뻐하고 기도하고 감사하면서 당당하게 살아가리라.

생긴 그대로를 흐뭇해하는 것은 가치 있게 만들어주신 분에 대한 당연한 예의요 또 뜨거운 감사이리라.
잘생기고 잘나서 우리를 택한 것이 아니고 못생기고 못나도 택하셔서 잘되게 하시는 분이시니까.

하나님의 눈으로 보면 너 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귀한 존재들이니까, 내 삶의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형상'이 조금이라도 보이도록 열심히 노력해보리라.

남에게 자꾸 기대려하지 말고 다른 사람이 기대고 싶은 ‘든든하고 포근한 어깨와 가슴’을 만들어 가고 싶어라.

‘못생겨서 죄송합니다.’를 ‘못생겨도 좋다, 반듯·튼튼·강건(强健·剛健)하게만 자라다오!’로 바꾸자.

덧글 (2)

이은영 2014-08-19 23: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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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2014-08-20 09:01:39

생긴 것 자체와
살게 하시는 것 자체에 대한
뜨거운 감사가
우리 삶을 지배하길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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